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노동조합(제3노조), 7일 성명 발표
짜고치는 고스톱도 이 정도면 ‘타짜급’이다.
MBC가 예능프로그램 ‘복면가왕’ 9주년 특집 방송을 4.10. 총선 이후로 미뤘다고 한다.
‘복면가왕’이 9주년을 기념해 ‘은하철도 999’ 주제가를 부르는 등 특집 방송을 기획했는데 내부에서 조국혁신당 기호 9번과 겹쳐 오해를 부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순연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때부터였다.
‘오해를 부를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면 조용히 어떤 이유도 대지 않고 방송을 순연하면 된다.
그런데 이런 내용이 ‘한겨레’ 단독 기사로 투표 사흘 전 나와 조국혁신당을 홍보해주는 꼴이 되었다.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이 조국혁신당 이지수 대변인이 ‘MBC 복면가왕 9주년 특집 순연, 충분히 이해한다’라는 제목의 논평을 냈다.
“대파 가지고도 저 난리이니, 충분히 이해한다”는 식의 노이즈 홍보 효과를 노린 논평이었다.
이쯤 되면 공영방송 MBC의 경영진이 복면가왕 순연 이슈를 가지고 선거판에 개입한 것과 다름없는 결과를 낳았다.
9주년 특집방송에서 은하철도 999 노래를 부르며 어느 정도로 ‘9’라는 숫자를 강조할지 모르겠으나 이는 회사 심의실이 결정할 사항이며 어떤 쪽이든 그 결정의 이유는 대외에 발설하면 안 된다.
그 자체가 노이즈 선거운동이 되기 때문이다. 도대체 왜 선거에서 중립을 지켜야할 공영방송이 나서서 특정 정당의 홍보를 하려고 하는가?
그렇지 않아도 MBC 2시 ‘뉴스외전’에 지난 한 달 사이 조국 대표가 두 번이나 출연해 총 54분 동안 발언 기회를 얻었던 것이 편파방송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는데 굳이 이런 노이즈 홍보까지 해야 속이 시원한가?
아예 보도자료를 뿌리지 그랬나?
이런 황당한 경영진을 한시라도 임원으로 모시고 있을 수 없다.
MBC의 근원적인 거버넌스의 변화가 불가피하다.
2024.4.7.
MBC노동조합 (제3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