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굽이 쳐 흐르는 ‘자연의 힘’…가을이 익어 가는 울진 왕피천 계곡 [이생관]


입력 2024.10.30 08:30 수정 2024.10.30 08:31        배군득 기자 (lob13@dailian.co.kr)

국내 최대 생태・경관 보전지역

불영사에서 왕피천 공원까지 가을 만끽

국립해양과학관 등 주변 볼거리도 풍성


불영사 가는 길목에는 굽이 쳐 흐르는 왕피천 계곡을 볼 수 있다. 촬영 당일 비가 제법 내려서 수량이 풍부한 왕피천 계곡을 감상했다. ⓒ데일리안 배군득 기자

#. 이달의 생태관광지(이생관)는 환경부에서 자연환경의 특별함을 직접 체험해 자연환경보전에 대한 인식을 증진하기 위해 2024년 3월부터 매달 한 곳을 선정해 소개하고 있다. 전국 생태관광 지역 중 해당 월에 맞는 특색 있는 자연환경을 갖추고, 지역 관광자원 연계 및 생태관광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는 지역을 선정한다. 데일리안은 전국에 있는 생태자원 현장을 직접 찾아가 생태적 가치와 보존, 그리고 관광이 공존하는 ‘이달의 생태관광’을 직접 조명하고자 이 시리즈를 준비했다. 초보여행자, 가족여행자 눈높이에서 바라본 현장감 있는 시리즈로 풀어 나갈 예정이다. <편집자 주>


난이도 = 왕피천 계곡에서 만날 수 있는 불영사는 남녀노소 누구나 걷기 좋다.

접근성 = 계곡 전체가 절경이다. 불영사 계곡을 많이 찾는다. 주차료는 2000원이다. 계곡 곳곳에 팔각정이 있어 전경을 감상할 수 있다. 하류쪽에는 트레킹 코스도 있다. 왕피천 계곡이 끝나는 곳에는 잘 조성된 공원도 추천한다.

볼거리 = 울진은 왕피천을 중심으로 다양한 관광지가 형성돼 있다. 죽변에 위치한 국립해양과학관도 연계 관광지도 제격이다. 10월부터는 덕구온천이 인기다. 숙박시설 예약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불영사에는 왕피천 계곡을 감상할 수 있는 데크가 설치 돼 있다. 이곳이 왕피천 계곡을 느끼기 좋은 장소다. 난이도가 높지 않아 어린이도 가능하다. 포토존도 마련돼 있으니 가벼운 마음으로 걸어보자. ⓒ데일리안 배군득 기자

모든 자연은 위대하다. 거대한 자연을 마주하고 있으면 왜 자연을 보호하고 유지해야 하는지 공감하게 된다. 울진 왕피천 계곡이 이런 느낌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생태・경관보전지역이라는 명성에 걸맞는 웅장함은 현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전율을 선사한다.


왕피천 계곡은 경상북도 영양군 수비면 금장산 일원에서 발원한 하천인 왕피천에 형성된 계곡이다. 울진군 지역에 속한 계곡 중 가장 길다. 왕피천 유역은 지형・경관이 우수하다. 또 산양, 수달 등 멸종위기 야생생물 16종을 포함해 모두 1992종 야생생물이 서식하는 생태적 보전가치가 높은 지역이다.


이런 왕피천 계곡이 환경부에서 선정하는 10월의 생태관광지에 이름을 올렸다. 환경부는 왕피천유역의 체계적 보전과 관리를 위해 올해 3월 ‘제3차 관리기본계획’을 수립했다.


차은철 환경부 자연생태정책과장은 “제3차 관리기본계획은 계획은 생태・경관 및 생물다양성 보전・관리는 물론 지역주민 삶의 질 향상 등 지역사회 발전 방안까지 다루고 있다”며 “왕피천 계곡은 경북 동해안 국가지질공원에 속하는 지역이다. 돌개구멍, 토르, 절리 등과 같은 지질구조가 발달돼 있다. 왕피천 생태탐방로에서 돌개구멍인 용소, 토르인 송이바위 등을 관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양한 탐방로에서 느끼는 ‘천의 얼굴’ 왕피천 계곡


왕피천 계곡을 제대로 즐기려면 ‘탐방프로그램’을 추천한다. 이곳은 자연을 보호하기 위해 특별한 관리가 필요한 공간이기 때문에 다양한 규정이 마련돼 있다.


탐방로 이외의 구간을 벗어나지 않도록 권장한다. 책임여행과 공정여행을 위한 이용자 지침이 안내돼 있다. 또 4종류의 탐방로가 예약 탐방 가이드 제로 운영 중이다. 이러한 수칙들은 오히려 자연을 보호하면서 그 고요함과 신비로움을 돋보이게 하는 역할을 한다.


여러 구간의 생태탐방로는 왕피천 계곡의 다양한 얼굴을 볼 수 있다. 구간마다 예약 조건, 소요 기간, 탐방로 특성, 볼 수 있는 자연생태 자원 등이 다르기 때문이다. 울진 왕피천 생태탐방안내소 홈페이지에 방문해 정확한 정보를 반드시 확인한 후에 방문해야 한다.


왕피천 계곡 주변은 아직 단풍이 이르지만 곧 붉게 물들 것으로 보인다. 이미 바닥 곳곳에는 떨어진 낙엽으로 우수에 찬 가을 분위기를 물씬 풍기고 있다. ⓒ데일리안 배군득 기자

가장 완만하고 가족 단위로 인기가 높은 코스는 제1~2탐방로다. 왕피천 안내센터는 현재 폐교된 왕피분교를 리모델링해 사용하고 있다. 버려지는 공간을 VR 체험 및 전시관, 강의실, 실내 놀이터 등으로 활용하고 있다. 어린 자녀를 둔 가족단위 여행객들에게 안성맞춤이다.


불영사 가는 길도 추천한다. 상류에 속하는 만큼 수량도 풍부하고 경관도 빼어나다. 비 온 뒤 왕피천 계곡을 찾는다면 더 멋진 풍광을 기대해도 좋다.

또 왕피천계곡 내에 위치한 굴구지마을은 2016년 1월 생태마을로 지정돼 왕피천유역을 보전하며 생태탐방 및 산촌체험 과정을 운영하는 등 활발한 생태관광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밖에 왕피천 계곡 하류에 있는 ‘왕피천 생태공원’도 들러보자. 왕피천 생태공원은 다양한 생태계 자원을 보고, 느끼고, 체험하는 공간이 있다. 물고기 관찰 데크와 생태 연못이 조성돼 있어 이곳에 서식하는 동식물 관찰이 가능하다.


울진군 죽변 해변에 자리를 잡은 국립해양과학관은 울진군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부상 중이다. 지난해 30만 명 이상이 다녀갔다. 국립해양과학관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바다마중길 393에서 바라본 전경. ⓒ데일리안 배군득 기자
▶︎울진의 또 다른 랜드마크 ‘국립해양과학관’


울진은 다양한 자연경관과 더불어 볼거리가 풍부하다. 영덕과 포항 사이에 위치한 울진은 그동안 불편한 교통과 관광자원 부재로 고민이 컸다. 그러나 국립해양과학관 유치 등에 힘입어 새로운 관광도시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지난 2000년 7월 개관한 국립해양과학관은 국내 유일한 해양과학 전문 교육・전시・체험 기관이다. 단순히 기계적인 체험 공간이 아닌, 자연과 조화를 이루고 있는 장소라는 점에서 이달의 생태관광과 연계해도 될 만한 장소다.


특히 국내 최장 해상 통로인 바다마중길 393을 지나 만나는 ‘바닷속전망대’는 수심 7m의 바닷속 생태계를 피부로 느낄 수 있다. 아쿠아리움이나 동물원처럼 인위적인 공간이 아니어서 교육적 가치도 높다.


바다마중길 393은 멋진 동해바다 위를 걸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진다. 바다마중길 끝자락에는 수심 7m 아래로 이어지는 '바닷속전망대'가 기다린다. ⓒ데일리안 배군득 기자

국립해양과학관의 또 다른 매력은 실내 체험시설이다. 비나 눈 등 악천후에도 모든 시설 이용이 가능하다. 대부분 울진의 관광지가 외부에 있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국립해양과학관이 확실한 대안인 셈이다.


과학관 내부에는 각 구역(ZOON)으로 구분해 테마를 설정했다. 3존은 바다의 존재, 4존은 산호초 등 해양 생태계, 5존은 바다에 도전하는 인류, 6존은 해양쓰레기, 7존은 해양 기후변화, 8존은 심해와 광물, 9존은 바다의 탄생, 10존은 극지와 미래를 담고 있다. 초・중・고등학교 연령별로, 주제별로 관람도 할 수 있다.


개관 5년차에 접어든 국립해양과학관은 지난해 30만명이 넘는 관람객이 다녀갔다. ‘울진’이라는 지리적 여건을 고려하면 기대 이상이라는 평가다.


김외철 국립해양과학관장은 “국내 최초이자 유일한 해양과학관으로서 환동해권 최고 요충지라 불리는 울진에서 전문성을 담보한 교육과 재미, 흥미를 충족하는 기관으로 거듭나겠다”며 “울진이라고 하면 과학관을 찾아야만 하는 킬러 콘텐츠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군득 기자 (lob13@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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