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요란한 소수가 다수 흔들어"…김장하 "승복할 줄 알아야"

데일리안 진주(경남) = 김은지 기자 (kimej@dailian.co.kr)

입력 2025.05.10 16:43  수정 2025.05.10 16:43

문형배 전 권한대행 은사와 경남 진주서 차담

李 "같이 사는 세상, 승복 않으면 전쟁밖에"

金 "우리 사회 돌 없는 제대로 된 밥 지어야"

민심을 청취하는 '경청 투어'에 나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0일 경남 의령군 의령전통시장에 도착해 군민들에게 손을 흔들어 인사하고 있다.ⓒ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문형배 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의 은사로 알려진 김장하 학교법인 남성학숙 이사장을 만나 힘 있는 소수가 다수를 억압하는 상황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며 공감대를 형성했다. 다만 구체적인 예시는 들지 않았다.


이재명 후보는 경남 지역 '골목골목 경청투어' 이틀째인 10일 경남 진주의 한 찻집에서 김장하 이사장과 회동했다.


이 후보는 모두발언에서 문형배 전 권한대행과의 친분을 언급하며 "꽤 가까운 친구인데 헌법재판소에 간다고 해서 아직 연락은 못 해봤다"고 말했다. 이어 "부산에 있을 때는 한번 봤는데 훌륭한 제자를 두셨다"고 말했다.


이 후보가 "선생님이 하신 말씀 중 요란한 소수가 조용한 다수를 흔든다는 그 말씀이 참 맞다"고 하자, 김 이사장은 "민주주의 꽃이 다수결인데, 이게 무너진 판"이라고 답했다.


이어 이 후보는 "역사적으로 보면 그런 경우가 많다"며 "언제나 힘있는 소수가 다수를 억압하는 경우가 많지만, 가끔씩은 힘 없는 소수가 제자리를 찾을 때도 있지 않겠나"라고 물었다.


그러자 김 선생은 "승복을 할 줄 알아야 한다. 승복을 하지 않는다"는 우려를 표했다. 이 후보는 "그것이 문제"라고 하면서 "같이 사는 세상에서 승복을 하지 않으면 전쟁 밖에 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 후보는 차담회 종료 후 기자들을 만나 김 이사장과 나눈 대화에 대해 "(김 이사장이) 재미있는 말씀을 하나 해주셨다"며 "바깥사돈끼리 길에서 만나, 집으로 모시고 가서 안주인한테 밥을 대접했는데 바깥사돈은 어려운 사이지 않나. 바깥사돈이 밥을 먹다가 돌을 씹었다고 한다. 민망하니까 바깥사돈이 '아이고 돌이 많은 모양입니다'라고 하니까, 사돈이 민망해서 '그래도 돌보다 밥이 많은데요'라고 했다고 한다"는 일화를 꺼냈다.


이어 "(김 선생이) 이 이야기를 하면서 우리 사회에는 밥에 돌이 없는, 제대로 된 밥을 지어야 하지 않겠느냐 말씀했다"고 했다.


이 후보는 "요란한 소수가 말 없는 다수를 지배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말도 일맥상통하는 말씀인 것 같다. 밥에 돌은 없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문 전 권한대행과 인연에 대한 기자들 질문에 "다 아시는 대로 사법연수원 동기고 내가 부산에서 본 일이 있는데 그 이후 내 기억으론 연락도 한 번 안 한 사이다. 서로 조심했다"며 "재판을 하는 동기들한테 아예 연락을 안 하는 습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공직이란 게 그렇다"며 "오해받지 않기 위해서 오얏나무 밭에서 갓끈을 고쳐 매지 않는 것처럼 문 전 대행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오해받지 않도록 서로 많이 조심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장하 이사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결정 당시 헌법재판소장 대행을 맡았던 문형배 전 헌법재판관의 학창 시절 은인으로 잘 알려진 인물이다. 그는 진주에서 약 60년간 한약방을 운영하며, 학교법인 남성학숙 이사장과 남성문화재단 이사장을 역임했다. 또한 지역 사회의 문화·예술·여성·역사·언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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