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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글러브 들고 온 박찬호 “30년 전 ML 데뷔 때 사용”


입력 2024.03.20 17:20 수정 2024.03.20 17:20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박찬호. ⓒ 뉴시스

감격적인 서울에서의 메이저리그 첫 공식 경기에 시구자로 나서는 박찬호가 특별한 글러브를 손에 낀다.


박찬호는 2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2024시즌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와 LA 다저스의 개막전에 시구자로 나선다.


한국인 메이저리거의 개척자인 박찬호는 1994년 미국에 진출, 성공적인 커리어를 써내며 아시아를 대표하는 전설로 이름을 남겼다. 특히 박찬호는 현역 시절 LA 다저스는 물론 샌디에이고에서도 선수 생활을 해 의미가 남다르다. 현재 박찬호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고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개막을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서 박찬호는 낡은 글러브 하나를 들고 나왔다. 그는 글러브에 대해 “30년 전 메이저리그 개막전에 썼던 글러브다. 의미 있는 시구에 함께하고자 뜻 깊은 물건을 가져왔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당시 손가락 움직임에 따라 구종을 노출하는 버릇이 있어 글러브 제조사에서 오른손 검지를 가리기 위한 보호대를 새로 만들어줬다”라며 "보기에는 흉해도, 30년이 지난 오늘 이걸 다시 쓰게 될지 상상도 못 했다"고 감격에 젖었다.


1994년 LA 다저스에 입단한 박찬호는 마이너리그를 거치지 않고 빅리그로 직행, 그해 4월 9일 애틀랜타전 9회에 등판하며 전설의 시작을 알렸다. 당시 박찬호는 이날 들고 나온 글러브를 끼고 1이닝 1피안타 2볼넷 2탈삼진 2실점으로 호된 신고식을 치렀다.


박찬호는 시구 소감에 대해 "아침부터 많은 생각이 들었다. 시구 하나 던지는데, 마치 한 경기 다 던지는 걸 앞둔 것처럼 긴장됐다"면서 "내가 성장해 한국야구가 발전했고 서울서 개막전을 여는 역사가 만들어졌다"며 "노모 히데오 덕분에 포기하지 않고 계속 노력했다. 이후 수많은 아시아 선수들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 더 많은 아시아 선수가 성장해 많은 열매를 맺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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