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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와 샌프란시스코 궁합…스플래시 히트 어렵다?


입력 2023.12.14 15:11 수정 2023.12.14 15:33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우측 담장에서 불어오는 해풍으로 좌타자에게 불리

다만 우중간 쪽 독특한 구조로 2~3루타 양산 쉬워

오라클 파크에서 우측 담장으로 홈런을 날리면 바다에 그대로 공이 떨어진다. ⓒ AP=뉴시스

이정후의 행선지가 정해졌다. 메이저리그 대표적인 명문 구단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다.


메이저리그 홈페이지(MLB닷컴)는 12일(한국시각), “이정후가 샌프란시스코와 6년간 1억 1300만 달러(약 1460억원)에 계약했다. 또한 4년 뒤 옵트아웃(구단과 선수 합의로 계약 파기) 조항도 포함됐다”라고 전했다.


이는 KBO리그에서 메이저리그로 진출한 선수 중 가장 큰 규모의 계약이다. 앞서 지난 2012년 류현진이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LA 다저스로 이적할 당시 6년 3600만 달러에 계약했고, 가장 최근 진출한 김하성의 4년 2800만 달러 보다 훨씬 많은 액수다.


이제 이정후는 샌프란시스코의 유니폼을 입고, 메이저리그에서 아름답기로 소문난 오라클 파크에 입성한다.


이정후가 시즌의 절반을 함께 하게 될 오라클 파크는 독특한 형태를 지닌 곳으로 유명하다.


4만 2000명을 수용할 수 있으며 오른쪽 담장 밖으로 바다와 바로 붙어있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또한 외야가 상당한 비대칭 모양을 띠고 있는데 홈에서부터 우측 담장까지의 거리는 100m가 안 될 정도로 매우 짧다.


이로 인해 좌타자에게 매우 유리할 것이란 인상을 주고 있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일단 구장 자체가 투수 친화적인 데다가 오른쪽 담장의 높이가 상당하고, 여기에 담장 밖에서 불어오는 바닷바람으로 인해 좌타자가 홈런을 만들어내기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만약 오른쪽 담장을 넘겨 타구가 바다에 그대로 풍덩 빠진다면 ‘스플래시 히트’라고 크게 부각시켜준다. 물론 이 또한 쉬운 일이 아니기에 지난 24년간 163차례 밖에 나오지 않았다.


오라클 파크. ⓒ AP=뉴시스

실제로 2000년 개장 이후 샌프란시스코의 좌타자들은 약속이라도 하듯 고전을 면치 못했고 이와 같은 악명으로 인해 좌타 거포들이 이적을 꺼리는 팀이 되기도 했다.


오라클 파크 개장 이후 24년간 한 시즌 25개 이상의 홈런은 고작 10차례에 그치며 은퇴한 배리 본즈가 7회를 담당하고 있다. 현역 시절 약물 의혹에 휩싸였던 본즈는 인간계를 뛰어넘는 모습을 보여 오라클 파크가 좌타자에게 유리한 경기장이라는 인상을 심어준 장본인.


본즈를 제외하고 한 시즌 25홈런 이상을 기록한 선수는 2021년 브랜든 벨트(29홈런)와 2010년 어브리 허프(26홈런), 그리고 2021년 마이크 야스트렘스키(25홈런) 등 고작 3명 뿐이다.


그렇다고 이정후가 낙담할 필요는 없다. 거포가 아닌 교타자 유형의 이정후는 홈런보다 2루타 등의 중장거리 장타를 뽑아내는데 유리하다. 다행히도 오라클 파크의 깊은 우중간 쪽은 무려 126m나 돼 이 곳에 타구가 떨어질 경우 2루타는 물론 3루타까지도 생산이 가능해진다.


2000년 이후 한 시즌 25홈런 이상 기록한 샌프란시스코 타자들. ⓒ 데일리안 스포츠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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