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세차로 골목골목 누비며 스킨십
"중랑의 아들이 주민 모시게 해달라"
시민들 호의적 반응…"분위기 좋다"
멀리서 한걸음에 달려와 물 건네기도
이승환 국민의힘 서울 중랑을 후보가 공식선거운동 첫 주말인 30일 '벽치기 유세'로 지역을 구석구석 훑었다. 집에서 휴일을 보내던 시민들은 이 후보의 목소리를 듣고 창문을 열어 손가락으로 'V' 표시를 해주거나 손을 흔들어주는 등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벽치기 유세'란 유세차량을 타고 지역의 곳곳을 이동하며 마이크로 인사하는 유세 방식이다. 아파트와 같은 건물에 대고 말을 한다는 점에서 '벽치기'란 말이 붙었다. 유동 인구가 많은 거점에 자리를 잡는 방식에 비해 청중이 많지는 않지만, 집에 거주하고 있거나 자리를 비울 수 없는 자영업자에게 이름을 알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지역별 맞춤형 공약도 설명하는데 적합한 방식이다. 실제 이 후보는 오래된 아파트 밀집 지역인 망우동 인근에서는 재건축·재개발을, 망우역에서는 복합역사 개발의 방향과 의지를 설명했다. 지나면서 보이는 점포를 일일이 호명하며 인사도 했다.
중랑구에서 태어나 자란 '토박이'인 이 후보는 "중랑의 아들이 이제 집권여당의 국회의원 후보로 이 자리에 섰다"며 "중랑구 출신 정치인이 한 번도 당선된 적이 없다고 하는데, 이번에 한번 꼭 좀 키워달라"고 호소했다.
이 후보는 "40~50년 된 집을 바라만 볼 게 아니라 중랑이 발전할 수 있도록 힘과 마음을 모아 달라"며 "중랑에서 태어나 떠나지 않을 사람, 중랑 주민만 모시면 되는 이승환에서 힘을 주시면 더 행복한 중랑이 될 수 있다"고 힘줘 말했다.
시민들의 반응은 상당히 호의적이었다. 저속으로 좁은 골목을 다니는 방식이기 때문에 차량 교행에 방해가 돼 불편함을 느끼는 시민들이 때로는 경적으로 감정을 표현하는 일도 흔하지만 이날 유세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다. 오히려 지나가는 시민들이 손을 흔들며 응원해 주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망우역에서는 앞치마를 입은 한 주민이 멀리서 달려와 유세를 하는 이 후보에게 시원한 물을 주기도 했다. 이 후보는 예전에 자주 이용했던 김밥집의 사장님이라고 소개했다. 이 후보의 "XX김밥집 제가 자주 이용하던 곳인데…"라는 소리를 듣고 반가운 마음에 뛰어나왔다고 한다.
'벽치기 유세'는 후보 자신의 이름과 진정성을 알리는 선거운동 방식으로 주로 험지를 개척하는 후보에게 유용하다는 평가다. 김부겸 전 총리가 과거 민주당 소속으로 대구에서 출마해 당선됐을 때, 벽치기 유세로만 이동한 거리가 1500㎞를 넘었다는 기록이 있다.
문제는 체력인데, 83년생 40대 초반인 이 후보에게는 크게 해당되지 않는다. 이 후보 측 관계자는 "사실 움직이는 차에서 난간을 잡고 몇 시간씩 계속 말하는 게 체력적으로 상당히 어려운 일"이라면서도 "젊은 후보의 텐션과 에너지를 본 주민들의 반응이 점점 좋아지는 게 눈으로 보이기 때문에 가능한 많은 시간을 투자하도록 조언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