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느냐 가라앉느냐'…'깜깜이' 전 마지막 TV토론, 후보간 '동상사몽'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입력 2025.05.27 04:00  수정 2025.05.27 04:00

27일 오후 8시부터 대선 최종 TV토론

이재명 "내란 수괴 윤석열 사면 밝혀라"

김문수 "커피 원가, 노쇼경제론 답하라"

이준석 "이재명에 거북섬 불어볼 예정"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김문수 국민의힘, 권영국 민주노동당,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왼쪽부터)가 지난 23일 서울 영등포구 KBS본관 스튜디오에서 열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21대 대선 2차 후보 토론 시작에 앞서 각 정당 대선 후보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21대 대선 후보들이 여론조사 공표 금지 기간을 앞두고 펼쳐질 마지막 TV토론에서 사활을 걸고 있다. 전국민 앞에서 지지율을 끌어올릴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인데다, 이번 토론회의 주제가 '정치'인 만큼 어떤 이슈를 꺼내드느냐에 따라 주도권이 쉽게 뒤바뀔 수 있어서다.


26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이준석 개혁신당 후보·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 등 네 명의 후보는 오는 27일 저녁에 이번 대선 마지막 TV토론을 진행한다. 이번 3차 토론은 정치 분야를 주제로 서울 상암동 MBC 스튜디오에서 열린다. 네 후보는 먼저 '정치 양극화 해소 방안'이란 주제로 시간총량제 토론을 진행하고, 이후 △정치 개혁 △개헌 △외교 △안보 등에 대한 정책 공약 검증 토론을 벌일 예정이다.


네 후보의 이번 토론회에서의 목적은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 국민들에게 눈도장을 찍는 것으로 서로 같다. 특히 최근 중도 지지층이 흔들린다는 분석이 다수 나오고 있는 만큼, 네 후보도 이들에게 영향력이 있는 주제를 선점하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차이점은 정치적 입장이 다른 국민들을 겨냥할 것이란 점이다. 다수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이재명 민주당 후보는 '계엄'과 '탄핵'에 대한 책임을 추궁하는 방식으로 토론을 이끌어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김문수 후보와 이준석 후보의 단일화를 '내란 단일화'로 표현하고 있는 만큼 '내란 프레임'을 중심으로 한 공세에도 나설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 후보는 지난 25일 여의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개혁신당은 국민의힘 아류이고, 국민의힘은 내란 행위에 선을 긋지 않고 오히려 계엄 해제와 탄핵에 반대하고, 내란수괴 복귀에 최선을 다했다"며 "내란 단일화를 할 것이라고 예측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윤호중 총괄선대본부장도 26일 여의도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김문수 후보는 TV 토론에서 윤석열을 절연하겠냐는 질문에 답변을 회피했다"며 "확실히 절연하려면 내란 수괴 윤석열 사면에 대한 입장부터 명확히 밝혀야 하는데 아마 못할 거 같다"고 말했다. 3차 TV 토론에서도 같은 질문이 오고갈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다.


김문수 후보는 이재명 후보의 공세를 방어하면서 동시에 중도층을 겨냥한 메시지를 내는 전략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김행 김문수 후보 캠프 시민사회총괄단장은 이날 동아일보 정치 라이브 '정치를 부탁해'에 출연해 "기본적으론 굉장히 많이 따라붙었기 때문에 대권 주자로, 보수 후보로 품위는 지키지만 상당히 공격적으로 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도 "근자에 거북섬부터 시작해서 120원 커피 원가, 노쇼 경제론까지 상당히 많은 것들이 새로 드러났기 때문에 굉장히 정치적 공방은 거세게 마지막 승부수를 둘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사진 왼쪽부터)가 지난 23일 서울 여의도 KBS 스튜디오에서 열린 대선 후보 2차 사회 분야 TV토론에 참석해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준석 후보 역시 3차 TV토론을 거대 양당에 반감이 큰 중도층을 끌어당길 기회로 보고 있다. 특히 여론조사 선두인 이재명 후보가 꺼낸 발언 실수들을 정면으로 겨냥하며 지지율 상승을 노린다는 복안이다.


이준석 후보는 이날 서울 양천구 목동 한국방송회관에서 열린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두 번째 토론에서도 이재명 후보가 작정하고 '호텔 경제학'을 다시 들고 올 줄 몰랐다"며 "1~2차 토론에서 이재명 후보는 스스로 본인을 삭제하고 있다. 어떤 자폭을 또 준비하고 있을지 궁금하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이 후보를 향한 공세를 예고한 셈이다.


권영국 후보는 이날 BBS라디오 인터뷰에서 "광장에서의 다양한 목소리들이 대선 이후에도 일정한 정치적 영향력을 가질 수 있을 정도의 득표는 해야 한다"며 "기존 진보 정당 대선 후보가 득표했던 최고 득표율에 도전한다"고 말했다. 2017년 19대 대선에서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가 얻은 역대 진보정당 최고 득표율인 6.17% 이상을 얻는 것을 목표로 한다는 의미다.


정치권에서는 단일화 등 추가적인 변수를 염두에 둔 정치 공방이 오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이번이 마지막인 만큼 각 후보들이 치열하게 싸울 것은 분명하지만, 발언 수위에 따라 국면이 뒤바뀔 수 있는 만큼 각자 조절하면서 발언할 것"이라며 "셈법이 복잡하게 얽혀있는 만큼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만 발언하면서 생각보다 재미 없는 토론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일부 후보들은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하기 위해 강한 어조의 발언들을 쏟아낼 순 있겠지만 확증편향에 빠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있는 만큼 너무 치고 받지는 않을 것"이라며 "각자 지지층의 결집을 염두에 두고 있는 만큼 지루한 내용의 토론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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