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숙, 10일 헌재에 헌재법 위헌이라며 헌법소원 제기…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도
가처분 신청 헌재가 받아들이면 효력 임시 정지…'헌재 마비' 없이 심리 계속 가능성
국회의 탄핵 소추로 직무가 정지된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이 헌법재판관의 정족수 부족으로 자신의 탄핵 심판이 정지되는 것은 부당하다며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위원장은 전날 헌재에 헌법재판소법 23조 1항이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이 조항의 효력을 정지해달라는 가처분 신청도 함께 냈다.
헌법재판소법 23조 1항은 '재판부는 재판관 7명 이상의 출석으로 사건을 심리한다'고 정한다. 재판관 총원 9명 중 최소 7명이 있어야 사건을 심리할 수 있다는 취지다.
이종석 헌재소장과 이영진·김기영 재판관이 퇴임하는 오는 17일 이후 후임자가 취임하지 못하면 헌재의 기능이 사실상 마비되는 것도 이 조항 때문이다. 공석이 되는 세 재판관의 후임은 국회가 선출하는데 현재 여야 대립으로 이 절차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
지난 8일 열린 이 위원장 탄핵 심판의 준비 절차에서도 문형배 재판관이 이 같은 상황을 언급하며 국회와 이 위원장 양측에 입장과 대응 방안을 묻기도 했다.
이에 이 위원장이 이 조항으로 인해 자신의 탄핵 심판이 열리지 못하고 무기한 직무 정지에 놓이는 것은 부당하다며 헌법소원을 낸 것이다. 그는 민주당의 탄핵 소추로 취임 이틀 만인 지난 8월 직무가 정지된 상태다.
이 위원장이 낸 가처분 신청을 헌재가 받아들이면 23조 1항의 효력은 임시로 멈춘다. 정족수 제한이 없어지기 때문에 헌재는 후임 재판관 3명 없이도 이 위원장 탄핵 심판을 비롯한 다른 사건들에 대해서도 심리할 수 있다.
헌법재판소법 23조 2항은 '종국심리에 관여한 재판관 과반수의 찬성으로 사건에 관한 결정을 한다'고 정하고 있어 경우에 따라서는 6명으로 결정을 선고하는 것도 가능해 보인다.
다만 법률의 위헌이나 탄핵 결정 등은 재판관 6명 전원이 동의해야 한다.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이 위원장의 가처분 신청을 언급하며 "극히 예외적인 상황이므로 적극 검토해달라"고 주문했다. 김정원 헌재 사무처장은 "사안의 성격상 신속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