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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협 “특혜 아니다”...홍명보 감독 선임 논란 해명에 쏟아진 질타


입력 2024.07.23 09:44 수정 2024.07.23 09:48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축구대표팀 홍명보 감독. ⓒ 한국프로축구연맹


대한축구협회(회장 정몽규·KFA)가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을 낱낱이 공개하며 논란과 의혹들에 대해 반박했다.


KFA는 22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을 설명 드립니다’라는 제하의 글을 게시했다.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의 감독 후보자 물색 과정을 소개하고, Q&A 형태로 4가지 의문점에 대해 해명했다. 대표팀 사령탑 선임 작업을 펼친 KFA 전력강화위원회의 회의 일정 및 내용도 넣었다.


KFA는 지난 7일 “차기 국가대표 감독으로 홍명보 전 울산 HD 감독을 내정했다”고 밝혔다. 이임생 기술본부 총괄이사는 8일 감독 선임 브리핑을 진행했고 13일 이사회 서면 결의를 통해 선임을 마무리했다. 이 과정에서 축구협회가 제대로 된 절차를 따르지 않았다는 비판이 거세졌다. 박주호 전력강화위원이 지난 5개월 동안의 과정을 폭로하면서 파장은 더욱 커졌다.


과정이야 어떻든 홍 감독은 대표팀 감독직을 수락했고, 취임 기자회견도 건너뛰고 지난 15일 외국인 코치 영입을 위해 출국했다. 현재는 유럽에서 축구대표팀 주축인 손흥민(토트넘)-김민재(바이에른뭰헨) 등과 면담을 나누고 있다.


홍명보 감독이 출장길에 오른 사이 논란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 19일 KFA에 대해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판단해 감사에 착수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뒤 사흘 만에 나온 공식입장이다.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에서 국민적 비판을 받은 KFA는 장문의 글을 통해 축구협회는 “모든 절차와 규정을 준수했다. 감독 선임이라는 궁극적 목표를 차질없이 이루기 위해 절차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먼저 정해성 전력강화위원장이 사퇴한 후 이 이사가 감독 선임 업무를 맡은 것에 대해 “최종 후보 면담을 앞두고 ‘위원장의 사의표명’이라는 상황이 발생했다. 그동안 전력강화위원회에 참석해 위원장 및 위원들과 감독 면담·검증 과정을 함께 해온 협회 행정관계자(기술총괄이사)가 해당 후보들에 대한 최종면담 및 협상, 계약진행 업무를 이어받는 것은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이사는 10차 전력강화위원회 당시 후보들에 대한 게임모델 검증에 배석하고, 지난달 25일 정 위원장이 해당 2명의 외국인 감독을 화상면담 할 때도 함께 진행한 바 있다. 협회의 기술파트 행정을 총괄하고 있다. 이에 기술총괄이사는 지난달 30일 가능한 전력강화위원들 대상으로 온라인 회의를 열어 자신이 후속업무를 이어가는 것에 대한 동의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다른 외국인 감독과 달리 홍 감독이 면접을 진행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가장 길고 깊게 설명한 부분이다.


KFA는 “홍 감독과 면담이 진행되지 않을 경우 외국인 두 명 중 우선순위에 오른 감독과 계약협상을 마무리 지을 예정이었다. 언론 보도 중 한 외국인 감독은 장문의 분석 자료도 제시했다며 홍 감독의 면담이 특혜라는 주장이 있는데 물론 자료를 잘 준비해오면 그 감독과 에이전트가 의욕 있고, 성의 있다고 볼 수 있겠지만 그것이 대표팀 감독으로서의 능력과 경쟁력이 있다는 근거는 아닐 것”이라고 했다.


또 “홍 감독을 비롯한 국내 감독의 경우 다른 후보들에 비해 PT나 여러 자료를 확인하지 않은 것은 기본적으로 전력강화위원회 1차 회의에서부터 국내감독들의 경우 플레이 스타일이나 팀을 만들어가는 축구철학, 경력 등에 대해 대부분 위원들이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홍 감독의 경우 대표팀, 올림픽 대표팀을 맡은 것은 물론 최근 울산을 4년간 맡으며 K리그1 2연패 등 울산의 경기를 통해 확인됐다. 위원들은 국내 감독을 뽑는다면 (현직이더라도)홍명보 감독을 뽑아야한다는 의견이 위원회 구성 초반부터 거론됐다. 세부적 상황과 관점에서 최종 3명의 장단점이 평가된 것이지, 면담 방식이 특혜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전력강화위원장 사퇴 등 비상 상황을 대비한 규정이 미비했던 점은 인정했다. 박주호 전력강화위원의 폭로를 염두에 둔 듯, 전강위 참석 위원들에게 사전에 충분히 관련 규정을 설명하지 못해 오해를 불러일으켰다고도 했다.


KFA는 “이번 과정에서 아쉬웠던 부분은 첫째, 모든 상황(특히 비상상황)을 대비한 규정이 미비했다는 점, 둘째, 전력강화위원회 참석 위원들에게 사전에 충분히 관련 규정을 설명하지 못하여 위원회의 역할과 한계에 대한 오해를 불러일으켰다는 점이다. 이에 대한 반성과 성찰을 통해 규정을 세밀히 보완하고 차기 전력강화위원회 출범 시에는 위원들에 대한 오리엔테이션을 철저히 시행하고자 한다. 협회의 세심하지 못한 업무 처리로 인해 오해를 불러일으킨 점에 대해 사과드리며,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상 각자가 처한 위치에서 전문성을 가지고 성실히 임해주신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 모든 분께 심심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가장 유력한 후보로 언급됐던 제시 마치 감독과의 협상 실패 이유로는 세금과 국내 거주 문제를 꼽았다.


KFA는 “해당 감독은 화상면담 및 대면면담 후 전술적 플랜이나 지도 스타일, 경력 등이 매우 높은 평가를 받고 1순위 협상이 진행됐다. 기술적 부분에서는 대한민국 대표팀 감독에 상당히 부합한다 생각했기 때문에 국내 거주 조건의 확인이 중요했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후보 에이전트측은 협상 초반에는 연봉 규모나 국내 거주 요건에 대해 호의적이었다. 그러나 이후 소득세율 등 세금에 대한 다양한 질의와 협상이 수차례 진행되는 과정에서 협상이 지연된 점이 있다. 협회 측의 요청시한이 지나 협상이 사실상 결렬되고, 최종적으로 상대측에서는 “국내거주 문제와 세금문제로 감독직 제안을 포기한다”는 회신이 왔다”고 했다.


홍명보 감독이 10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펼쳐진 K리그 1 울산-광주전 종료 뒤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 뉴시스

해명과 반박을 내놓았지만 팬들을 설득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독일)을 경질한 뒤 5개월 넘게 외국인 감독들을 중심으로 새 사령탑을 물색하다 홍 감독을 낙점하기까지의 과정을 여전히 팬들은 납득하지 못하고 있다. 이날 입장문에서 새로운 내용은 거의 없었다.


정해성 전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장의 명확한 사퇴 배경, 그를 대신했다는 이임생 기술총괄이사의 자격 논란, 이 이사에게 감독 선임작업의 전권을 부여한 근거 등 민감한 부분에 대해서도 명쾌하게 설명하지 않았다.


축구팬들 사이에서는 “프리패스 논란 부른 면접 생략 문제 외에도 전강위가 홍 감독 대하는 방식이 다른 후보들과 사뭇 달랐다는 점을 정리해 보여준 해명문 같다”며 “감독의 열의는 선임 시 고려해야 할 가장 기본적인 조건이다. 외국인 감독에게도 들이댄 잣대다. (선임 전)의지도 열의도 없는 홍 감독에게 왜 그렇게 매달리고, 굳이 그렇게 모셔가야 했냐”고 비꼬며 질타했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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