이재명 "체포안 관련 왈가왈부 말라"
개딸들 '가결파 5인' 징계 요구 지속
비명계 '팬덤과 결별' 요구와 '엇박자'
장기 단식 농성 중 응급실에 실려갔다 35일 만에 당무에 복귀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자신의 체포동의안 가결로 불거진 당내 분열에 재차 '단합'을 주문했다.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승리하며 내놓은 '통합' 메시지의 연장선이다.
다만 이 대표는 비명(비이재명)계 의원들을 향해 욕설과 비방을 가하는 개딸(개혁의 딸)들에게 주의나 자제를 당부하는 메시지를 내지 않았다. 비명계가 '팬덤과의 이별'을 촉구해온 만큼, 추후 이 대표의 결단에 따라 통합 성공 여부가 판가름 날 전망이다.
이재명 대표는 23일 오전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해 "체포동의안 처리 일로 더 이상 왈가왈부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통합을 주문한 뒤 "국민의 삶이 절박한데 그런 문제로 우리의 역량을 소진하고 시간을 보낼 만큼 현실이 녹록치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대표가 내놓은 당의 단합·단결 주문 이후에도 민주당 당원게시판에는 "가결 5적의 정리없이 단합은 개뿔"이라거나 "수박을 처단하지 못하면 민주당은 존재 이유가 없다"는 등 개딸들이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글이 올라왔다.
그동안 비명계는 개딸들의 팬덤정치가 민주당의 위기를 불러왔다고 지적해왔다. 비명계 의원 개인 휴대전화기에는 개딸들이 보낸 욕설과 조롱조의 문자 메시지가 늘상 찍혀있다고 한다.
비명계 이원욱 의원이 지난 추석에 개딸로부터 받은 문자 메시지는 '해당 행위 하는 쓰레기' '인간쓰레기' 등의 원색적 비난 표현이 난무했다. 또 이상민 의원이 받은 문자 메시지엔 앞글자만 세로로 읽으면 '이 XXX야'라는 욕이 된다.
비명계 조응천 의원은 MBC라디오에서 "개딸만 추종하는 팬덤 정당을 이제 끊어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원욱 의원도 SBS라디오에서 "민주당은 개딸의 정당이 아니고 국민의 정당이라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올바른 당 대표로서의 모습"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 대표가 개딸을 향해 수 차례 내부 공격 자제를 당부하기도 했지만 사실상 효과는 없었다. 이에 이 대표가 모처럼 통합에 방점을 찍은 만큼, 당무 복귀 후 개딸들을 향한 자제 메시지를 낼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다. 하지만 개딸을 향한 이 대표의 메시지는 없었다.
익명을 요구한 민주당 의원실 관계자는 "이 대표로부터 두 가지 메시지가 나왔어야 한다"며 "하나는 단합, 다른 하나는 강성 지지자들에게 '당원 여러분도 힘을 모아달라'는 당부를 했어야 하는데, 아쉽게 반쪽짜리 통합 메시지에 그친 것 같다"고 주장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이 대표가 당무 복귀 시작부터 '단합 메시지' 이외 강성 지지자들을 언급하는 것은 정무적 판단에 맞지 않았을 것"이라며 "향후 강성 지지자들의 목소리가 당 운영과 화합에 방해가 될 정도라면 이 대표가 '당의 결정을 존중해 달라'는 당부의 메시지 정도만 내도 사실상 충분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