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박찬대-정청래 첫 TV 토론회
'검찰개혁' 등 개혁 과제엔 한목소리
'野 협치' '당원주권' '명심' 놓고 접전
당권 놓고 '찐명' 표심 구애에 사활
더불어민주당 8·2 전당대회 당대표 선거를 앞두고 정청래·박찬대 후보(기호순)가 첫 TV토론에서 맞붙었다. 두 후보 모두 검찰개혁 등 개혁과제의 신속한 추진에 한목소리를 냈지만, 당원주권정당을 표방하는 방식에 따른 '명심'(이재명 대통령 의중) 선명성을 피력하는 데 대해서는 차이를 보였다. 차기 당권을 놓고 양 후보 간 명심 대결이 전면전으로 접어들며 본격적인 표심 구애에 나서는 형국이다.
박찬대 후보와 정청래 후보는 16일 오후 SBS 민주당 차기 당대표 후보 공개토론을 벌였다. 두 후보는 토론회 모두발언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과정을 상기하며 각자의 성과와 비전을 피력했다.
정 후보는 "나는 만 38세때 17대 국회에 출마했고, 지금은 4선 의원이 됐다"며 "(지난 비상계엄 사태 당시) 국회 측 탄핵소추위원으로서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정에 가서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는 한 문장을 듣기 위해 국민들이 얼마나 고생했고 피눈물을 흘렸나. 강력한 개혁 당대표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박 후보도 "(지난해) 12월 윤석열 1차 탄핵소추안은 실패했다. 그때 국민의힘 의원 108명의 이름을 목놓아 불렀고, 광장의 국민도 함께 외쳤다"며 "국회와 광장, 모든 국민이 하나됏고 마침내 윤석열은 탄핵됐다. 국민이 요구하는 개혁을 국민과 함께 기필코 성공시키는 집권 여당의 대표가 되겠다"고 약속했다.
당대표 선출 이후 각자 구상하는 역할론도 설명했다. 박 후보는 "민주당과 이재명정부, 대통령실 당·정·대가 진정한 원팀을 이루는 데 박찬대가 적격이다. 대통령은 일만하고 당대표는 싸움만 한다는 이분법으로는 원팀이 불가능하다"고 정 후보를 겨냥했다.
이에 정 후보는 "골넣는 골게터가 패스를 주고 받지 않고 단독 드리블하는 경우가 있겠느냐"라며 "나도 원팀 플레이로 골을 많이 넣었고, 탄핵소추위원으로 윤석열을 파면할 때까지 감독 역할도, 원팀 플레이도 잘했다는 사실을 국민께 보고드린다"고 맞섰다.
토론이 중반부로 접어들면서 두 후보간 신경전은 더욱 거세졌다. 특히 이재명 대표 체제에서 강화된 '당원주권정당' 실현 방안을 놓고 양측은 뚜렷한 입장차를 드러냈다.
정 후보는 "당원이 주인인 정당이 강한 민주당이 될 수 있고, 강한 정당이 이재명정부를 뒷받침할 수 있다"며 "(당대표가 될 경우) 연말에 방송사 연기대상하듯 당원콘서트를 열어 당원들이 즐길 수 있는 민주당 축제의 날을 만들고 싶다. 수만 명이 모인 장소에서 당원과 기초단체장을 대상으로 우수상·최우수상을 만들어 당원들의 자부심을 돌려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박 후보는 "당원주권정당을 위해 연말 전당원 콘서트 상설화나 SNS 활동 지수를 공천에 반영한다는 것이 당원들이 정말 원하는 방향에 부합하는지 의문이 든다"며 "인기를 끌기 위한 일회성 이벤트 공약이나 당원이 참여하는 행사보다 당원이 실제 주인이 될 수 있도록 당의 운영과 선출직 공천 및 평가, 의사결정 등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열어야 한다"고 반론을 펼쳤다.
'야당과의 협치'에 대해서도 이견이 표출됐다. 정 후보는 박 후보를 향해 "협치하는 당대표가 되겠다고 했는데 이번 전당대회 과정에서 나와 차이나는 부분이 바로 이 부분 같다"며 "협치와 안정, 통합과 같은 미사여구는 대통령이 쓸 단어이고 당대표는 궂은 일과 험한 일을 해야 한다"고 했다.
이에 박 후보는 "협치를 포기하지 않겠다고 했지, '협치 당대표'가 되겠다고 한 적은 없다"며 "야당과의 협치를 포기하지 않고 인내해야겠지만, 그들이 사과와 반성을 먼저 해야 하지 않겠느냐. 협치를 추구하지만 거래는 단호하게 끊어내겠다"고 강조했다.
명심의 향배를 둔 찐명(진짜 친이재명) 선명성 경쟁도 치열하게 전개됐다. 박 후보는 "나는 이재명 대통령과 눈빛만 봐도 통하는 사이다. 이 대통령이 대화를 원할 때 또는 투쟁을 원할 때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말했고, 정 후보는 "내가 국민의힘을 잘 다룰 줄 안다. 법사위에서도 다 조율하고 했다. 그리고 나는 이 대통령 눈빛을 안 봐도 안다"고 맞받았다.
당원주권 활성화 방안과 야당 협치 등 정치권 주요 현안과 명심 선명성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던 두 사람은 '검찰개혁' 등 개혁과제에 대해서는 한 목소리를 냈다. 앞서 두 후보는 올해 추석 전까지 검찰청을 폐지했다는 소식을 국민께 전해드릴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정 후보는 "박 후보의 원내대표 시절이나 법제사법위원장 시절의 나나 검찰개혁에 대해 단 0.1㎜의 차이도 없다고 생각한다"며 "이재명정부 들어 가장 빨리, 신속하게, 전광석화처럼 해치워야 하는 게 검찰개혁이라는 데 대해 박 후보도 동의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검찰개혁의 가장 핵심 내용은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는 것으로 이미 법도 만들어져있고, 방향도 정해져 있고 법사위 법안소위와 전체 회의도 통과돼있다"며 "추석 밥상 때까지는 검찰청이 해체될 수 있다는 소식을 전해드리겠다고 했지만, 결단만 내리면 8월에도, 9월에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민주당 당대표 토론회는 이날을 시작으로 오는 23일과 29일 총 3차례에 걸쳐 진행될 예정이다. 민주당은 오는 19일 충청권과 20일 영남권을 시작으로 전국순회경선에 돌입한다. 전당대회는 내달 2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개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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