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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당, '대안정당' 가능성은 비쳤지만…'조직 없는 현실' 냉혹했다 [10·16 재보선]


입력 2024.10.17 02:03 수정 2024.10.17 08:11        김수현 기자 (water@dailian.co.kr)

전남 영광군수 3파전 '민주당' 승리

'월세살이' 불사에도…진보당에 뒤처져

"수십 년 다져온 조직력 따라가지 못한 것"

독자생존 해내려면 전국조직 구축 시급

10·16 전남 영광군수 재선거 사전투표를 하루 앞둔 10일 오후 영광군 터미널 인근에서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가 장현 영광군수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뉴시스

'호남 민심의 가늠터'인 전남 영광·곡성군수 재보궐선거에서 조국혁신당이 승리를 가져오지 못했다. 야권 대안세력으로서의 희망은 보여줬지만, 조직력이 없는 현실의 한계로 뼈아픈 패배를 맞이한 것이다. 이번 재보선 승리를 발판으로 '호남 대안정당'과 '독자적 경쟁력 강화'를 노렸던 혁신당으로선 고심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16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전남 영광군수 재선거에서 장세일 민주당 후보는 이날 오후 10시 30분 기준 개표율 63.76%에 40.97%를 득표해 이석하 진보당 후보(31.31%), 장현 조국혁신당 후보(26.06%)를 여유 있게 따돌렸다. 장 당선인은 "민생과 지역 경제를 살피라는 영광군민의 말씀을 새겨듣고 영광을 바로잡겠다"고 밝혔다.


전남 곡성군수 재선거에서 조상래 민주당 후보는 전체 투표수 1만5908표 중 절반 이상인 8706표(55.26%)를 획득해 군수에 당선됐다. 2위 박웅두 조국혁신당 후보는 5648표(35.85%)를 획득했다.


혁신당은 그간 영광·곡성 재보선 승리를 목표로 '민주당 1당 체제에 균열을 내는 대안정당'과 '지지층 확장'을 노려왔다. 다음달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와 위증교사 혐의에 대한 1심 선고를 앞둔 상황에서 조국 대표가 '월세살이'를 불사하며 정치적 입지와 당대표의 존재감을 지역에 알리기도 했다.


하지만 민심 가늠자로 여겨졌던 영광 지역 성적표가 의석수 3석에 불과한 진보당에마저 뒤처지며 다소 힘이 빠지게 됐다. 혁신당으로선 다음 선거 전까지 조직력의 필요성을 더욱 절박하게 체감할 수 있는 계기였을 거란 해석이 나온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데일리안에 "조국 대표가 영광·곡성 지역에서 월세살이를 불사하면서 선거 자체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졌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결국 수십 년간 다져온 민주당의 조직력을 따라가지 못한 것"이라고 바라봤다.


가까스로 체면치레에 성공한 민주당은 그간 지적됐던 호남 민심에 대한 우려를 일부 해소하게 됐다. 지난 8·18 민주당 전당대회는 '확대명'(확실히 대표는 이재명) 분위기로 최악의 흥행률을 보였지만 유독 호남에서 고전했다.


당시 광주·전남·전북 지역 순회 경선 온라인 투표율은 각각 25.29%, 23.17%, 20.28%로, 대구·경북과 부산을 거치며 30%를 웃돌던 당원 투표율의 평균치에 한참 미치지 못했다. 이를 두고 민주당이 '이재명 일변도'를 걷는 상황에서, 전통적 지지층이 대다수인 호남 당원이 간접적으로 외면한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이번 결과는 그간 민주당에 지적됐던 '호남소외론'을 일부 해소해줬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다음 달에 예정된 이 대표 사법리스크 대응에 당력을 집중할 방침이다. 한준호 민주당 최고위원은 장세일 영광군수 후보 캠프 현장에서 "이번 영광군수 재보궐선거는 윤석열정부를 심판하는 두 번째 심판의 기회"라며 "여러분께서 그 기회를 주셨고 우리 민주당은 그 칼을 가지고 윤석열정부와 싸우는 데 큰 힘으로 쓰겠다"고 말했다.

김수현 기자 (wate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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