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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의 시간을 지나, 다시 ‘톡식’으로 [D:인디그라운드(168)]


입력 2023.11.11 10:05 수정 2023.11.11 10:05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시간과 타이밍은 서로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다. 성공과 실패, 효율성과 비효율성, 원활한 소통과 혼란 등을 가르는 매우 중요한 요소다. 가수로서의 활동에 있어서도 시간과 타이밍이 잘 맞아떨어져야 성취와 성공을 이끌어낼 수 있다.


지난 2011년 KBS2 ‘탑밴드’에서 우승한 밴드 톡식(TOXIXC, 김정우·김슬옹)에게 시간과 타이밍은 매우 가혹했다. 경연프로그램 우승 이후 그들에게 엄청난 관심이 쏟아졌지만, 군 입대로 인한 계약 기간 격차가 발생하면서 이들의 활동은 그리 길게 이어지지 못했다. 시간과 타이밍이 맞지 않아 생긴 공백이 무려 10년이다. 다행히 이들은 각자의 시간들을 잘 지나왔고, 다시 톡식으로 대중 앞에 선다.


-그간 어떻게 지냈나요?


슬옹) 계속해서 솔로 활동도 해왔고, 최근에는 한 아이돌 그룹의 투어에 드러머로 참여하여 일본에서 시간을 많이 보냈습니다.

정우) 밴드 유니라는 팀의 프로듀서로 일하고 있었고, 톡식 활동에 대한 여러 가지 것(공연, 음원)들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새 앨범 '망각의 숲'이 11일 발매되죠. 톡식으로 앨범을 내는 건 약 10년 만이에요.


정우) 병역 문제로 이전 소속사와 맺었던 계약 기간이 서로 달라졌습니다. 제가 병역을 이행하고 왔을 때 이미 슬옹이의 계약은 끝나 있었고, 제가 계약 기간이 끝날 즈음 슬옹가 복무를 하게 됐고요. 시간적으로 타이밍이 계속 어긋났던 것 같습니다.


-사실 톡식에게 있어서 ‘탑밴드’ 출연 이후의 시간은 매우 중요한 시기였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그것도 굉장히 긴 기간 공백이 생겼다는 것이 매우 안타까웠을 것 같아요.


저희 뿐만 아니라 다른 오디션에 참가했던 다른 가수들도 느낄 수 있는 부분일 것 같은데요, 한 프로그램에 쏟는 에너지가 엄청나다 보니 이후에 대한 계획, 방향을 결정하는 게 쉽지 않더라고요. 그러다 버니 각자가 지치기도 했고, 과부화가 온 것 같아요.


-10년이면, 다시 톡식으론 뭉치지 못할 수도 있겠다라는 불안, 걱정 등이 생기기도 했을 텐데요.


시간이 많이 지나다 보니 우리가 가지고 있었던 패기와 에너지가 점점 약해지는 느낌을 받았어요. 그래서 지금이라도 하지 않으면 안될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20대 때의 우리의 모습을 다시 찾을 수 있을까?’라는 고민이 있고, 그 부분을 채우기 위해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그 사이 유의미한 결과도 있었죠? 슬옹 씨가 ‘슈퍼밴드2’에 출연했고 무려 준우승까지 차지했어요. 정우 씨는 당시 슬옹 씨를 어떤 마음으로 지켜보고 계셨는지 궁금해요.


정우) 처음에는 어디까지 올라갈지 궁금했고, 나중에는 좀 더 위로 올라가길 바랐어요! 그런데 준우승까지 했더라고요(웃음). 팬의 입장으로 재미있게 지켜봤습니다.


-오랜만에 신곡 ‘망각의 숲’에 대해서도 설명해주세요.


‘망각의 숲’은 이별 후 사랑했던 사람을 잊기까지의 과정을 ‘망각의 숲’이라는 공간에 비유한 곡입니다. ‘톡식클럽’이라는 프로젝트의 첫 시작이죠. 톡식에 대한 부분보다는 각자가 가지고 있는 음악적 성향에 대한 해소를 하고 싶었어요. 톡식을 하면서 가장 어렵게 느껴졌던 부분이 편성적 한계였어요. 그 부분을 콜라보를 통해 해소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고요. 그래서 이 노래는 톡식의 신곡이라기보다 콜라보 아티스트에게 저희가 만든 옷을 입혀주는 프로젝트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어떤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작업하셨는지요?


모든 포커스를 이번 신곡의 보컬인 하진 씨의 보이스 컬러, 음역대 등을 고려해서 작업했습니다. 그 안에서 저희의 색을 어떻게 입힐지에 대한 고민도 많이 했고요. 어떤 이야기를 전달하기 보다는, 사람의 손으로 연주하는 소리들을 담고 싶었습니다.


-작업 과정에서 힘들었던, 어려웠던 부분은?


프로젝트성 앨범인 만큼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상황을 꼭 만들어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다행히 좋은 결과물을 얻게 되어 기분이 좋습니다.


-오랜만에 톡식의 이름으로 하는 작업은 어땠는지 듣고 싶어요. 아무리 개인 활동 당시 세션으로 호흡을 맞췄다고 해도, 공동작업인 만큼 분명 다른 지점이 있었을 거라고 봅니다.

각자가 경험도 쌓이고 음악 활동도 오랜 시간 한 만큼 의사소통에 있어서 서로 열려있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그래서 작업을 하면서 특별히 어렵거나 힘든 점은 없었습니다.


-어떤 기준으로 협업할 가수를 찾나요?


정우) 하진 님 같은 경우에는 굉장히 독특하고 깊이 있는 노래를 하시는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저희와 유니크함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고 느꼈죠. 하진 님의 노래를 너무 좋아하기도 했고요.


슬옹) 제가 음악 감독으로 참여했던 공연에 기스트로 와주셔서 인연이 됐습니다.


-하진 씨와 함께 작업하면서 기억에 남는 일화도 있을까요?


생각했던 것보다 순수한 분이라는 것에 대해서 깜짝 놀랐습니다. 일화라기보다는 저희가 말씀드릴 게 없을 정도로 노래를 잘 해주셔서 감상만 하다가 녹음을 끝냈던 기억이 있어요(웃음).


-이번 결과물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고 하셨는데.


120% 만족합니다! 저희 둘이 했다면 이런 노래는 나오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해요. 하진 님이 아니었다면 빛을 볼 수 없을 곡이지만, 이렇게 세상에 내보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저희에겐 너무 만족스럽고 감사할 뿐입니다.


-프로젝트 앨범의 두 번째 가수, 혹은 다음 앨범에 대한 귀띔을 해주자면요?


다음 앨범은 톡식의 앨범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12월 22일에 단독공연이 예정되어 있어 열심히 활동하면서 프로젝트 앨범 ‘톡식클럽’도 부지런히 병행할 예정입니다. 두 번째 ‘톡식클럽’도 이미 섭외는 되어있습니다(만 기대감을 위해 잠시 비밀로 하겠습니다). 하하.


-사실 오랜만의 앨범인데, 톡식이 아닌 타 아티스트와의 콜라보 앨범이라 약간은 의아하기도 했습니다.


무엇이 순서일까 저희도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하지만 좋은 음악을 많이 들려드리는 것이 저희의 목표이기에 계산적인 계획보다는 단순하게 들려드리는 것이 좋은 판단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톡식이라는 팀에서 앞으로 채워 나가야할, 부족한 점이 있다면?


나이와 체력이 아닐까 싶습니다(웃음).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매일매일 함께 작업과 연습을 진행하고 있고, 지금에 없는 그때의 에너지를 찾고자 예전 영상들을 보며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음악적으로 어떤 고민들을 하고 있는지도 궁금해요.


슬옹) 각자의 개성이 확고하다는 것이 고민이었지만, 작업과 연습을 하다 보면 융화가 잘 되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 안에서 고민이 해소되는 것 같습니다.

정우) 최근에는 프로듀서로서만 활동을 했기에 음악을 만드는 것에 집중했던 사람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음악을 보여주는 역할을 해야 하는 것들이 가장 큰 고민입니다.


-앞으로 톡식의 활동 방향성은 어떻게 될까요.


많은 라이브와 앨범으로 찾아뵐 예정입니다. 그 간격들이 길지 않도록 노력할 거고요, 다가올 12월 22일 콘서트에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웃음).


-마지막으로, 톡식의 최종 목표도 들려주세요.


밴드에게 가장 중요한 요소는 에너지라고 생각합니다. 훌륭한 곡과 훌륭한 편곡이라 해도 에너지가 없으면 좋은 밴드로 보여지기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더 많은 분이 저희를 보며 힘을 낼 수 있도록 그 ‘에너지’를 뿜을 수 있는 밴드가 되겠습니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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