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현, 서부지법 현장 찾아 "애국시민께 감사···곧 훈방"
민주당 노종면 "월담 대담해진 건 윤상현 때문" 비판
尹 측 "어떤 경우에도 폭력 사태 안 돼" 해명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서울서부지법 일대에서 경찰에 연행된 윤 대통령 지지자들에게 "곧 석방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습격을 부추겼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윤 의원 측은 "어떠한 경우에도 폭력 사태는 일어나서는 안된다는 입장"이라고 해명했다.
윤 의원은 18일 밤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법 앞에 모인 지지자들을 향해 "우리 젊은 17명의 젊은이들이 담장을 넘다가 유치장에 있다고 해서 관계자하고 얘기를 했다"며 "아마 곧 훈방이 될 것이다, 이렇게 보고 있다. 다시 한번 애국시민여러분들께 감사드린다"고 했다.
앞서 서울 마포경찰서는 지난 18일 오후 5시30분쯤 서울서부지법 담장을 넘어 청사로 침입한 시위대 17명을 건조물 침입 혐의로 체포한 바 있다. 이들은 윤 대통령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앞두고 서울서부지법 앞에서 집회를 벌이던 윤 대통령 지지자로 추정된다.
윤 대통령이 구속된 19일 새벽에는 서울서부지법 일대에서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법원 담을 넘어 외벽과 창문을 깨고 내부로 진입한 일이 있었다. 서울경찰청은 이날 서부지법 집단 불법행위와 관련해 이틀간 모두 86명을 연행, 18개 경찰서에서 분산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담수사팀도 편성하기로 했다.
혐의 내용은 경찰관을 폭행한 공무집행방해, 경찰관을 차로 친 특수공무집행방해, 서부지법 담을 넘은 건조물침입,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차량을 공격한 공무집행방해 및 특수감금과 기자 폭행 등이다.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엔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윤상현 의원과 주고받은 메시지 내용이 올라왔다. 한 지지자는 "의원님 월담한 17인 훈방 조치 됐나요. 모금까지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는 질문에 윤 의원은 "조사 후 곧 석방될 것"이라고 답했다.
또 다른 지지자는 "오동운 공수처장 차량 막았다고 경찰이 학생들 3명 잡아갔다. 학생들도 좀 알아봐 주실 수 있냐"고 윤 의원에게 물었고, 윤 의원은 "조사 후 곧 석방할 거예요"라고 답했다. 이 지지자가 감사의 인사를 전하자, 윤 의원은 "제가 감사합니다"라고 답했다. 캡처 이미지에 찍힌 윤 의원의 휴대폰 번호는 실제 윤 의원 번호와 일치한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진 뒤 윤 의원이 윤 대통령 극렬 지지자들을 부추겨 서부지법을 습격, 법원을 아수라장으로 만들었다는 비판이 나왔다.
노종면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 "이번 서부지법 습격의 전조는 어제저녁 월담이었다"며 "경찰이 월담자 17명을 체포했지만, 극우 시위대는 '훈방'될 것으로 믿고 더 대담해진 듯하다. '훈방' 기대의 근거는 윤상현"이라고 지적했다.
윤 의원 측은 해당 발언이 논란이 되자 이날 입장문을 내고 "어제 밤 서부지법 시위 상황과 관련해, 윤상현 의원이 '습격을 부추긴 것'이라는 일각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라고 설명했다.
윤 의원 측은 "18일 밤 현장에서 경찰에 연행된 학생 등 청년 17명에 대한 도움에 답을 한 것이지, 그 이후 발생한 기물 파손과 침입 사건에 대해 언급한 것이 아니다"라며 "윤 의원은 어떠한 경우에도 폭력 사태는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고 강조했다.
권 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직후 기자들과 만나 '윤상현 의원이 애국시민에게 감사하다며 폭력을 부추기고 방조했다는 지적이 있는데 당차원에서 조치가 이뤄지는가'의 질문에 "아직 생각하지 않고 있다"며 "윤 의원도 폭력을 행사한 사람까지 옹호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