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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한동훈 "대단히 사랑한다"며 PK에서 푼 비단주머니는 무엇?


입력 2024.01.11 00:30 수정 2024.01.11 00:30        데일리안 부산 =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韓, 창원·부산 찾아 "앞으로 더 잘하겠다" 강조

'금고형 이상 형 확정시 세비 반납'에 '산은 부산

이전 적극 추진'까지 공약 보따리 풀며 진심 피력

롯데 우승년도 '1992' 티셔츠 입고 거리 활보도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0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컨벤션홀에서 열린 부산시당 당원들과 간담회에 참석,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저는 두 번에 걸쳐 부산에 살아봤다. 제가 부산을 너무나 사랑한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10일 부산광역시 해운대구에 위치한 벡스코에서 열린 '당원과의 만남' 간담회에서 이 같이 강조했다. 한 위원장이 부산에 대한 사랑을 드러낸 건 이 곳에서 뿐만이 아니었다. 그는 부산 아스티호텔에서 열린 '미래 일자리 현장 간담회'에서도 "고백하자면 원래 부산을 굉장히 좋아한다. 부산에서 두 번 걸쳐 살아봤다"며 "다른 분들께도 부산은 여행해도 좋은 도시지만 살아보면 더 좋은 곳이라고 얘기하고 다닌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런 한 위원장이 부산을 찾아 한 마디 외칠 때마다 당원들은 큰 환호성으로 화답했다. 벡스코에 몰린 1000명이 넘는 당원들은 한시도 쉬지 않고 "한동훈"을 연호하며 직접 만든 꽃다발을 한 위원장에게 건네거나 쿠키 세트를 선물로 주기도 했다. 이날 벡스코 바로 옆 공연장에서 열린 것과 같은 인기 가수의 콘서트를 방불케하는 현장이었다. 이날 간담회에는 부산 지역 현역인 서병수·조경태·김도읍·전봉민·이헌승·정동만·김미애·안병길·김희곤·백종헌·이주환 의원 등이 참석했다. 이들이 당원·지지자들을 향해 큰절을 하자, 한 위원장은 구두까지 벗고 동참했다.


한 위원장도 '맨입'으로 경남과 부산에 대한 사랑을 강조한 것은 아니다. 그는 이날 오전 창원 컨벤션센터 컨벤션홀에서 열린 신년인사회에서 "최근 일부 국회의원들이 재판을 의도적으로 지연시키면서 재판을 방탄의 수단으로 활용하는 사례가 많고 국민의 비판이 뜨겁다"고 운을 뗐다.


이어 "재판을 지연시켜서 방탄으로 악용하는 사례를 막겠다.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서 재판 중인 국회의원이 금고형 이상의 형이 확정된 경우 재판기간 동안 세비를 전액 반납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위원장 취임 이후 처음으로 내놓은 정치개혁안이다. 국민의힘이 특권을 내려놓게 하겠다는 한 위원장의 의중이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아울러 이처럼 무거운 내용을 창원에서 먼저 꺼내든 것만으로도 경남을 향한 한 위원장의 마음을 알기에 충분했다는 후문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0일 오후 부산 중구 비프광장을 방문, 시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이어진 '미래 일자리 현장 간담회'에서 한 위원장은 산업은행 부산 이전을 강력하게 주장하면서 두 번째 비단주머니를 풀었다. 한 위원장은 "(산업은행이) 안 내려와야할 이유가 없고, (민주당이) 반대할 이유가 뭐냐. 현재 (국회에) 법안으로 올라가 있지만 민주당의 반대로 인해 통과되지 못하고 있다"며 "회기 내 (산업은행 부산 이전 법) 통과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고, 둘째 약속은 부산으로 이전하는 법을 통과하기 위해서 반드시 총선에서 이기겠다는 약속을 드린다"고 피력했다.


세 번째 비단 주머니는 부산시당 당원과의 만남 간담회와 이후 이어진 비프(BIFF) 광장 방문에서 나왔다. 한 위원장은 부산시당을 찾은 자리에서 당원들에 대한 사랑을 행동으로 보여줬다. 한 위원장은 떠나기 전 차량 의자에 올라 지지자들을 배경으로 셀카를 찍고, 시민들을 향해 크게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그보다 앞서 "저녁마다 송정 바닷길을 산책하고, 서면 기타학원에서 기타를 배우고, 사직에서 롯데 야구를 봤다"고 부산과의 연고를 강조하며 당원들의 환호성을 자아내기도 했다.


부산 당원과의 만남 자리를 마치고 자갈치시장의 한 횟집에서 국민의힘 소속 부산 지역구 의원들과 만찬 직후 한 위원장은 부산 거리로 나섰다. 앞선 일정까지 정장 차림으로 일정을 소화했던 한 위원장은 이날 만찬에 '1992'가 적힌 회색 맨투맨 티셔츠와 코트를 입은 채 등장했다.


저녁 7시쯤부터 BIFF 광장으로 이동한 한 위원장은 부산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프로야구단 롯데자이언츠가 마지막 우승을 거둔 해인 1992년이 적힌 티셔츠를 입고 거리를 활보하며 자신을 보기 위해 몰린 시민과 지지자들을 향해 "나와 우리의 국민의힘은 부산을 대단히 사랑한다"며 "앞으로 부산에 더 잘하겠다"고 외쳤다.


한 위원장의 PK를 향한 '진심'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한 위원장은 위원장 취임 이후 처음으로 현장 비상대책위원회의를 부산에서 열 계획이다. 이를 두고 정치권 안팎에서는 엑스포 유치 실패 이후 악화했던 부산 민심을 다독이는 동시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서울 헬기 이송에 비판적인 시민들의 마음을 파고들려는 포석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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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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