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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당심' 확보 나선 與 당권주자들…나경원·원희룡은 '한동훈 공세' 한목소리


입력 2024.07.19 05:20 수정 2024.07.19 05:20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羅·元·尹, '서울시당 여성위 회의' 참석해

"희생과 헌신 보인 여성 당원들 위대" 강조

羅·元은 '패스트트랙 공소취소 요청' 논란

한동훈 비판…尹은 "韓 사과 긍정적" 입장

윤상현·나경원·원희룡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18일 오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서울시당 여성위원회 대회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나경원·원희룡·윤상현 후보가 여성 당심 공략에 나섰다. 다만, 나 후보와 원 후보는 '패스트트랙 공소 취소 요청' 논란을 일으킨 한동훈 후보를 향한 공세를 강화하면서 협공에 나선 반면, 윤 후보는 한 후보가 논란에 대해 사과하자 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메시지를 내며 '한동훈 견제론'에 엇갈린 의견을 드러냈다.


국민의힘 나경원·원희룡·윤상현 당대표 후보는 17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서울시당 여성위원회 회의'에 함께 참석해 '여성 당원 활동 확대' 지원을 약속했다. 이날 회의에는 강남갑을 지역구로 둔 서명옥 의원을 포함해 서울시의원들과 각 구에서 활동하고 있는 국민의힘 소속 구의원들이 대거 참석했다.


가장 먼저 마이크를 잡은 나 후보는 "우리 여성 당원들은 늘 당과 국가를 위해 앞장서 왔다. 당을 위해 고생하고 희생하는 자리에는 항상 여성이 있었다"며 "우리 여성에겐 희생과 헌신의 리더십, 나라를 위한 어머니의 리더십이 깔려있다. 나도 계파도 없고 줄도 잘 안서다보니 가시밭길은 내 몫이더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지금 자수성가한 여성 정치인이 당대표가 되는 게 변화의 시작이다. 계파 눈치 보지 않고, 줄 서지 않는 내가 당대표가 되면 여성의 지위도 함께 올라갈 것"이라며 "원내대표 하면서 '여성 30% 의무 공천'을 법제화하려 했는데 너무 빨리 내려와서 못했던 게 아쉽다. 당대표가 되면 이를 포함해 여성이 그 능력에 따라 꿈을 펼칠 수 있는 길을 만들겠다. 내가 당대표 되는게 유리천장 깨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원희룡 후보도 단상에 올라 여성 당원들을 독려하는 메시지를 냈다. 원 후보는 "남자들을 겪어 보니 의리 없는 사람들이 많았다. 앞에서만 말하고서 뒤에선 조금도 안 움직이는 사람이 많았다"며 "여성들의 의리와 활동력은 끝내준다. 당이 어렵고 나라가 위태롭고 우리 앞에 한치 앞도 볼 수 없는 어려움이 있을 때, 여성들께서 불구덩이에 가까이 가고 있는 어린아이를 보호하고 온몸으로 앞장서서 가정·이웃·나라 지키는 마음으로 우리를 도와주지 않았느냐"라고 강조했다.


윤상현 후보도 "내가 항상 드리는 말씀이지만 대한민국 여성은 위대하다. 대한민국 여성분들이 강한 건 독특한 DNA가 있기 때문"이라며 "대한민국은 이 당 남자들이 살리지 못한다. 나같이 철저하게 당에 분노한 사람이 없다. 108명 국회의원 중 민주당과 처절하게 싸운 사람은 열 명도 되지 않는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우리 당의 당협들은 많은 문제를 갖고 있는데, 이걸 중앙당에서 많이 해결해줘야 한다"며 "당협위원장과 국회의원이 여러분 눈치 보고 두려워해야 한다. 그게 진짜 당원 되는 거다. 이걸 깨려면 아래로부터 혁명이 필요하다. 나 윤상현이 해내겠다. 믿어달라"고 읍소했다.


당권주자들이 여성 당심에 절절한 호소를 띄운 이유는 당권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어서다. 지난 4일 당 비상대책위원회가 확정한 선거인단 명부에 따르면 총 84만3292명인 7·23 전당대회 선거인단 중 여성의 비율은 41.2%에 달했다. 이번 당대표 경선엔 당심이 80%가 반영되는 만큼 40%가 넘는 여성 당심은 당권구도를 흔들 수 있는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다.


윤상현·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17일 경기 고양 소노 아레나에서 열린 7·23 전당대회 서울·인천·경기·강원 합동연설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뉴시스

하지만 이들 세 당대표 후보는 당권주자 1위를 달리고 있는 '한동훈 후보' 견제를 두고 엇갈린 행보를 보였다. 나 후보는 한 후보가 꺼내든 '패스트트랙 공소 취소 요청' 논란을 언급하며 "2019년 무도한 문재인 정권에 맞서 원내대표인 내가 싸워야겠다 해서 싸우다가 27명과 함께 기소됐다"며 "이 건은 그때 문 정권이 야당을 탄압하기 위해 보복 기소한 것이다. 정권을 찾아왔으면 정상화돼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걸 얘기한 걸 두고 '부탁이니 청탁이니' 하니까 야당이 들고 일어나서 수사하라고 한다"며 "이걸 부탁이라고 하는걸 보고 어제 토론하면서 놀랐다. 이건 개인 청탁이 아니다. 그럼 누가 야당이랑 싸우겠느냐"라고 꼬집었다.


이에 그치지 않고 나 후보는 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한 번 생각해보시라. 정권이 바뀌어서 김경수 전 도지사를 사면·복권해 정치적으로 싸운 사건에 대해 바로잡는 것은 당연한 처사"라며 "그런데 그것을 하지 않은 것은 직무유기 아니겠느냐"라고 말하며 재차 한 후보의 발언을 저격했다.


원 후보는 이날 여성위 회의 전에 열린 새로운미래를준비하는모임(새미준) 정기세미나에 참석한 뒤 취재진에게 '패스트트랙 공소 취소 요청' 논란을 터트린 한 후보를 언급하며 "동지 의식이 없으면 어떤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이건 시작이라고 본다"고 꼬집었다.


또 "당원들께서 훈련이 안돼 있는 분이 이 당을 맡아갈 수 있을지 심각히 우려하고 판단할 것"이라며 "핵심 집단과 리더들의 자세가 문제다. 누구든지 흔들고 위험으로 몰아서 나만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있으면 사태는 심각해진다. 화합하고 함께하는 동지 의식으로 간다면 다 풀 수 있다"고 덧붙이며 한 후보에게 날을 세우기도 했다.


해당 논란이 확산되자 한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어제 '공소취소 부탁 거절 발언'은 '왜 법무부장관이 이재명 대표를 구속 못했느냐'는 반복된 질문에 아무리 법무부장관이지만 개별사건에 개입할 수 없다는 설명을 하는 과정에서 예시로서 나온, 사전에 준비되지 않은 말이었다"며 "신중하지 못했던 점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사과의 뜻을 밝히기도 했다.


이에 이날 행사에서도 한 후보의 논란을 언급하지 않은 윤상현 후보는 한 후보의 사과를 환영하는 메시지를 내기도 했다. 윤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한동훈 후보가 나경원 후보를 향해 패스트트랙 공소 취소 논란에 대해 사과한 것은 긍정적인 변화"라며 "남은 며칠만이라도 각 후보들은 국민과 당원들에게 총선 참패를 반성하고, 보수 개혁의 비전과 희망을 제시하는데 전력투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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