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복귀 없는 병원 현장…충청·인천·제주 등 대부분 미복귀
"빈자리 교수들이 대신 하고 있지만 진료 차질 불가피…의료 현장 불안감 지속"
의사단체, 대규모 집회로 맞불…대학들은 증원 신청 고심
정부가 집단행동에 나선 전공의들에게 면허정지와 사법절차를 예고한 시한이 하루 남은 지난 3일 전국 주요 병원에서는 여전히 이들의 복귀 움직임이 나타나지 않았다. 의료 현장의 불안감이 지속되며 마비되고 있는 동안 의사 단체와 사직서를 낸 전공의들은 서울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고 강경 대응을 계속했다.
4일 연합뉴스와 의료계에 따르면 연휴 기간이 겹친 전날 전국 주요 수련병원의 전공의 복귀 현황이 정확하게 파악되지 않고 있으나, 대부분 복귀 움직임이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대전지역 5개 주요 대학·종합병원 전공의 506명 중 84.3%(427명)가 사직서를 냈다.
이 중 352명에게 업무개시명령이 내려졌지만, 대전성모병원에서 지난달 26일 업무에 복귀한 전공의 1명을 제외하고는 현재까지 추가 복귀자가 없다.
충남 천안 순천향대천안병원과 단국대병원에서는 전날까지 각각 전공의 1명이 복귀했지만, 이날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인천지역은 11개 수련병원 소속 전공의 540명 중 456명이 사직서를 제출한 가운데 지난달 23일 사직서 제출을 철회한 인천세종병원 인턴 3명을 제외하면 나머지는 복귀 움직임이 없는 상태다.
경기 고양의 명지병원, 건보공단 일산병원, 동국대병원, 국립암센터 등 7개 병원은 전공의 509명 중 407명(79.9%)이 사직서를 냈고, 업무개시명령을 받은 전공의 339명 중 복귀자는 현재까지 14명에 불과했다.
제주지역 6개 수련병원은 전체 전공의 141명 중 110명이 이탈한 가운데 복귀 시한인 지난달 29일까지 7명이 복귀한 이후 별다른 변화가 감지되지 않고 있으며, 충북대병원 역시 업무개시명령을 받은 전공의 124명 중 복귀자는 8명에 그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의료 현장의 불안감은 계속해서 커지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전공의 244명 중 216명이 사직한 부산대병원의 한 관계자는 "응급실은 대부분 정상 운영되고 있지만, 전공의 사직 여파로 입원환자와 수술 건수 모두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부산지역 동아대병원 관계자도 "전체 전공의 139명 중 110명이 빠져나가는 바람에 일부 진료과목에서는 응급실과 외래진료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빈자리를 교수들이 대신하고 있지만 진료 차질이 불가피한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이천의 한 종합병원 관계자는 "응급실은 교수들을 중심으로 정상 운영 중이지만, 수술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현장의 어려움을 전했다.
보건복지부는 오는 4일 현장점검을 통해 전공의 복귀 현황을 최종 파악하고, 면허정지 등 행정조치나 고발 등 사법절차에 나설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의사 단체와 집단행동 중인 전공의 등은 이날 서울에서 대규모 집회를 여는 등 맞불을 놓았다.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오후 2시 서울 여의도공원 옆 여의대로 인근에서 '의대 정원 증원 및 필수의료 패키지 저지를 위한 전국의사 총궐기대회'를 개최했다.
대전지역의 한 의사는 "2천명 증원을 못 박은채 압수수색, 탄압, 겁박만 하는 정부를 보면서 자유민주주의 국가가 맞는지 허탈한 심경을 느낀다"며 집회 참여 이유를 전하기도 했다.
한편 지역대학들은 의과대학 증원 신청을 마지막까지 고심하는 모양새다.
앞서 교육부는 의과대학을 운영하는 전국 40개 대학에 공문을 보내 2025학년도 의과대학 학생 정원 조정을 희망할 경우 오는 4일까지 신청서를 내야 수용할 수 있다고 못 박은 바 있다.
대부분의 대학은 아직 신청서를 제출하지 않고 마감일까지 임시 학무회의 등을 열고 내부 논의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