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전파 수단이라며
대북전단 민감 반응했던 北
각종 질병 매개 '오물' 살포
남측 민간단체들이 살포하는 대북전단에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던 북한이 예고했던 '휴지장과 오물짝'을 남쪽으로 날려 보냈다.
합동참모본부는 29일 "북한은 어제 야간부터 다량의 풍선을 대한민국에 살포하고 있다"며 "우리 군은 북한군의 동향을 예의주시하면서 대남전단 살포 시 대응체계를 갖추고 있었다"고 밝혔다.
실제로 합참은 전날 오후 11시께 언론 공지에서 "북한의 대남전단 추정 미상물체를 식별해 대응 중"이라고 전한 바 있다.
합참은 "사전에 경찰·지자체 등 유관기관과 협조해 국민안전대책을 강구했다"고도 했다. 경기도 거주자 등 일부 국민들이 한밤중에 재난문자를 수신하게 된 배경을 설명한 대목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합참은 "우리 군이 어제 야간 최초 식별 시부터 유관기관에 상황을 전파하고 언론에 공지했다"며 "현장 부대에서 경기·강원 일부 지역을 대상으로 대국민 안전문자 발송을 지자체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의 대남풍선은 민가 지역뿐만 아니라 공항, 고속도로 등에 낙하될 수 있어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며 "실제로 2016년에는 차량 및 주택(지붕) 등이 파손된 사례가 있었다"고 강조했다.
군 당국이 공개한 사진을 살펴보면, 명함 정도 크기의 작은 전단에서부터 손바닥만 한 출력물, 양잿물로 추정되는 '옷물비누' 등을 확인할 수 있다.
관련 물품들은 직경 70cm 이상으로 불어나는 대형 풍선 2개에 매달려 남쪽으로 향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북한은 국내 시민단체들의 대북전단 살포를 비난하며 "수많은 휴지장과 오물짝들이 곧 한국 국경 지역과 종심 지역에 살포될 것"이라고 위협한 바 있다.
군 당국은 혹시 모를 가능성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병력을 투입해 전단을 수거 중이라고 전했다.
합참은 "지상에 낙하된 풍선은 군의 화생방신속대응팀(CRRT)과 폭발물 처리반(EOD)이 출동해 수거하고 있다"며 "현재까지 확인한 바로는 오물, 쓰레기 등이 포함되어 있었다. 관련 기관에서 정밀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 대유행 시기, 대북전단이 질병 매개체가 될 수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던 북한이 각종 전단 및 오물을 날려 보낸 만큼, 정부가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양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지난 17일 발간된 자신의 회고록 '변방에서 중심으로'에서 "코로나 시기에는 북한이 (중략) 전단과 풍선 속의 물품이 코로나 병균을 전파하는 수단이 될 수도 있다는 두려움이 가세돼 더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고 했다. 또 "수준이 저열한 대북전단은 우리 자신을 부끄럽게 한다"고 했다.
합참은 북한 당국 차원의 전단 살포가 위법행위라는 점을 강조하며 "저급한 행위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합참은 "북한의 행위는 국제법을 명백히 위반하는 것"이라며 "우리 국민의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행위이다. 북한 풍선으로 인해 발생하는 모든 (피해의) 책임은 전적으로 북한에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반인륜적이고 저급한 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엄중히 경고한다"며 "우리 군은 국토부, 행안부, 경찰 등 유관기관과 긴밀히 협조해 우리 국민 안전대책을 강구할 것이다. 유엔사와도 긴밀히 공조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