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민단체, 사흘 연속 대북전단 살포
北, 즉각 '오물풍선'으로 맞대응 나서
남남갈등 유발 노리는 "멍군" 해석
"北, 고도의 심리전 펼칠 가능성 커"
탈북민단체가 북한의 엄포에도 아랑곳 않고 사흘 내내 대북 전단 살포를 강행하면서 남북관계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북한이 이에 즉시 '오물풍선' 부양으로 맞대응한데 이어, 남남갈등 유발을 노리고 내주 또 다시 다양한 수단을 동원해 추가 도발에 나설 것으로 점쳐지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탈북민단체 '겨레얼통일연대'는 지난 7일 오후 9시부터 10시까지 인천 강화도에서 대형풍선 10개에 전단 20만 장을 담아 북한으로 날려보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단파 라디오 100개, 윤석열 대통령의 3·1절 연설과 미국 상하원 의원들의 대북방송 메시지 등을 담은 USB 600개도 북한으로 날려보냈다.
이 단체는 "앞으로도 남풍이 불면 북한 주민들의 알 권리를 위한 탈북민들의 대북전단 살포가 지속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앞서 지난 6일에는 탈북민단체 자유북한운동연합이 새벽 0~1시 사이 경기도 포천에서 대북전단 20만장과 K팝, 드라마 겨울연가, 가수 나훈아·임영웅의 노래 및 동영상을 저장한 USB 5000개, 1달러 지폐 2000장을 10개의 대형 애드벌룬으로 북한에 보냈다. 이어 다른 탈북민단체들도 이날 저녁부터 3일 동안 대규모 대북풍선 작업을 진행하겠다며 나섰다.
잇단 대북전단 살포에 북한은 자신들이 예고했던대로 즉각 '오물풍선' 부양으로 맞대응에 나섰다. 지난 2일 북한은 오물 풍선 살포를 잠정 중단하겠다고 밝히면서도, 대북 전단이 다시 살포된다면 "100배의 휴지와 오물량"으로 맞대응하겠다고 위협한 바 있다.
북한은 8일 밤 11시를 전후해 경기 북부 지역을 겨냥해 잇달아 '오물풍선'을 띄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까지 예보된 북한 지역 기상은 주로 남풍 계열이고 8일 밤 11시 현재에도 남서풍이 불고 있지만, 밤 사이에 풍향이 북서풍으로 바뀔 가능성도 있는 상황이다.
북한의 본격적인 도발 행보는 내주 초 이어질 것이란 데 의견이 모이고 있다. 섣불리 움직이지 않고 상당한 고심 끝에 전략을 세운 뒤 움직일 수 있단 분석도 나온다. 육탄전보다도 고도의 심리전을 펼칠 가능성이 크단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남남갈등 유발이 북한의 주된 목적으로 보인다. '오물풍선'을 띄운 것을 탈북민단체의 '대북전단 살포'에 맞대응한 것인 양 포장해, 우리 사회 내에서 특정 성향 정당 및 시민사회단체에 의해 대북전단 살포 규제 주장이 일어나게끔 유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경우 헌법상의 표현의 자유를 놓고 우리 사회의 국론 분열로 이어질 가능성도 적지 않다.
전성훈 국민대학교 겸임교수는 "북한 측에서 공개적으로 경고를 한 만큼 (이번 사태를) 그냥 넘어갈 것 같진 않다"며 "우리 정부를 어렵게 만드는 방향이 어떤 쪽일지 많이 계산을 한 뒤 움직일 것이다. 따라서 규모가 얼마나 위협적일지는 예단하기 힘들다"고 내다봤다.
이를 대응하기 위해선 우리나라 또한 절제되고 계산된 방식으로 북한에게 접근해야 한다는 진단이 나온다. 현재 우리 군이 검토 중인 대북확성기 방송 재개는 과도한 대응일 수 있단 지적이다.
전 교수는 "오물 풍선을 던질 경우 대북확성기 방송 재개는 과도한 대응일 수 있고, 과도한 대응은 원치 않는 상황으로 번질 수 있다"며 "우리 쪽에서 상당히 절제와 계산된 대응을 해야하는데, 일단 오물풍선을 살포한 자체로 북한 정권 자체가 이미 국제 사회에서 신뢰를 잃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