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 전투기 전기종 33대
활주로에서 밀집 대형으로 이동
공군총장 "어떠한 적 도발도
압도적 대응할 수 있는 능력·태세"
한미 '자유의 방패(Freedom Shield·FS)' 연합연습이 진행 중인 가운데 공군은 전투기 33대를 동원해 대북 응징력를 과시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한미 연합연습에 맞불을 놓는 실기동 훈련을 현지지도하며 핵사용 가능성을 거듭 시사한 상황에서 우리 군이 압도적 공군력을 앞세워 억지력을 강조한 모양새다.
공군은 8일 "수원기지에서 FS 연습과 연계해 압도적 공군력을 과시하는 '엘리펀트 워크(Elephant Walk)' 훈련을 실시했다"고 전했다.
특히 "엘리펀트 워크 훈련은 그동안 단일 비행단 전력으로 실시해 왔다"며 "우리 공군이 보유한 전 기종 전투기가 참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엘리펀트 워크는 압도적 응징 능력을 과시하기 위해 수십 대의 전투기가 최대 무장을 장착하고 활주로에서 밀집 대형으로 이륙 직전 단계까지 지상 활주하는 훈련이다.
실제로 이날 훈련에 참가한 F-4E 팬텀(Phantom)에는 △공대지미사일 AGM-142H(팝아이·Popeye) △AGM-65D(매버릭·Maverick)와 △500파운드급 MK-82 폭탄 등이 장착됐다.
엘리펀트 워크라는 '별칭'은 수십 대의 전투기가 대형을 갖추고 이동하는 모습이 마치 코끼리 무리의 걸음처럼 보인다고 해서 붙여졌다.
공군은 오는 6월 완전히 퇴역하는 F-4E가 엘리펀트 워크에 참여해 의미를 더했다고 밝혔다. 여타 전투기들이 '큰형님' 격인 팬텀의 명예로운 은퇴를 축하하고 기리는 의미를 더했다는 설명이다.
제10전투비행단 153대대 소속 김도형 소령은 "길이 기억될 팬텀 전투기의 마지막 현역 시절을 함께 하게 돼 너무 뜻깊게 생각한다"며 "곧 다른 기종으로 전환하겠지만 팬텀 조종사였다는 자부심으로 대한민국을 굳게 수호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훈련에선 F-4E 8대가 선두에 서고 △F-15K △KF-16 △F-16 △FA-50 △F-5 △F-35A 전투기들이 뒤를 이어 대형을 갖췄다.
공군은 "F-35A 스텔스 전투기 2대가 엘리펀트 워크 대형 상공을 저공비행(Low Pass)으로 통과해 이날 훈련의 정점을 찍었다"며 "저공비행을 마친 F-35A는 착륙 후 대형에 합류했다"고 밝혔다.
이영수 공군참모총장은 이날 현장을 방문해 "55년간 대한민국을 수호해 온 팬텀, 그리고 팬텀과 고락을 같이해 온 팬텀맨들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낸다"며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도록 퇴역하는 그때까지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오늘 엘리펀트 워크 훈련이 보여준 것처럼, 적의 어떠한 도발도 압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과 태세로, 국민들에게 믿음을 주고 적에게 두려움을 주는 공군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