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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영남 남인의 예법'?…차기 당대표에 '무조건 충성' 野 명비어천가


입력 2024.06.21 05:00 수정 2024.06.21 05:00        김수현 기자 (water@dailian.co.kr)

강민구 비판 이어지자 "영남 남인의 예법" 황당 해명

언론 애완견 발언 등 보호하는 '과잉 조처'도 계속

"정치적 부족 형성…결국 이 대표에 도움 안 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1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새로 지명된 강민구 최고위원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월 전당대회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안으로는 충성 경쟁, 밖으로는 '내 편 아니면 상대를 적'으로 간주하는 적대 정치가 팽배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 대표를 보호하는 '과잉 조처'도 계속되면서 어느 때보다 신뢰가 두터운 '정치적 부족(部族)'이 형성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고민정 민주당 최고위원은 20일 MBC라디오 '시선집중'에서 '민주당의 아버지는 이재명 대표' 발언 파문을 겨냥해 "감정이 과잉되면 불편함을 초래한다"고 쓴소리를 날렸다. 고 최고위원은 "무엇이든지 정치권에서는 감정이 과잉되어 있으면 받아들여지는 데 불편함을 초래한다. 그 대표적인 사례"라며 "이것뿐만이 아니라 어떤 사안이든 감정을 조절하지 않았을 때 생기는 여파가 너무 크더라"고 꼬집었다.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YTN '뉴스ON'에 나와 "강민구 개인이 아니고 최고위원이다. 당사자의 자질의 문제"라며 "저런 분을 최고위원으로 임명한 이 대표의 선구안도 의심스러울 정도고 결국 민주당에도 좋지 않은 사당화의 하나의 증표"라고 비판했다. 진중권 광운대학교 특임교수도 "이재명의 시대이니 연호도 써야지. 재명2년"이라며 "아바이 수령, 이재명 주석 만세!"라고 비꼬았다.


이들이 비판한 사건은 전날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 공개 회의 석상에서 발생했다. 강민구 민주당 최고위원은 공개 모두발언을 통해 "민주당의 아버지는 이재명 대표"라며 "국민의힘이 영남당이 된 지금 민주당의 동진 전략이 계속돼야 한다. 집안의 큰 어르신으로서 이 대표가 총선 직후부터 영남 민주당의 발전과 전진에 계속 관심을 가져주셨다"고 '이재명 아버지'론을 꺼냈다. 두 사람은 1964년생 동갑이다.


같은 날 이 대표의 '애완견 언론 폄하 논란'과 관련해 그를 두둔하는 발언도 나왔다. 전은수 최고위원은 한 언론사의 사설을 가리켜 "(일부 기자들의 보도가) 검찰의 먼지털기식 수사에 대한 경마식 보도가 아니었는지 반성할 부분이 있다는 것"이라며 "로이터가 발간한 디지털 뉴스 보고서 따르면 한국인 10명 중 3명만 뉴스를 믿는다. 신뢰도가 하위권"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의 아버지'라는 낯뜨거운 찬사와, 언론을 '검찰의 애완견'으로 표현했던 이 대표의 언론 폄하 발언 비호가 이어지면서 당 안팎에서는 비판 여론도 비등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강 최고위원의 이같은 발언에 '명비어천가' '명사부일체'라며 즉각 비판했다. 호준석 국민의힘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1인 독재 이재명 사당이 된 민주당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라며 "(이 대표는) 국회에서는 브레이크 없이 폭주하며 방탄막을 겹겹이 세우고 당에서는 견제와 균형 없는 제왕적 당대표로 무소불위 권력을 휘두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원조 친명(친이재명)계로 분류되는 김영진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전날 이재명 대표가 자신의 대북송금 의혹 수사에 대해 보도한 언론을 겨냥해 '검찰의 애완견'이라고 표현한 것에 대해 "과유불급"이라고 평가했다. 김 의원은 민주당 원조 친명 그룹인 '7인회' 소속이다.


김 의원은 "누군가가 민주당 전체를 마구 공격하면 민주당 의원들도 싫어하지 않겠느냐"라며 "언론 전체를 비판하는 것으로 이해되게끔 하는 발언은 너무 전선을 넓히는 것이다. (이 대표가) 법원에서 무죄를 입증해나가는 데에 과연 그 발언이 도움되겠느냐"라고 했다.


반면 강 최고위원은 당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에 대해 "깊은 인사는 '영남 남인'의 예법"이라고 강변했다. 그는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내가 최고위에서 한 발언이 전국뉴스로 떠들썩하다. 국민의힘마저 가세했다. 헨델이 '음악의 어머니'라고 한 것을 '왜 남자를 어머니라고 하느냐'며 반문하는 격"이라고도 덧붙였다.


이를 두고 당 물밑서 불편한 기색은 이어지고 있다. 친명계 관계자는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추가로 나오는 목소리들이 정제되지 않으면서 악수(惡手)가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언론은 검찰의 애완견"이라는 이재명 대표의 발언에 '애완견에 대한 모독'이라고 했다가 언론 비판이 나오자 첫 국회 상임위 회의에서 "언론들이 발작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는 것 등을 두고 지나치게 과열되고 있다는 것을 꼬집은 셈이다.


일각에서는 이재명 대표가 금명간 대표직 사퇴를 선언하고 민주당 내 전당대회 준비위원회를 구성할 것으로 전해지면서 본격적인 사전작업이 시작된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또 다른 관계자는 강민구 최고위원의 해명을 두고 "오히려 영남의 선비 정신을 모독하는 것"이라며 "어느 때보다 신뢰가 두터운 '정치적 부족'이 형성되고 있다는 점에서 결국 이 대표에게 도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수현 기자 (wate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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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써랜 2024.06.21  09:10
    사이코인 듯, 얼토당토 않은 궤변을 저리 쉽게 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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