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홍명보 감독이 다시 한 번 ‘팀’을 강조했다.
홍 감독은 26일 서울 축구회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6월 A매치 소집 명단(26명)을 발표하면서 선수 발탁 배경과 향후 계획 등을 밝혔다.
홍명보호는 다음달 6일과 10일 ‘2025 FIFA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에서 이라크(원정)·쿠웨이트(홈)와 격돌한다. 원정과 홈을 오가는 2연전에서 승점1만 챙기면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에 직행한다. 객관적인 전력상 월드컵 본선 진출을 낙관하는 분위기가 우세하다.
그러나 홍 감독은 선수단을 향해 묵직한 메시지를 던졌다.
홍 감독은 대표팀 분위기에 대해 “우리는 팀 스포츠를 하는 사람들이다. 재능을 우선한다면 응집력 없는 팀, 서로 신뢰하지 않는 팀이 된다”며 “과거처럼 애국심, 사명감을 말하고 싶지 않지만, 대표팀 선수라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선수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어떤 선수는 간절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라고 말했다.
취재진에 “좋은 질문 감사하다”는 말과 함께 이례적으로 선수단 내부를 향해 던진 날카로운 메시지다.
특정 선수를 향한 것인지 팀 전체를 향한 것인지 알 수 없지만, “재능으로 팀을 덮어버리면 안 된다”는 말에서 알 수 있듯, 재능이 뛰어난 개인 보다 팀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선명하게 전했다.
현재 홍명보호에는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우승컵을 들어 올린 손흥민을 비롯해 김민재-이강인-황희찬-황인범 등 역대급 재능이 모여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 축구 사상 최강 전력이라는 평가도 지나치지 않다.
그런 재능들을 한데 묶어 팀의 목표를 달성하는 게 감독의 숙제다.
홍 감독은 "세계 최고의 클럽에서 뛰는 선수들이 있지만, 팀이 얼마나 강해지느냐는 다른 문제다. 나에게는 숙제다. 이 부분을 잘 만들어야 대표팀이 다시 예전을 모습을 찾아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월드컵 본선행 티켓 획득을 앞두고 있지만 대표팀의 흐름은 만족스럽지 않다. 월드컵 조기 확정에 대한 기대가 컸던 지난 3월, 홈에서 치른 3차 예선에서 오만/요르단 상대로 모두 1-1 무승부에 그쳤다. 팔레스타인전 무승부 포함 3경기 연속 무승부다.
싸늘한 시선을 받으며 출범했던 홍명보호는 실망스러운 3월의 결과로 축구팬들로부터 또 비판을 받고 있다.
홍명보 감독의 쓴소리는 승점1만 추가해도 월드컵 진출이 확정되는 현 상황에서 선수들이 정신적으로 나태해지거나 그라운드에서 안일한 플레이로 팀 분위기를 망가뜨리는 것을 막기 위한 사전 경고라는 해석도 있다. 지난 3월과 같은 결과가 또 나오면 안 되기 때문이다.
과거 프로축구 울산HD 감독 시절, 라커룸에서 의자를 걷어차며 ‘이게 팀이야?!’라고 언성을 높이며 선수들을 질책했던 홍 감독은 2014 브라질월드컵 때도 원팀이라는 키워드를 띄울 정도로 누구보다도 ‘팀’을 강조하는 지도자다.
국가대표 선수들이 홍 감독 메시지를 정확히 파악하고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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