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13일 위증교사 사건 '대장동·백현동 사건' 등과 별도 심리 결정
이재명 위증교사 사건, 사실관계 단순하고 증거 뚜렷…관련자도 많지 않아
내년 총선 이전 심리 신속하게 진행 전망…이재명, 주3회 법정 출석해야
이재명에 불리한 1심 결과 나오면…사법 리스크 부각돼 민주당 동요 불가피
서울중앙지법 형사33부가 13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위증교사 사건'을 '대장동·위례 비리', '성남FC 불법 후원금', '백현동 특혜 개발' 등 다른 사건들과 따로 심리·선고하기로 하면서 이르면 내년 4월 총선 전에 1심 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14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이 대표는 2018년 12월 경기지사 선거 방송 토론회에서 검사 사칭, 대장동 개발 업적 과장, 친형 강제 입원 등과 관련해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선거법 위반) 등으로 기소됐다. 위증 교사 사건은 그중 검사 사칭과 관련해 재판 증인 김진성씨에게 거짓 증언을 하도록 했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2002년 '분당 백궁 파크뷰 특혜 의혹'을 KBS PD와 취재하면서 김병량 당시 성남시장에게 전화를 걸어 검사를 사칭했다가 벌금 150만원을 확정받았다. 그러나 이 대표는 2018년 토론회에서 "검사를 사칭하지 않았고 누명을 썼다"고 했다가 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고 그 사건 재판 증인인 김씨에게 위증을 교사한 혐의가 드러나 지난 10월 김씨와 함께 기소됐다.
검찰은 지난 9월 말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이 대표가 증인 김씨에게 수차례 전화를 걸어 위증을 요구하는 내용이 담긴 녹취록을 증거로 냈다.
녹취록에는 이 대표가 김씨에게 "시(김병량 측), KBS 측하고 얘기해서 내가 주범인 걸로 해주면 고소를 취소해 주기로 합의가 있었던 걸로 기억한다. 그때 KBS 측하고 성남시 측하고 그런 식의 협의가 많았다고 이야기해 주면 도움이 될 것 같다"고 하는 대목이 나온다. 김병량 전 시장 측이 이 대표를 허위로 고소했다는 취지의 위증을 해달라는 내용이었다.
김씨가 "내용을 잘 모르겠다"고 하는데도 이 대표가 "그런 얘기를 들었다고 해주면 되지 뭐"라고 하는 대화도 녹취록에 나온다. 이 대표는 변론 요지서를 직접 텔레그램으로 증인에게 전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이 대표 구속영장을 기각한 판사도 "위증 교사 혐의는 소명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위증 교사를 별도 재판하면 내년 총선 이전에 심리와 선고가 신속하게 진행될 수 있다는 게 법조계 중론이다. 한 법조인은 "김씨는 혐의를 자백했고 물증(녹취록)이 있는 데다 관련 증인도 많지 않다"면서 "이 대표 측에서 재판을 지연시킬 수단이 별로 없어 보인다"고 했다.
법원은 위증 사건을 무겁게 처벌하는 추세다. 형법상 위증 교사는 유죄가 인정되면 5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으로 처벌하게 돼 있다. '2023 사법 연감'에 따르면 작년에 위증, 위증 교사와 증거인멸 혐의로 기소돼 1심을 마친 441건 중 215건(48.8%)에서 징역형에 대한 집행유예 이상의 형이 선고됐다.
내년 총선 전에 이 대표에게 불리한 1심 결과가 나온다면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민주당 내부의 동요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 법조인은 "속단하긴 어렵지만 1심에서 금고 이상의 형이 선고된다면 총선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그와 같은 1심 판결이 대선 전에 확정될 경우 이 대표는 피선거권을 잃게 된다"고 했다.
앞으로 이재명 대표는 매주 3번꼴로 서울중앙지법 법정에 나와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형사33부에서는 대장동·위례·성남FC·백현동 사건과 함께 위증 교사 사건으로, 형사34부에서는 지난 대선 때 허위 사실을 유포한 선거법 위반 사건으로 재판을 받아야 한다.
대장동 등의 사건은 지난달 초 이후 정식 공판에 들어가기 시작했고 선거법 위반 사건은 절반 정도 심리가 진행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