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계 "선고 일주일 내에 판결문 송달되지 않으면 당사자, 재판부 판단에 의구심 들 것"
"법정서 승패소 여부 알 수는 있지만…판결문 받아야 정확한 승패소 이유 알고 사후 대응 가능"
"민사소송, 돈과 관련돼 계산 시기 등 명확히 알아야 하는 만큼 제 때 판결문 송달 매우 중요"
"공개 요청 들어온 판결문의 공개 빈도수 늘리고 국가 차원서 비실명화 작업 예산 지원해야"
재판이 끝난 지 한 달이 지나도록 판결문을 송달받지 못하는 사건이 발생하는 등 판결문 송달 지체 사태가 자주 일어나 재판을 지연 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전문가들은 판결문이 나와야 명확한 승패소 이유를 알고 사후 대처를 할 수 있는 만큼 선고일과 동시에 판결문이 나오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공개 요청이 들어온 판결문에 대해서는 공개 빈도수를 늘리고 국가 차원에서 비실명화 작업 예산을 지원하는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최건 변호사(법무법인 건양)는 "판결문은 아무리 늦어도 선고 이후 일주일 이내에 송달되는 게 일반적이다. 판결문 등록이 늦어지면 당사자 입장에선 '미리 결론을 내고 그 결론에 따라 사후적으로 법리를 구성한 게 아닌가'라는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며 "법으로 판결문 등록 기간이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 기간이 길어지면 당사자들은 향후 일정에 차질이 생기고 나아가 재판 지연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만약 판결문이 덜 다듬어졌다면 변론기일을 재지정하거나 선고기일을 연기하는 등의 방식으로 대처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가장 바람직한 건 재판부가 선고와 동시에 판결문을 등록하는 것인데, 그렇게 되면 선고 기일이 자동으로 지연될 수밖에 없는 만큼 법적으로 강제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다만, 재판 지연 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판결문은 가급적 선고일과 동시에 나오는 것이 맞고 아무리 늦더라도 일주일 이내에 받아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곽준호 변호사(법무법인 청)는 "통상적으로 판결문은 선고 다음날, 늦어도 이틀 뒤엔 나온다고 봐야 한다"며 "물론 법정에서도 구두로 대략적인 재판 결과를 들을 수 있지만, 판결문이 나와야 승패소 이유를 명확히 알 수 있어 사후 대응을 할 수 있다. 아울러 민사소송은 돈과 관련된 문제여서 계산 시기와 이자가 붙는 시기 등을 정확히 알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제 때 판결문이 송달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현재 법원은 '종합법률정보시스템'과 '판결서 인터넷 열람 제도' 등을 통해 인터넷으로 판결문을 공개하고 있다. 그러나 그 빈도가 매우 낮은 편이이서 특히 하급심의 경우 판결문을 구하기 더욱 어려운 실정이다.
곽 변호사는 "판결문을 공개하는 경우는 법원이 중요하다고 판단한 일부 판결을 공개하는 경우나 법원이 요청받은 판결문에 대해 개인정보를 삭제하고 정보공개식으로 공개하는 경우, 변호사들이 판례 검색 서비스에 판결문을 공유하는 경우 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무래도 판결문은 개인정보가 담겼기 때문에 공개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또한 비실명 처리를 해서 제공해야 하는 만큼 예산 문제도 있어 접근성이 떨어진다"며 "당사자가 반대하는 경우는 어쩔 수 없지만 공개 요청이 들어온 판결문에 대해서는 공개 빈도수를 늘리고 국가 차원에서 비실명화 작업 예산을 지원하는 등의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한편, 법조 출입기자들이 판결문을 구하는 방법은 ▲판례로 등록된 판결문을 열람하는 경우 ▲취재원을 통해 당사자에게 판결문을 입수하는 경우 ▲공보관이 알려주는 판결문 등 세 가지 경우로, 법조를 출입하는 기자들이라고 해서 언제든지 자유롭게 열람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