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갚아준 정관장, 리버스 스윕 악몽 떠오른 흥국생명

'메가 40점' 정관장, 3세트부터 기적 같은 역전 드라마

김연경 고군분투한 흥국생명은 2년 전 악몽 떠올라

챔프전 3차전서 역전 드라마를 써낸 정관장. ⓒ KOVO

시간 제한이 없는 종목 배구에서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는 격언이 그대로 실행됐다.

여자 프로배구 정관장은 4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 3차전 흥국생명과의 홈경기서 세트스코어 3-2(21-25 34-36 25-22 25-19 15-11)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2패 후 챔프전 첫 승을 거둔 정관장은 반격에 나서며 리버스 스윕의 희망을 불 지폈다. 정관장은 2011-2012시즌 이후 13년 만에 챔프전 우승에 도전한다.

반면, 안방에서 1~2차전을 낚으며 시리즈를 조기에 종료 시키려던 흥국생명은 정관장의 거센 반격에 밀리며 믿을 수 없는 역전패를 당하고 말았다. 흥국생명은 김연경이 올 시즌 후 은퇴를 선언한 상황이며, 6년 만에 통합 우승을 노리고 있다.

정관장을 벼랑 끝에서 되살린 선수는 역시나 메가였다. 이날 메가는 무려 40득점을 퍼부으며 정관장의 공격을 책임지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1~2세트는 흥국생명의 몫이었다. 지난 2차전서 1~2세트를 내준 뒤 대역전극을 완성했던 흥국생명은 3차전 1세트에서도 분위기를 이어가며 손쉽게 우승 트로피를 가져가는 듯 보였다.

2세트는 양 팀 모두 30득점이 넘는 치열한 듀스 공방을 펼쳤고, 세트 승자는 이번에도 흥국생명이었다. 정관장의 메가는 역대 포스트시즌 한 세트 최다인 16점을 뽑았으나 흥국생명 또한 역대 포스트시즌 한 세트 팀 최다 득점(36점)으로 맞불을 놓았다. 그렇게 흥국생명이 우승 축포를 쏘아 올릴 것으로 보였다.

40점을 퍼부은 정관장의 메가. ⓒ KOVO

하지만 3세트부터 정관장의 거센 반격이 시작됐다. 치열한 공방 끝에 3세트를 가져간 정관장은 곧바로 이어진 4세트에서 메가와 부키리치의 쌍포가 불을 뿜으며 상대 진영에 공을 꽂아넣었다.

완벽하게 분위기를 가져온 정관장은 5세트 13-10 상황에서 부키리치의 서브 에이스가 나오며 흥국생명의 추격 의지를 꺾었고, 매치 포인트에서 승리의 주역 메가가 퀵 오픈 공격으로 길었던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날 메가는 무려 40득점을 퍼부었고 부키리치 또한 31점으로 든든하게 뒤를 받쳤다. 흥국생명 역시 김연경이 29득점, 투트쿠가 21득점으로 부족함 없는 활약을 펼쳤으나 팀 패배로 빛이 바래고 말았다.

흥국생명 입장에서는 다시 악몽이 떠오를 수밖에 없다. 흥국생명은 2022-23시즌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하며 챔프전에 직행했으나 한국도로공사를 맞아 2승 후 거짓말 같은 3연패를 당하며 한국 프로 스포츠 최초로 최종 라운드 리버스 스윕의 희생양이 되고 말았다. 흥국생명은 지난 시즌에도 현대건설에 3전 전패로 밀렸고, 염원하던 우승에 손이 닿지 않았다.

우승을 다음 기회로 미룬 김연경. ⓒ KOV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