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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수학 1등급 97%가 이과생…'문과침공' 더 심해질 듯


입력 2023.12.11 03:03 수정 2023.12.11 03:03        박상우 기자 (sangwoo@dailian.co.kr)

통합수능 1년차인 2022학년엔 수능 1등급 학생 중 이과생 86%…올해는 사실상 1등급 점령

수학 2등급·3등급서도 미적분·기하 응시자 70% ↑…4등급 내려가야 확통 응시자 절반 넘어

확률통계·미적분 표준점수 최고점차 11점 벌어져…학원가 "상위권 미적분 응시생이 차지해"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성적 배부일인 8일 오전 충북 청주시 서원구 산남고등학교 3학년 교실에서 학생들이 수능 성적표를 확인하고 있다.ⓒ뉴시스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수학 1등급을 받은 최상위권 수험생 중 97%는 선택과목으로'미적분'과 '기하'에 응시한 이른바 '이과' 학생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종로학원이 2024학년도 수능 응시생 3198명의 성적을 분석한 결과 수학 1등급 수험생 중 미적분과 기하를 선택한 수험생이 96.5%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확률과 통계 응시자는 3.5%에 불과했다.


통합수능 1년 차였던 2022학년엔 수학 1등급 학생 중 미적분·기하 응시자 비율이 86.0%, 지난해에는 81.4%였는데 올해는 사실상 1등급을 이들이 점령했다는 게 학원가의 분석이다. 수학 2등급과 3등급에서도 미적분·기하 응시자가 70% 넘게 차지하고, 4등급까지 내려가야 비로소 확률과 통계 응시자 비율이 절반을 넘어서는(52.9%) 것으로 종로학원은 분석했다.


이러한 현상이 나타난 건 확률과 통계의 경우 문제가 비교적 평이하게 출제됐지만, 미적분은 까다롭게 출제돼 표준점수 최고점 차이가 11점가량 벌어졌기 때문이다. 표준점수는 응시자 개인의 원점수가 응시집단의 평균과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 나타내주는 점수다. 시험이 어려워 평균이 낮아지면 만점자의 표준점수(표준점수 최고점)가 올라가기 때문에 어떤 과목을 선택했는지에 따라 수험생이 받을 수 있는 표준점수가 달라진다.


교육과정평가원은 선택과목별 표준점수를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학원가에서는 올해 선택과목별 표준점수 최고점이 미적분은 148점이지만 확률과 통계는 137점에 머물러 상위권을 미적분 응시생들이 차지한 것으로 분석했다.


올해 수능 수학영역의 경우 원점수 기준으로 확률과 통계 100점이더라도 미적분의 88점과 비슷한 수준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교육계에서는 이러한 현상이 통합수능 도입 당시부터 제기됐던 문제인데 특히 올해 학생 간 성적 편차가 큰 수학에서 더 두드러지게 나타났다고 봤다.


문제는 입시에서 수학의 영향력이 점차 커짐에 따라, 자연계열에 응시하려던 수험생들이 높은 수학 표준점수를 바탕으로 인문사회계열에 진학하는 ‘문과침공’이 해소되지 않는 점이다. 대학가에서는 ‘문과침공’을 했다가 전공이 적성에 맞지 않아 자퇴하는 학생이 늘어나는 것 또한 새로운 입시제도의 부작용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새로운 입시제도를 구상하는 교육당국은 물론 대학들도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박상우 기자 (sangwo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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