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기' 첫 대면 韓, '패싱'은 막았으나…관건은 '정상 외교'

한미·한미일, '트럼프 2기' 출범 후 첫 대면

'北 완전한 비핵화' 공동 목표 재확인

"美, '완전한 비핵화' 몇 번이나 강조 확고"

'관세 협상' 못해…"리더십 공백 해소 절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왼쪽부터), 마크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 이와야 다케시 일본 외무상이 15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의 바이어리셔호프 호텔 인근의 코메르츠방크에서 열린 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외교부

한미일 외교수장이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한 데 모여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한 목소리를 내며 '한국 패싱' 우려를 일단 한시름 놓게 됐다. 그러나 정상급 대면 외교는 차치하더라도,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화통화조차 성사되지 못하고 있어 정상 외교의 공백 리스크의 한계가 여전히 뚜렷하단 아쉬움이 남고 있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15일(현지시간) 독일에서 열린 뮌헨안보회의(MSC)를 계기로 마르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과의 양자회담을 가진 후 루비오 장관과 이와야 다케시 일본 외무상을 만나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을 개최했다.

조 장관은 양자회담에서는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에서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재확인했다.

외교부는 조 장관과 루비오 장관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목표를 견지하면서 향후 대북정책 수립·이행 과정에서 긴밀히 공조해 나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또한 한미일 3국은 대북제재를 더욱 강화해 나가겠단 방침으로, 강력한 대북압박과 함께 북한의 제재 위반·회피 활동에 대해 단호히 대응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이번 회담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 한미 고위급 외교 채널이 본격적으로 가동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직접 소통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공동 목표를 한미가 재확인한 것은 긍정적인 신호로 평가된다.

외교부 당국자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는 미국 측이 몇 번이나 강조했다"며 "이 정도면 믿어야 된다는 인식이 들 정도로 (미측이) 확고하게 얘기했다. 북핵문제 관련해서는 트럼프 행정부인지 바이든 행정부인지 모를 정도로 정책 연속성이 두드러진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정상 외교'를 중시하는 트럼프 행정부 기조 속에서 최 대행과 트럼프 대통령 간의 전화 통화는 여전히 일정조차 잡히지 않았다. 이에 따라 한미 정상 간 직접 소통이 언제 이뤄질지 불확실한 상황이다.

북핵 문제 뿐만 아니라 한미 간 관세 문제도 주요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만큼, 조속한 국내 정치 리더십 회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앞서 조 장관은 미국이 한국의 입장을 고려해달라며 입장을 전달했으나, 루비오 장관은 담당 부처에 잘 전달하겠다고 답하는 등 관세와 관련된 구체적 논의는 이뤄지진 않았다. 루비오 장관의 입장은 관세문제는 외교당국보다는 통상당국 간 이슈라는 뜻으로 해석되고 있다.

관세 문제와 관련해 외교부 당국자는 "미국도 현재 시작하고 검토하는 단계"라며 "적어도 우리 우려와 업계 우려를 전달하고 최소한 협의를 시작하는 메시지를 분명히 전달함으로써 앞으로 해결해나가자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