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광역버스 줄서기 표지판 설치 이후 혼잡 극심해져
버스 도착 순서대로 정차하지 않고 안내판 앞에 정차해 비효율
서울시, 안내판 운영 유예하고 버스 승차장 분산시켜 설치예정
서울시가 명동입구 광역버스 정류소에 노선 표시 안내판(줄서기 표지판)을 설치한 뒤 되레 퇴근길 차량 정체가 심해지자 표지판 운영을 이달 31일까지 유예하기로 했다.
시는 앞서 지난 달 27일 명동 광역버스 정류소 인도에 노선 표시 시설물을 설치했는데, 표지판이 들어서면서부터 정체가 심해졌다는 지적이 나왔다. 안내판 앞에 정차하기 위해 광역버스가 줄줄이 늘어서면서 정체가 심해지고 시민의 탑승 대기 시간이 길어진 것이다.
안내판 설치 전에는 버스가 도착한 순서대로 정류소에 정차해 승객을 태우고 떠났는데, 안내판이 설치된 이후로는 각 노선별 안내판 앞에 맞춰 정차하려고 하다보니 이런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이에 시는 5일부터 이달 말까지 표지판 운영을 유예하기로 했다. 이날 저녁부터 탑승객들은 표지판 운영 전과 같은 방식으로 광역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시민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버스정보안내단말기(BIT)에 관련 정보도 표출한다.
시는 당초 승하차 혼잡을 줄이기 위해 줄서기 표지판을 설치했으나 서울역∼명동입구까지 버스의 열차현상(버스가 꼬리를 물고 늘어서는 상황)이 가중돼 노선 분산이 완료되는 시점까지 표지판 운영을 유예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표지판 설치 이전부터 정류소 바닥에 운수 회사에서 설치·운영해온 12개 노선은 정차표지판을 유지해 탑승객 혼란을 최소화한다. 또 현재 명동입구 1개 노선에 정차 위치가 집중돼 있는 만큼 수원, 용인 등 5개 노선 및 정차 위치를 변경해 운영한다.
시는 경기도와의 협의를 통해 이달 안으로 광역버스 노선조정을 완료하고, 일부 노선의 정차 위치 조정을 통해 정류소 혼잡 완화에 나설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경기도 및 해당 노선을 운행하는 운수회사와 협의해 회차지 변경 등을 검토할 예정"이라며 "이렇게 변경되면 명동입구 광역버스 정류소 일일 탑승객 수는 현재 9500명에서 6400여명으로 30% 정도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원 방면 4개 노선(M5107, 8800, M5121, M5115)과 용인 방면 1개 노선(5007)은 명동입구 정류소에 정차하지 않고 광교에 있는 우리은행 종로지점 인근 신설 정류소에 정차하게 된다. 분당과 서울을 오가는 9401번 버스의 경우 롯데영프라자 시내버스 정류소로 정차 위치를 변경해 운영할 예정이다.
운영 상황이 안정화될 때까지 현장에서 승객의 안전한 승하차를 지원하는 계도 요원도 투입한다. 시는 노선 및 정차위치 조정과 함께 정류소 혼잡 상황이 완화되면, 승객의 사고 방지 및 안전 확보를 위해 다시 표지판을 운영하는 등 추가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또 광역버스로 인한 교통 혼잡은 명동입구 정류소뿐 아니라 신논현역 정류소에서도 발생하고 있어 시는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에 광역버스 노선 변경 및 정차 위치 분산, 감차 등을 강력히 요구할 계획이다.
아울러 수도권 통근 시민의 불편 해소를 위해 시민 안전을 확보하는 한도(45인승 버스 기준 60명까지 승차)에서 입석 금지의 일부 해제 등을 국토교통부와 협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