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6 호남·부산 재보궐선거 여진 지속
민주당 "지민비조 정체성 심각 고민해야"
조국 "'지역구 후보 내지 말라' 강요 안돼"
10·16 재보궐선거 이후 야권 정당 간의 불편한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조국혁신당이 더불어민주당이 여야 격전지로 꼽힌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에서의 '공성'보다 안방 호남 '수성'에 공을 들였다고 평가하자, 민주당이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비례대표는 혁신당)의 정체성을 되새기라며 비례정당의 한계를 꼬집은 뒤부터다.
조국 대표는 2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10월 16일 재보선 참여를 계기로 민주당 일부 인사, 지지자들의 조롱 공격이 거칠어지고 있다"며 "민주당 안팎에서도 '재보선에서 왜 지민비조를 버렸느냐'고 비난한다. 민주당이 4월 총선에서 (우리에게) 지민비조를 하자고 했었느냐"고 따져 물었다.
앞서 황현선 혁신당 사무총장은 지난 18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민주당이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에서 '공성'보다 '수성'에 들인 공이 더 컸던 것 같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텃밭인 호남 영광·곡성군수 재선거에서 혁신당의 도전을 뿌리치는데 치중한 반면, 여야 격전지로 부상한 부산 금정구에서는 혁신당이 야권 단일화를 해줬음에도 선거에 소홀해 완패했다는 의미다.
그러자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혁신당은 야권 지지자들이 왜 '지민비조' 해서 자신들을 선택했는지 정체성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며 "'왜 안방에서 너희끼리 싸우고 있냐'는 말이 나오는데도 호남에 후보를 내놓고 그렇게 이야기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맞받았다.
이와 관련, 조 대표는 민주당이 지난 총선에서 자체 비례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을 만들어 지지를 호소한 전례를 거론, "지민비조라는 선택은 민주당과 혁신당을 모두 키우기 위한, 깨어 있는 시민들의 집단 지성의 결과"라며 "(민주당이 스스로 '지민비조'라고 한다면) 다음 총선에서 민주당은 혁신당을 위해 위성정당을 만들지 않고 비례대표 후보도 안 낼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이어 "10·16 재보궐선거에서 호남에서의 경쟁이 국민의힘 후보를 이롭게 했느냐. 선거 전후 호남 지역민의 목소리를 경청해보라"며 "분명히 말씀드린다. 그 누구도 혁신당에 지역구 후보 내지 말라고 강요할 권리는 없다. 판단과 결정은 혁신당이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현재 유일하게 수권 정당의 능력과 규모를 갖춘 제 1당이지만, 혁신당이 12석짜리 작은 정당이라고 해서 무시하면 정권 교체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도 "혁신당은 앞으로도 협력과 경쟁의 기조를 계속 유지할 것이란 점을 다시 한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이날 민주당에 '검찰개혁 4법' 통과에 동참해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혁신당이 지난 8월 28일 당론 발의한 검찰개혁 4법 처리는 민주당의 협조 없이는 불가능하다"며 "민주당이 총선 공약으로도 내세운 만큼 이번 정기국회에서 법안을 통과시키자"고 요구했다.
아울러 "검사 탄핵보다 더 중요한 것은 검찰 해체"라며 "혁신당은 10월 26일 오후 2시 '검찰 해체 윤석열 대통령 탄핵 선언 대회'를 서울 서초동 검찰청 앞에서 열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후 조 대표는 내달 2일 대구에서 유권자들과 직접 만나 윤석열 대통령 탄핵의 필요성과 당위성을 알리는 '탄핵 다방'을 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