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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가, 오지마’ KBO 9개팀의 이정후 해방일지


입력 2023.12.20 07:55 수정 2023.12.20 07:55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9개팀 상대로 특정팀 약점 없이 모두에 강한 모습

삼성 최채흥 상대로 타율 0.667-OPS 1.779 극강

이정후는 KBO리그 7년간 9개팀 모두에 공평했다. ⓒ 뉴시스

KBO리그 최고 타자 가운데 하나인 이정후(25)가 메이저리그로 떠났다.


올 시즌까지 KBO리그 7시즌을 소화한 이정후는 포스팅 자격을 얻었고 협상 끝에 샌프란시스코에 안착하기로 결정했다. 계약 총액은 6년간 1억 1300만 달러로 당초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대형 계약이다.


이정후의 이적 소식은 키움을 제외한 나머지 9개팀 입장에서 반가울 수밖에 없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7년간 리그에서 가장 까다로운 타자가 다름 아닌 이정후였기 때문이다.


데뷔 1년 차였던 2017년 타율 0.324 2홈런 47타점을 기록하며 신인왕을 수상했던 이정후는 장타력이 부족했으나 정교한 타격감과 뛰어난 선구안으로 모든 팀들의 배터리를 힘들게 만들었다.


이후 MVP를 수상한 지난해에는 23홈런으로 장타력까지 갖췄고 약점이 없는 완성형 타자로 발전한 뒤 미국으로 떠났다.


이정후는 상대를 가리지 않고 모든 팀들을 똑같이 대하는 어려운 타자였다. KBO 통산 타율 0.340 및 OPS 0.898을 기록했는데 9개팀들과의 상대 전적 역시 개인 기록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이정후의 9개팀 상대 통산 기록. ⓒ 데일리안 스포츠

이 가운데서도 이정후의 이적이 가장 반가운 팀은 역시나 삼성이다. 이정후는 삼성전에서 통산 0.379 8홈런 66타점을 기록했고 출루율 0.451, OPS는 10할(1.005)을 넘길 정도로 천적 관계에 놓여있었다.


그나마 이정후를 최소한의 피해로 막은 팀은 NC다. 이정후는 NC전 타율 0.323-출루율 0.380-OPS 0.847로 9개팀 중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 물론 상대적으로 잘 막았다는 뜻일 뿐, NC 역시 이정후를 만나면 곤욕을 치르기 일쑤였다. 좌투수와 좌타자의 상관관계가 성립되지 않은 대표적인 케이스였다.


이정후 앞에서 기를 펴지 못한 투수 역시 삼성에 있으며 바로 최채흥이다. 이정후는 최채흥을 상대로 타율 0.667(21타수 14안타), 2루타 5개, 홈런과 3루타를 각각 1개씩 때려냈다. 장타율만 1.143에 이르고 OPS는 1.779로 무지막지한 수치를 기록했다.


반면, 이정후를 효과적으로 공략했던 투수는 ‘느림의 미학’ SSG 박종훈이다. 이정후는 박종훈과 35차례 마주해 타율 0.242(33타수 8안타)에 그쳤다. 그런 박종훈은 먼저 메이저리그로 떠난 김하성을 상대로 피안타율 0.472(36타수 17안타)로 매우 약해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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