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커버그, 2월27일 10년 만에 방한…尹대통령 비롯해 삼성전자·LG전자 경영진 만나
2013년에도 1박 2일 일정 방한…이재용과 10시간 논의 끝에 합작품 '기어VR' 내놓기도
尹대통령, 저커버그에게 AI 기술분야 협력 강조…하버드 동문 이재용과 만찬 갖기도
한투증권, 보고서 통해 저커버그 수혜주 꼽아…삼성전자·LG전자 포함 8개 종목 관심 받아
글로벌 빅테크 기업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가 한국을 방문했다. 저커버그 CEO는 방한 일정 동안 업계 관계자를 잇달아 만나 AI(인공지능)와 XR(확장현실) 등 미래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런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를 비롯해 LG전자, LG이노텍 등이 저커버그 CEO 방한으로 인한 수혜주로 언급되고 있다.
2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는 지난달 27일 한국을 찾았다. 지난 2014년 이후 10년 만의 방한이다. 29일까지 3일간 일정을 소화한 저커버그는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 등을 만났다.
날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저커버그 CEO에게 AI 기술 분야의 협력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삼성전자 등 한국 기업들과 긴밀한 협력을 당부했다. 저커버그 CEO는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기업인 대만TSMC의 지정학적 리스크 이슈를 꺼내면서 삼성전자와 협력 확대 가능성 등을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LG전자 경영진, 국내 AI스타트업 등을 만나 AI와 XR 등 미래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또 일정이 종료된 후에는 이 회장과 만찬을 갖기도 했다. 특히 이날 만찬은 이 회장이 저커버그 CEO 내외를 직접 초대한 것으로, 한식을 대접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배석자 없이 이 회장과 저커버그CEO, 아내 프리실라 챈까지 3명이 식사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저커버그 CEO의 방한으로 인한 수혜주도 눈길이 모인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투자전략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가 약 10년 만에 방한했다"며 "삼성전자·LG전자·국내 확장현실(XR) 스타트업 관계자들과 만날 것이라는 소식에 수혜가 예상되는 테마에 관심이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메타가 개발 중인 LLM(대규모 언어 모델) '라마3'를 구동하는 데 필요한 AI반도체를 삼성 파운드리에서 공급받는 것을 협력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연구원은 수혜주로 ▲삼성전자(메모리 반도체 생산 및 판매기업) ▲이오테크닉스(반도체 레이저마커·레이저응용기기 제조기업) ▲솔브레인(반도체·디스플레이·이차전지 소재기업) ▲LG전자(종합 전자제품 제조기업) ▲LG이노텍(카메라모듈·반도체기판소재·전장부품 생산) ▲LG디스플레이(디스플레이 관련 제품 생산 및 판매) ▲나무가(센싱 카메라 기술 보유) ▲선익시스템(증착장비 제조 및 판매기업) 등을 꼽았다.
1984년생인 저커버그 CEO는 하버드대 재학 당시인 2004년 페이스북을 설립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시장에서 '대박'을 터뜨리며 만 23세 나이로 세계 최연소 억만장자 반열에 올랐다. 페이스북의 성공으로 일약 스타가 된 그는 2004년 하버드를 중퇴했다. 이후 2010년 타임지 선정 올해의 인물에 이어 2019년에는 타임지 선정 세계를 움직이는 100인에 선정되는 등 글로벌 IT업계의 리더로 명성이 높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저커버그의 자산 가치는 지난달 기준 1700억 달러(한화 약 227조 1200억원)다. 당시 그는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1440억 달러, 한화 약 192조 3840억원)를 제치고 세계 4번째 억만장자에 이름을 올렸다.
저커버그 CEO는 지난 2013년 6월에도 1박 2일 일정으로 방한했다. 당시 그는 박근혜 당시 대통령과 이 회장을 만났다. 저커버그 CEO와 이 회장은 삼성전자 서초 사옥에서 10시간가량 마라톤 회의 끝에 두 회사의 첫 합작품인 '기어VR(가상현실)'을 내놓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