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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희소인재' 외교통 이지수…"마포의 '바람' 되겠다" [4류 정치 청산 - 연속 인터뷰]


입력 2023.12.24 06:00 수정 2023.12.24 06:00        김찬주 기자 (chan7200@dailian.co.kr)

이지수 전 청와대 해외언론비서관 인터뷰

경제·경영·법학에 외신 네트워크 총망라

'이재명 단식' NYT 보도하게 한 '숨은 공신'

정계서 '외교통' 꼽혀…총선 '마포갑' 출마

내년 2024년 국회의원 총선거(총선) 출마를 위해 서울 마포갑에 예비후보로 등록한 이지수 전 청와대 비서관이 지난 18일 오후 서울 마포구의 사무실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기업은 2류, 행정은 3류, 정치는 4류"라고 말해 큰 파장을 일으켰던 1995년 '베이징 발언'으로부터 30년에 가까운 세월이 흘렀다. 과연 그 사이에 우리 정치는 4류에서 조금이라도 랭크가 올랐을까. '헌정사상 최악'이라는 평가를 받는 21대 국회의 모습을 보며, 일말의 기대마저 내려놓는다는 국민이 적지 않다.


과연 우리 정치, 우리 국회, 우리 정당은 무엇이 문제이며, 어떻게 해야 '4류 정치'를 청산하고 선진 정치로 나아갈 수 있을까. 데일리안은 '4류 정치 청산'을 주제로 하는 연속 인터뷰를 통해 그 길을 찾아보고자 한다. 서른 다섯 번째 순서로 이지수 전 청와대 해외 언론비서관을 만났다.


1964년 서울 출생 이 전 비서관은 한국은행 도쿄지점으로 간 부친을 따라 다섯 살때부터 일본에 거주한 뒤, 미국과 브라질에서 초등학교를 다녔다. 이후 한국으로 돌아와 마포 숭문중(43기), 광성고(67기)를 거쳐 연세대 경제학과(학사·석사)를 졸업했다.


경제학의 매력에 푹 빠진 채 학창시절을 보내던 그는 포부를 확장해 세계 최고 경영전문대학원으로 꼽히는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MBA에서 경영학 석사를 거친 뒤, 미국 예시바대학교 카도조 로스쿨에서 법무박사 학위를 취득하기에 이른다. 경제와 법리의 영역을 모두 아우른 셈이다. 이 모든 과정은 "머릿속에 든 재산은 아무도 가져가지 못한다"는 어머니의 말씀에 기인했다고 한다.


정계에서는 이 전 비서관을 '민주당 외교통'으로 꼽는다. 19대 대선 당시엔 문재인 후보를 타임지 표지 모델로 등장시켰고, 문 후보는 이후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청와대 언론비서관 시절엔 미국 뉴욕타임즈(NYT)와 워싱턴포스트(WP) 등 유수의 외신 아시아 허브를 서울에 유치시켰다.


특히 지난 9월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단식 및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 사실을 NYT에 보도되도록 다리를 놓은 민주당의 '숨은 공신'이다. 당시 NYT는 '한국 검찰은 단식투쟁 중인 야당 대표의 체포를 원한다'는 제목으로 기사를 송출했다.


그랬던 그가 "마포의 바람이 되겠다"며 총선 출사표를 던졌다. 경제·경영학과 법학을 두루 섭렵하고, 탄탄한 외신 네트워크를 토대로 "마포를 '대한민국의 뉴욕'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다.


다음은 이 전 비서관과의 일문일답.


Q. 제22대 총선 시즌이 시작 됐고, 서울 마포갑에 출사표를 냈다. 어떤 정치 키워드와 각오를 갖고 있나.


"'공공 외교'와 '공정 경제' 전문가 두 가지 키워드가 있다. 지금까지 해왔고, 앞으로도 해야할 일들을 모두 반영한 키워드다. 우선 공공 외교란 청와대 해외 언론비서관을 거치면서 갖춰둔 네트워크의 활용이다. 외교부 같은 공적 외교가 아닌 상대 국가의 언론·지식인·비정부기구(NGO)·정책 전반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들과의 네트워크를 포함한다. 대한민국의 국격과 국익 상승을 위해선 외신 네트워크가 필수다. 지금도 국내에 있는 외신 지국장들과의 네트워크는 탄탄하다."


"다른 하나인 공정 경제는 대한민국 자본주의 체제의 제도적 미비점을 보완하는 것이다. 지금 우리나라는 경제의 대전환을 통해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려야 한다. 미국에서 경제학과 경영학, 로스쿨에서 법리를 공부하며 대한민국이 '선진국의 문턱'에서 무력해진 원인을 탐색했다. 경제학과 법률을 겸비한 이지수가 검찰독재와 경제에 무능한 윤석열 정권에 맞설 수 있는 준비된 후보다. 마포의 '바람'이 되겠다. 마포구민들이 바라는(Wish) 후보, 그리하여 마포구를 띄워 올리는 바람(Wind)이 되겠다."


내년 2024년 국회의원 총선거(총선) 출마를 위해 서울 마포갑에 예비후보로 등록한 이지수 전 청와대 비서관이 지난 18일 오후 서울 마포구의 사무실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Q. 서울 마포갑은 민주당내에서도 후보들이 난립한 격전지다. 출마를 결심한 계기는?


"공덕·아현·도화·용강·대흥·염리·신수동을 아우르는 마포갑은 한강 벨트의 최전선이다. 일본·브라질·미국에서 초등학교를 다녔고, 이후 귀국해 마포에서 중·고등학교를 졸업했으며, 대학 역시 마찬가지다. 그렇기에 마포의 과거와 현재를 쭉 지켜봐왔다."


"다만 안타까운 것은 마포가 대한민국 정치·금융의 심장부인 영등포와의 접근성이 뛰어남에도 상대적으로 빛을 발하지 못했다. 교통의 요지이자 공항과의 접근성도 좋다. 입지적 측면에서 보면 결코 강남에 뒤떨어지지 않는다. 원대한 미래를 그린다. 마포를 '대한민국의 뉴욕'으로 만드는 것. 미국 뉴욕에서 변호사 생활을 하며 경험했던 발전상의 '코어'(핵심 가치)를 마포에 담겠다는 계획이 있다."


Q. 지난 9월 윤석열 정부의 무능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요구하며 '최장기 단식'에 나섰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뉴욕타임즈 등 주요 외신에 보도시킨 '숨은 공신'이 이지수 후보라는데.


"조심스럽지만 유럽·미국권 등의 외신들과 친밀한 개인 네트워크를 가졌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평소에도 연락을 종종 한다. 뉴욕타임즈가 이재명 대표의 단식을 보도하게 된 경위도 내가 '지금 한국의 야당 대표가 저렇게 힘들게 단식을 하고 있는데 외신에 기사 한줄 안 나간다'고 말하면서 성사됐다. 물론 이 대표 측에 계신 분의 SOS가 있었다. '우리 당 외신통이 이지수 아니냐. 한 번 움직여달라'고. 나도 생각은 같았다. "


"물론 외신이 모두 기사화를 하진 않는다. 여야를 떠나 대한민국에 적어도 민주당 정도의 규모와 집권 경험이 있는 당이라면, 우방에 있는 정치적 미래 집단들과 끊임없이 소통을 해야 한다. 이같은 외교적 네트워크는 정치권 뿐만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에 굉장히 중요한 자산이다."


"당 지도부나 우리 당 사람들을 만날 때면 기회가 될 때마다 '지금 야당이라고 해서 외교를 소홀히 하면 안 된다'고 조언한다. 우리가 하려고 하는 정치적 형태들이 충분히 설명돼야 한다. 그래야 상대 국가도 민주당이 정권을 탈환했을 때 훨씬 더 원활한 외교를 펼 수 있는 토대가 된다. 외교는 한 국가의 경제와 발걸음을 맞춘다."


Q. 윤석열 정부가 '2030 부산엑스포' 유치에 '참패' 했다. 외교 전문가로서 생각이 달랐을 것 같다.


"문재인정부 시절 내가 해외 홍보 컨트롤 타워였다. 다만 문 정부 임기내 엑스포 유치 투표는 타임라인상 이뤄질 수 없을 거란 점을 알고 있었고, 그럼에도 혹여나 민주당 정부가 재집권을 할 경우 엑스포 유치에 사활을 걸어야 하기에 꾸준히 관심을 가졌다."


"지금도 외신 지국장들과의 친교에 그치지 않고 주한 공관에 있는 정보라인들과도 간혹 만난다. 누구라고 밝히긴 어렵지만 우리와 우방에 있는 라인이다. 엑스포 유치 투표 몇 달 전 만났는데, 그들이 '우리라도 한국에 투표 안 할 것 같다'고 말해 깜짝 놀랐다. 두 가지 이유로 엑스포 유치에 실패할 거라고 전망했다. 대중 관계의 소홀함으로 인한 친중 외교 노선을 걷는 국가 표의 대거 이탈과 중국-러시아 관계에 있어 러시아 지지국의 이탈 등이다."


"엑스포 참패는 국민적 자긍심을 바닥으로 떨어뜨렸다. 모든 승부에서 이길 순 없지만 '자존심을 지키는 선상에서의 패배'와 '현실상의 참담한 패배'는 차이가 크다. 현 정부는 외교에서 기본적 태도가 갖춰지지 않은 아마추어 같다. 몸에 배어있지 않은 외교는 그 자체로 '결례'다. 외교에선 자세·말투·표정 하나하나가 당국의 품격을 드러내는 것이다. 외교는 철저한 개인기의 발휘가 필요한데, 윤석열정부에 그런 역량이 없다."


내년 2024년 국회의원 총선거(총선) 출마를 위해 서울 마포갑에 예비후보로 등록한 이지수 전 청와대 비서관이 지난 18일 오후 서울 마포구의 사무실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Q. 민주당 상황을 얘기해보자. 선거제 개편을 두고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연동형 비례대표제 약속 이행이냐, 병립형 비례대표제의 현실성이냐를 두고 이견이 첨예하지만, 개인적인 바람은 정치인이 공언한 약속은 지키는 게 바람직하고, 특히 위성정당의 출범은 없었으면 한다. 원칙을 지키면서 승리할 수 있는 방안을 민주당이 찾았으면 좋겠다."


Q. 중진 이상민 의원의 탈당, 현역 의원 총선 불출마 선언 등으로 당이 어수선하다.


"이상민 의원이 근 1년간 당 내부로 총구를 겨누다가 탈당하고, 국민의힘이나 제3지대로 러브콜을 받는 모습이 좋아 보일 리 없다. 당이 민주적 정당이기 때문에 안에서 비판을 할 수도 있고, 발전을 위한 건설적 토론이나 논쟁은 필수지만, 집안 문제를 바깥에서 비난하는 건 다른 문제다."


"또 불출마를 선언한 현역 의원도 자신의 소신에 따라 내련 결단인 만큼, 이 대목에서 당부하고 싶은 건 22대 국회로 들어오는 인물이 자신만의 강점과 콘텐츠·역할을 가진 정치인들이길 바란다. '민주주의를 지키겠다. 윤석열정부에 맞서 싸우겠다' 이런 말은 '겨울은 춥다, 여름은 덥다'와 같은 말이다. 이탄희 의원의 '반사적 이익에 기대는 정치로의 전락'이라는 말에 공감한다. 콘텐츠가 없는 인물은 남이 못하는 것만 헐뜯고 비난하는데 집중한다."


Q. 이낙연 민주당 전 대표의 연초 '신당 창당설'이 화두다.


"총선이 임박한 시점에서 전직 당대표와 전직 국무총리의 이같은 분열 획책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낙연 신당' 창당은 명분과 타이밍 모두 부족하다."


Q. 여야 막론, 21대 국회에 대한 총평을 내린다면.


"21대 국회는 각자의 콘텐츠를 가진 이들이 원내에 진출하지 못했다고 본다. 상대방이 못하면 내가 득을 얻는 '반사이익 게임'만 했던 국회였다. 최악의 국회라고 평가받는 21대 국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임은 정부와 여당이 훨씬 크다. 여당은 무한책임을 지는 당이다. 국민은 대통령·국회의원 모두 뽑는다. 여소야대 지형에서 정부·여당이 야당과 일정 부분 타협해서 국정 운영을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하는 정치적 수완을 발휘해야 함에도 무조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다. 심지어 법안 통과 전에도 미리 거부권 행사를 예고하며 대놓고 으름장을 놓는다. 새 정부가 출범한 지난 2년 간 사실상 정치가 실종됐다."


Q. 유권자들에게 전하고픈 말이 있나.


"지난 문재인정부 때 국정에 몸담았던 나도 지금 국정의 난맥상을 보면 가슴이 답답할 때가 많다. 지난 정부 때도 과오가 있다. 하지만 지금 정부를 보면 경제 성적표, 대외적인 평가 등 국민의 자존심에 상처를 내는 일들을 반복한다. 야당도 국민 눈살을 찌푸리게 한 건 마찬가지다."


"따라서 다음 국회는 상처를 받은 국민에게 위로를 줄 수 있는 인물들로 꾸려지길 바란다. 길거리에서 유권자를 만나면 가장 많이 하시는 말이 '싸우지들 좀 말라'고 말씀하신다. 물론 정치란 필요할 땐 싸워야 하지만, 싸워서 얻고자 하는 목적과 대상이 국민의 삶이어야 한다. 적어도 이지수는 자신의 영달과 이권 싸움에만 몰두하지 않겠다. 싸우더라도 국민의 보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한, 목표가 분명한 언행을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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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찬주 기자 (chan72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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