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고등학교에서 남학생이 여교사의 텀블러에 몰래 체액을 넣은 사건이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피해 교사가 당시 상황을 직접 전했다.
지난 28일 JTBC '사건반장'에서 여교사 A씨는 당시 겪은 상황은 설명했다.
A씨는 지난해 9월 경남 사천의 한 고등학교에서 계약직 교사로 일하던 중 기숙사에 있는 야간 자율학습실에서 학생들을 감독했다. 그러다 쉬는 시간 화장실을 다녀온 사이 자신의 텀블러 안에 이상한 것을 발견했다.
A씨는 "물을 마시려고 텀블러를 들었는데 입구가 반대 방향으로 돌아가 있었다"라며 "누군가 뚜껑을 열었다 닫은 것 같아 열어봤는데 손 소독제 같은 게 떠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A씨는 학생들이 자신을 골탕 먹이려고 하는 것 같다는 판단에 당시 기숙사에 있던 상담교사에 도움을 요청했다고.
이후 학교 복도 폐쇄회로(CC)TV를 통해 확인한 장면에는 자율학습 중이던 B군이 A씨가 자리를 비운 사이에 A씨의 텀블러를 갖고 세탁실과 정수기 쪽으로 갖고 갔다가 다시 교실로 돌아가는 모습이 포착됐다.
확실한 증거가 나오자 B군은 "자습실에서 음란물을 보다가 순간 책상에 있던 여교사의 텀블러를 보고 성적 충동이 들었다"며 "그래서 체액을 넣었는데 다시 씻으려고 세탁실 내부의 세면대로 갔다"고 털어놨다.
A씨는 해당 학생과 이날 처음 만나 원한을 살 일도 없었다고 한다. A씨는 사건 직후 "학생 인생에 전과가 생기는 것을 원치 않는다"면서 "고소나 퇴학 등의 처분을 원치 않는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에 학교 측은 학생에게 '특별 성교육' 등 자체 징계를 내렸다.
그러나 A씨는 결국 B군을 고소했다. 그 이유에 대해서 "배려에도 불구하고 학생은 지금까지 사과가 없었다"며 "학교 측도 '얌전하고 착한 학생'이라며 학생을 감싸면서 2차 가해를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 관계자는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했고, B군은 특별교육 이수 등을 조처했다"라며 "감사관실에서 학교 방문 등을 통해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해 대응하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