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이재명, 내게만 '잘해달라' 말해"
우원식 "이재명이 '형님이 딱 적격'이라 해"
이재명의 '내편 간보기 정치' 논란 속에
오전 10시 의장단 선출 위한 당선인총회
더불어민주당이 16일 오전 22대 전반기 국회의장 후보를 뽑는 경선을 진행한다. 6선 추미애(하남갑) 당선인과 5선 우원식 의원은 서로 "이재명 대표가 내게만 '잘해달라'고 했다" "이 대표가 '형님이 딱 적격'이라 말해줬다"며 '명(明)줄잡기' 경쟁을 펼쳤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전반기 국회의장단 후보 선출을 위한 당선인총회를 연다. 비공개 총회에서 후보자 정견발표와 투·개표를 진행한 뒤, 171명(비례대표 포함) 당선인 중 과반 득표를 한 후보를 최종 후보로 결정, 공개로 당선자 수락 연설을 하는 순이다.
민주당이 국회의장 후보 1인을 지명하면, 이후 국회 본회의에서의 선출 절차를 남겨두게 된다. 국회의장직은 원내 제1당이나 과반 의석을 갖고 있는 당에서 맡는 만큼, 이날 경선 승자는 국회의장으로 사실상 내정된다.
당초 이번 국회의장 경선은 4파전으로 시작됐다. 하지만 친명계 유력 후보군들이 돌연 자진사퇴하면서 당내에서 '명심(이재명 대표의 의중)'이 추미애 당선인으로 정리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6선 친명(친이재명)계 조정식 의원이 경선을 나흘 앞둔 지난 12일 추 당선인의 지지를 선언하며 단일화를 선언, 경선 대열에서 물러났다. 같은 날 친명계 좌장인 5선 정성호 의원도 언론에 보낸 문자 메시지에서 "민주당의 승리와 정권교체를 위해 더 열심히 하겠다"고 밝히면서 경선후보에서 사퇴했다. 이에 따라 국회의장 경선은 추 당선인과 우 의원의 양자구도로 재편됐다.
총선 때 상황실장을 맡았던 친명 4선 김민석 의원도 추 당선인을 공개 지지한 바 있다. 김 의원은 페이스북에 "당원주권 존중을 순리로 보는 새 정치문법과 다선의 연장자 우선을 순리로 보던 전통 정치문법이 공교롭게 같은 해법을 향하고 있다. 두 문법을 합치시켜 당의 단결과 힘을 키워가는 지혜와 결단이 요구된다. 추미애 의장이 순리"라고 적으며 추 당선인에게 힘을 보탰다.
이 대표의 강성 지지층인 '개혁의딸'들 또한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추 당선인의 국회의장 선출을 위한 공개지지 행보를 지속하고 있다. 이들은 각종 커뮤니티에서 추 당선인을 22대 국회 전반기 의장으로 추대하는 서명 운동을 진행했다. 이 같은 추 당선인의 대세론은 정부를 향한 강경한 태도, 검찰개혁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드러내는 '선명성'이 주효한 것으로 풀이된다.
추 당선인도 자신을 둘러싼 대세론과 관련해 앞서 BBS라디오 인터뷰에서 "명심(이재명 대표 의중)이 곧 민심"이라고 주장했다. 유튜버 김어준 씨의 유튜브 채널에서도 이 대표가 자신에게 "잘 좀 해주면 좋겠다"고 했다며 "(이 대표가) 다른 후보한테는 그렇게 (말을) 안 했다고 그런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같은 상황 속에서도 우원식 의원은 강한 경선 완주 의지를 보이고 있다. 우 의원도 국회의장 후보 선출을 하루 앞둔 이날 추 당선인의 추대설에 맞서 '명심'이 자신에게 있다고 주장했다.
경선을 하루 앞둔 15일 우 의원도 김 씨의 유튜브에 출연해 "'(이재명 대표가) 국회는 단호하게 싸워야 하지만 한편으로는 안정감 있게 성과를 내야 한다는 점에서 형님이 딱 적격이다, 열심히 해달라'고 했다"고 전했다.
한편 이재명 대표도 국회의장단 후보 선출을 위한 민주당 당선자총회에 참석한다. 입원 치료를 위한 휴가 복귀 후 첫 공식일정이다.
같은 날 결정되는 국회부의장 후보 경선에는 4선 민홍철(경남 김해갑)·남인순(서울 송파병)·이학영(경기 군포) 당선인이 출사표를 던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