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한국시간 21일 새벽 임기 시작
앞서 韓조선과 협력 의지 내비친 상황
국내 조선사들은 '트럼프 특수'에 주목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한다. 한국 조선업과 협력을 강조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만큼 국내 조선업계의 기대감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한국의 조선사들은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미 해군 함정 정비 및 상선 건조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계획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한국 시간 21일 새벽 임기를 시작한다. 미국이 다양한 형태로 한국과의 협력 기회를 모색하고 있는 만큼 국내 조선업계도 기대감을 높이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출범에 국내 조선업계가 기대감을 내비치는 것은 트럼프가 당선 직후 두 차례나 한국과의 협력을 강조해서다. 트럼프는 지난해 11월 7일 윤석열 대통령과 통화에서 "미국 조선업은 한국의 도움과 협력이 필요하다"고 언급 한 데 이어 지난 6일 현지 라디오 인터뷰에서도 조선업의 재건이 필요하다며 동맹국과의 협력을 강조했다.
미국의 조선 산업은 쇠퇴기에 있다. 시설이 상당히 낙후한 데다 숙련공 규모 역시 매우 적어 해군의 전력 소요에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이에 더해 세계 패권 경쟁 중인 중국의 매서운 추격이 미국에 경각심을 줬다. 트럼프가 당선 이후 현재까지 우방국과의 협력을 강조한 것도 이에 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 중국은 함정 숫자에서 이미 미국을 추월했다. 주요 외신 및 미 국방부에 따르면 2000년까지만 해도 미국이 318척, 중국이 110척으로 미국이 압도적으로 앞섰지만 2020년엔 미국 293척, 중국 350척으로 중국이 앞질렀고, 지난해엔 미국 297척, 중국 370척으로 격차가 더 벌어졌다. 미국이 현상 유지만 지속한다면 2030년엔 중국 함정 수가 435척으로 미국(304척)을 크게 앞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미국은 국제 무역에 필요한 국적 상선까지 수가 부족하다고 판단, 이를 대폭 늘릴 계획이다. 현재 80여 척에 불과한 국적 상선을 10년 내 250척까지 늘려 '전략상선단'을 운영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트럼프는 군함을 늘리는 동시에 상선 분야에서도 중국을 단기간 내 따라잡아야 하는 상황이다. 트럼프가 동맹국에 손을 빌리겠다고 강조한 것은 이를 자력으로 해결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어서다.
미국이 동맹국과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밝힌 데 더해 한국이 사실상 중국과 양강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국내 조선업계에 일감이 몰릴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특히 유지·보수·정비(MRO) 분야를 새로운 먹거리로 낙점한 국내 조선업계에는 기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간 한화오션, HD현대중공업은 미 해군 MRO 시장 진출을 공들여 왔다.
실제로 한화오션은 지난해 8월 미 해군 군수지원함인 ‘월리 쉬라’와 같은 해 11월 수주한 7함대 배속 급유함 ‘유콘(USNS YUKON)’을 MRO 수주해 거제조선소에서 정비 중이다. 두 척 모두 상반기 내에 정비를 마치고 미 해군으로 인도될 예정이다. 한화오션은 지난해 인수한 미국 필리조선소도 미 해군 함정 건조 사업의 중요 거점으로 활용하려고 한다. 필리조선소는 미국 동부 연안 해군 기지 3곳과도 인접해있다.
HD현대중공업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미 해군 선박 MRO시장에 뛰어들 계획이다. 지난해까지는 MRO를 수주하더라도, 이를 정비할 수 있는 도크가 부족해 적극적으로 나설 수 없었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특수선 사업이 없는 삼성중공업은 해양플랜트 부문을 통한 트럼프 특수를 챙길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녹색 전환 정책들을 폐기하고 석유와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를 중심으로 한 에너지 정책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정책 변화로 부유식 생산설비에 대한 수요가 대폭 증가할 것으로 보이는데, 해당 분야에서 삼성중공업이 압도적인 기술력을 자랑한다.
아울러 신규 LNG 수출 프로젝트 대거 재개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LNG운반선 수요 증가로 이어진다. 현재 삼성중공업은 전 세계 LNG운반선 건조 1위 이력을 보유 중인 만큼 운반선 수요를 챙기는 데도 경쟁사보다 우위에 서 있다.
다만 한국의 조선업체가 트럼프의 출범에 맞춰 특수를 챙기기 위해선 적극적인 정책적 지원과 한·미 정부간 협력이 뒤따라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양종서 수출입은행 수석연구원은 "현재는 미국의 존스법 등으로 국내 조선소에서 미국의 선박을 건조하는 것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단순히 정비를 넘어 수주까지 하려면, 적어도 동맹국들에 대한 예외 조항 등이 필요해보인다"고 밝혔다.
국내 조선업계 한 관계자 역시 "미국이 한국 조선사들의 새로운 시장이 된 것은 이제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라면서 "이러한 시장이 유의미해지려면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하는 국내 업체에 정부 지원이 더해져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