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故 이시우 군 학대 방임 친부, 반성문만 32건 제출…친모 "본인 살고자 쓰는 반성문"

1심 선고 난 다음 달부터 반성문 매주 작성…주말에도 반성문 수차례 제출

시우 군 친모 "무슨 벌이라도 달게 받아들이겠다고 해야 하는 게 맞지 않나"

친모 측 원의림 변호사 "항소심 재판부에 엄벌 탄원서 제출해주는 시민들도 있어"

다음 항소심 공판 12월 20일…시우 군 모친, 서울고등법원 앞에서 1인 시위 중

ⓒSBS 그것이 알고싶다

지난 2월 의붓어머니의 학대로 숨진 이시우(11)군의 친부가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은 가운데, 1심 판결이 난 직후부터 항소심 재판부에 총 32건의 반성문을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친모는 "반성문 제출 행위는 괘씸하고 말이 안 되는 일이다. 자신이 살기 위해서 쓰는 반성문일 뿐"이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16일 데일리안 취재를 종합하면, 아동학대처벌법 위반(아동학대살해), 아동복지법 위반(상습아동학대 및 상습아동유기∙방임)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시우 군의 친부 A(40) 씨는 서울고등법원에 총 32건의 반성문을 제출했다.

지난 8월 25일 1심 재판부는 A 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계모 B(43) 씨는 징역 17년을 선고 받았다. A 씨는 1심 선고가 난 다음 달 22일 1차 반성문을 제출한 것을 기점으로 매주 반성문을 작성했고, 주말에 제출하기도 했다.

이시우 군 친모는 데일리안 취재진에 "시우가 계모와 친부의 잔인한 괴롭힘에 의해 세상을 떠났다. 마지막 세상을 떠날 때는 위 속의 내용물이 30mL밖에 되지 않았다"며 "시우를 이 지경까지 만들어 놓고서 이제 와 반성문을 쓴다는 것 자체가 진정한 사죄의 의미가 담겼다고 보지 않는다. 무슨 벌이라도 달게 받아들이겠다고 해야 하는 게 맞지 않느냐"며 울분을 토했다.

그러면서 "저 뿐만 아니라 시우 사건에 관심을 주시던 시민 분들도 1심 판결을 접하고 많은 상실감에 빠져있다. 항소심 재판이 잡히기 전까지 괴로운 심정으로 하루하루를 보냈다"며 "항소심 사건에도 많은 시민 분들께서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부모따돌림방지협회 원의림 변호사는 "항소심 재판부에 엄벌 탄원서를 제출해주시는 시민 분들도 계시다. 또 시우군 친모가 자식을 잃은 슬픔에도 불구하고 법원 앞에서 수요일, 금요일마다 1인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며 "현재 항소심 1차 공판 기일이 진행됐고, 시우군 친모를 증인으로 신청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B 씨는 아이를 유산한 뒤 이시우 군을 분노 표출 대상으로 삼아 연필로 허벅지를 찌르거나 온몸을 때리는 등 심하게 학대했다. 이시우 군은 거듭된 학대로 1년 만에 8kg 넘게 빠졌고 사망 당시 체중은 29kg에 불과했다. 사망 이틀 전엔 10시간 넘게 아이 눈을 가린 채 의자에 묶어 놓은 사실이 드러나 국민적 공분을 샀다.

공소장에 따르면 A씨 역시 이시우 군이 가정 불화의 원인이라고 생각하게 되어 미움과 원망을 키워가게 됐다. A 씨는 B 씨와 공모해 매일 아침 7시 40분 경부터 8시 경까지 이시우 군에게 필사를 완료하도록 했고, 이시우 군이 이를 완료하지 못하면 방에서 못 나오게 하거나 벌을 주고 때렸다.

뿐만 아니라 A 씨는 이시우 군이 B 씨의 말을 듣지 않을 때면 "너는 한 번만 더 이렇게 행동하면 종아리 피 터지도록 할 거야. 안방에 있는 두꺼운 걸로 두드려 팰 거야"라며 정서적 학대를 일삼았다.

A 씨는 특히, B 씨가 이시우 군을 향해 "병X이야?" "너는 사이코패스 기질이 있다"라며 막말을 하고, 이시우 군을 의자에 결박시킨 뒤 홈캠을 통해 살펴볼 때도 B 씨를 제지하거나 이시우 군의 상태를 살펴보지 않는 등 자녀에 대한 기본적 보호, 양육, 교육을 소홀히 하는 방임 행위를 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서울고등법원에서 진행되는 故 이시우군 사건의 다음 항소심 공판은 오는 12월 20일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