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구시 현역 '빅매치' 부산 남구 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인터뷰
"'친문'도, '친명'도 아냐…나는 내 정치하는 것"
"계파 갈등 잘 봉합하는 게 정당의 수권 능력"
인터뷰가 있던 16일에는 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역구에 위치한 국립 부경대학교의 졸업식이 있었다. 박 의원은 이날 오전 해당 졸업식에서 축사를 한 사실을 언급하며 "내가 3번을 낙선하며 느꼈던 점이 있다. 첫번째는 똑똑함보다 겸손함이 더 강하다는 것이었고, 두번째는 포기하지 않는 끈기가 필요하다는 것"이라며 "이 이야기를 졸업생들에게 하고 왔다"고 전했다.
박 의원의 이 말에는 본인 만의 삶의 철학을 넘어 정치철학이 담겨 있었다. 인터뷰 와중에도 "누군가를 헐뜯고 비난하는 정치를 하지 않겠다"는 말을 연신 반복하던 그는 상대 후보나 특정인에 대한 평가를 묻는 질문에도 최대한 비난을 아끼며 자신만의 철학을 지키려는 모습을 보였다.
16일 데일리안은 부산 남구에 위치한 지역사무실에서 박 의원과 만났다. 박 의원은 합구가 된다면 최대 경쟁자가 될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에 대해 "그분은 행정 경험도 있고 여러 가지 장단점도 있으시겠지만 나 같은 경우 현장경험도 많고 정치를 오래 했으니 '정치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내가 더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지역 주민의 민원이나 억울한 것을 듣는 것이 정치인이지, 행정 경험이 많다고 (정치인이) 되는 게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박 의원은 출마 이유를 묻는 질문에 "균형 발전이 돼야 대한민국이 4만불~5만불로 향할 수 있다. 우리 부산이 잘 돼야 대한민국이 잘 된다"며 "남구와 부산을 위해서 참 열심히 일해왔다. 또 박재호를 선택해 주신다면 가덕도 신공항 조속 건설 추진 등 남은 일을 마무리 짓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똑똑하지는 않지만 이게 맞다 싶으면 밀어붙이는 것은 또 잘 밀어붙이는 사람"이라며 "기회를 한 번 더 주신다면 남구와 부산을 위해서, 또 대한민국을 위해 철 지난 이념 전쟁이나 누군가를 헐뜯고 비난하는 정치가 아니라 진짜 실용적인 미래를 생각하는 정치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현재 민주당내 계파 갈등이 격화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나는 사실 '친노'면 '친노'지, '친문'도 '친명'도 아무것도 아니다"라며 "내 정치 하는 것이지, 남에 의해 정치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야당일 때는 항상 이런 갈등이 생겼다. 누구 계보니 아니니 이런 것들이 있었다"라며 "이런 과정을 잘 봉합해서 잡음을 줄이고 미래로 향하는 것이 정당의 수권 능력이 아니겠느냐"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낙연 전 대표의 신당이 개혁신당과 합당을 한 것과 관련해서는 "나가서 여러 정당을 만드신 분들이 여태까지 있었으나 큰 성공을 못 거뒀다"며 "그렇게 (신당이 성공을) 하려면 (창당하는) 본인들이 먼저 마음을 비워야 한다. 국민들이 볼 때 '진짜 우리를 위하네. 자기 욕심이 없네'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 면에서 순조롭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구성이) 다양하기도 하고, 지도자 되신 분이 자신의 것을 내려놓고 '미래 세대를 위해 어떻게 하겠다', 여러 지도자들이 '나는 비우고 어떻게 하겠다' 이렇게 돼야 옳게 되는데 그게 안 되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고 꼬집었다.
박재호 의원은 김영삼 대통령 총무인사비서관, 노무현 대통령 정무2비서관등을 역임한 대표적 민주당 '독수리 5형제'이자 '친노' 인사로 꼽힌다. 박 의원은 17·18·19대 총선에 출마해 낙선했지만, 지난 20·21대 총선에 당선돼 활발한 의정활동을 펼치고 있다. 최근에는 비상대책위원, 부산시당위원장 등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다음은 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일문일답.
Q. 21대 국회에서 기억에 남고 뿌듯했던 일은 무엇인가?
"24시간 뜨는 공항이 없으면 부산은 발전할 수 없다는 것을 정치권에 있으면서 많이 봤다. 인천공항이 개항하고 나서 경기도와 인천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잘 봤다. 그런데 20대 국회에 들어왔는데 김해공항이 확정된 상황이었다. 그래서 24시간 뜨는 공항을 추진하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20대에는 김해공항 정책을 폐기하는 데 주력했고, 그 다음에 21대에 들어와 24시간 뜨는 공항을 만드는 데 초점을 뒀다. 내 이름으로 법안을 발의하면 호남에서 반대할 수도 있어서 정책위의장 이름으로 발의하게 했고 송영길 당시 대표에 더 열심히 지원해달라고 요청하고 부·울·경 국회의원들을 1대1로 다 만나봤을 정도로 가덕도 공항 문제 해결을 위해 열심히 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과도 토론을 주고받을 정도로 엄청 열심히 했다. 그게 지금은 통과되고 정상궤도에 올라가 뿌듯하다는 생각이 든다."
Q. 이번 22대 총선에서 3선에 도전하고 있다. 22대 총선에 재도전하는 이유가 뭔가? 왜 다시 부산 남구인가?
"내가 모든 주민들께 직통 전화번호를 드린 지가 15년째다. 직통번호로 소통하면서 주민들의 억울하고 궁금한 사연을 듣고 그에 대해 공무원들에 질타도 하고 또 법으로 만들어내는 과정이 결국 국회의원의 참모습이라고 생각한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께서 말씀하셨듯이 국민이 주인 되는 국가가 되는데 조금이라도 일조하기 위해서는 직통 전화번호를 드려야겠다고 생각했다. 이 덕분에 나도 많이 배웠다. '요양병원 CCTV법'도 지역구 민원을 듣고 했다. 화재보험 문제도 화재 후 갱신을 요청하자 보험료를 약 18배 늘렸다는 이야기를 듣고 금감원을 질타해서 표준을 만들기도 했다.
이런 여러 과정을 거치면서 '내가 우리 부산 남구에 오래도록 뿌리를 내려왔구나' 생각을 했고, '나의 정치의 미래를 맡길 수 있는 곳은 이곳'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래서 지금도 남구와 동고동락 하고 있지만 나는 죽을 때까지 남구에 살 것이니까 부산과 남구를 위해서 내가 할 수 있는 노력을 다할 생각이다.
이런 뜻에서 이번에 한 번 더 도전했다. 이를 통해 미완성인 부산 남구의 현안을 해결하는 데 앞장설 것이다. 또 상임위원장이 되면 더 힘이 있고, 예산을 끌어오는 데 힘을 더 얻을 수 있으니 우리 부산 남구를 위한 시도를 좀 더 해야겠다는 뜻에서 3선에 도전하게 됐다."
Q. 부산 남구가 부산 최대 격전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개특위에서 합구가 결정되면 현역의원 간 빅매치가 예상되는데 지역을 돌아보니 분위기가 어떠한 것 같나.
"4년 전보다는 분위기가 좋은 것 같다. 당시에는 문재인 정권 중간평가로 엄청 힘들었다. 그러나 지금은 윤석열 정권 중간평가 이렇게 되니 조금은 나아지는 것 같다. 선거로 주민이 분열되거나 갈등이 깊어지는 것을 치유하는 것을 선거 과정에서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념이나 갈등보다 남구와 부산의 새로운 변화를 위해 함께 고민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Q. 상대 후보인 박수영 의원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나. 또 박 의원과 차별화되는 본인의 강점은 무엇인가?
"그분은 학벌도 좋고 행정 경험도 있고 낙선해 본 경험이 있는 분이라 많은 경험을 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나는 지금도 남구에 사는 사람이고 낙선해도 남구에 살았고 당선되고도 남구에 살고 있다. 남구와 부산 전체를 위해 의정 활동을 열심히 했다. 박수영 의원은 행정 경험도 있고 여러 가지 장단점이 있겠지만 나 같은 경우 현장경험도 많고 정치를 오래 했으니, 정치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더 잘 알고 있다. 지역 주민을 바탕으로 하는 민원이나 억울한 것을 듣는 것이 정치이지, 행정 경험이 많다고 되는 것이 (정치가) 아니다."
Q. 박수영 의원이 박재호 의원이 8년간 지역을 위해 일을 한 게 없다고 주장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박 의원이 조금 잘 모르는 것 같다. 우암동 해양산업 클러스터라는 것을 서영교 전 의원님이 법안을 만들었고 내가 새로운 것을 추가해서 법안을 냈다. 수소 R&D 지식산업센터, 해양 마리나 비즈센터도 내가 만들었다. 아울러 인생 후반전 지원센터라든지 2개의 남구 복합체육센터를 정부 예산을 받아서 추진했다. 그분은 그런 것을 잘 모르는 것 같다. 과거 사람들의 공이라든지 이런 것을 조금 알고 말씀을 하면 좋겠다."
Q. 대통령 지지율이 30%대 박스권에 갇혀있다. 이 현상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지역을 돌아다녀보면 현재는 정치에 대한 불신이 가장 크다. 지금 정치가 상생이나 협치가 전혀 없고 상대를 죽이려는 정치가 계속되니까 국민들은 싫을 수 밖에 없다. 윤석열 정권의 지지율이 박스권에 갇혀있는 것도 현 정부·여당의 무능함에 대한 민심의 평가가 아니겠나 생각이 든다. 민생 경제가 어려운데 민생은 뒷전이고 이념 공세를 집권한 사람이 하고 있으니, 국민의 실망감이 커지고 지지율이 떨어지는 것 아니겠느냐."
Q. 민주당 상황이 꽤 복잡한 것 같다. 'PK(부산·경남) 친문재인계'로서 현재 당의 계파 간 내홍이 격화되고 있는 것에 대한 생각은?
"나는 사실 '친노'면 '친노'지, '친문'도 '친명'도 아무것도 아니다. 나는 내 정치 하는 것이지, 남에 의해 정치하는 것이 아니다. 나도 YS 존경하고 노무현 전 대통령도 존경하고 좋아한다. 그러나 야당일 때는 항상 이런 갈등이 생겼다. 누구 계보니 아니니 이런 것들이 있었다. 이런 과정을 잘 봉합해서 잡음을 줄이고 미래로 향하는 것이 정당의 수권 능력이 아니겠느냐. 부산의 민주당에서는 노무현 정신으로 시작해 동고동락한 분들이기 때문에 부산 쪽은 별로 갈등이 없는 것 같다."
Q. 이낙연 전 대표가 개혁신당을 운영하고 있다. 조국 전 장관도 신당 창당을 선언했는데 이번 선거에서 어떻게 작용할까?
"부산에 있는 민주당원들이나 지지자들은 분열되는 것을 싫어한다. 안 그래도 어려운 판에 분열하지 말라는 말을 하기도 한다. 봉합하고 하나로 가는 힘이 필요한데 이게 인력으로 안될 때가 있다. 또 시대정신이라는 게 있어서 그때는 (신당이) 맞다고 생각해서 나가서 여러 정당을 만드신 분들도 여태까지 있어왔다. 그러나 그게 큰 성공을 못 거두었다.
양당이 너무 싸움만 해서 거기에 대해 싫증을 느낀 국민들의 지지가 좀 있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을 (신당을 만든 많은 분들이) 가졌는데 그렇게 하려면 본인들이 먼저 마음을 비워야 한다. 국민들이 볼 때 '진짜 우리를 위하네. 자기 욕심이 없네' 할 수 있어야 한다. 자신을 비우지 않고 어떻게 지도자가 되겠느냐. 그런 면에서 순조롭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구성이) 다양하기도 하고, 지도자 되신 분이 자신의 것을 내려놓고 '미래 세대 위해 어떻게 하겠다', 여러 지도자들이 '나는 비우고 어떻게 하겠다' 이렇게 돼야 옳게 하겠는데 그게 안 되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 정치 발전을 위해 3당을 가는 것은 나쁘지 않다. 그러나 그게 안되면 악순환이 거듭될 수 있다. 오히려 거대 양당에만 이득이 되는 구조가 될 수 있다."
Q. 국민의힘 부산 남구을 당협위원장이던 이언주 전 의원이 민주당으로 복당했다. 어떻게 보나?
"이언주 전 의원이 부산 출마를 할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당에서 전략적으로 필요해 입당하신 것이면 그럴 수도 있는 것이다. 그분이 부산으로 나온다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부산 정치에 영향을 미칠 것은 없다. 내가 무슨 평가를 하는 것은 적절치 않은 것 같다. 나는 누가 물어봐도 '본인이 알아서 할 일'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Q. 왜 박재호와 민주당을 뽑아야 하는가? 유권자들에게 한 말씀 해주신다면?
"부산이 30년 전에 인구가 약 400만 정도였는데 30년 만에 지금 328만이다. 한 80~90만이 빠졌다. 이러한 현상은 전쟁이 일어나지 않고는 쉽지 않은 것이다. SOC들이 다 갖춰져 있는 대도시가 이렇게 빨리 몰락한다는 것은 쉽지가 않다.
대한민국 1인 GDP가 4만~5만불로 가기 위해서는 지금 수도권 1극 체제로서는 불가능하다. 수도권과 서울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부산이 망하느냐, 안 망하느냐'다. 균형 발전이 돼야 대한민국이 4만~5만불로 향할 수 있다. 우리 부산이 잘 돼야 대한민국이 잘 된다.
그래서 남구와 부산을 위해서 참 열심히 일해온 박재호를 선택해 주시면 실망하지 않을 것이다. 내가 된다면 가덕도 등 여러 일들을 밀어붙이고, 내게 남은 일을 최선을 다해 마무리하도록 하겠다. 나는 억수로 똑똑하고 그렇지는 않지만 이게 맞다 싶으면 밀어붙이는 것은 또 잘 밀어붙이는 사람이다. 어쨌든 해내는 사람이다. 그래서 내게 기회를 한 번 더 주신다면 우리 남구와 부산을 위해서, 대한민국을 위해서 철 지난 이념 전쟁이나 누군가를 헐뜯고 비난하는 정치가 아니라 진짜 실용적인 미래를 생각하는 정치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