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복권 열흘만 경남~호남 등 광폭 행보
민주당 "겸손해야"…야당서도 "사과는커녕"
혁신당 "비뚤어진 정치공학으로 판단 말라"
조국 조국혁신당 전 대표가 25일 오전 경남 김해시 봉화마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찾아 참배한 후 언론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광복절 특별사면·복권된 조국 조국혁신당 혁신정책연구원장이 정치 행보를 본격화하자 더불어민주당의 비판이 지속되는 가운데, 혁신당도 반격에 나서면서 우당(友黨) 관계에 파열음이 일고 있다. 내년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범여권 내에서 이미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다.
서왕진 혁신당 원내대표는 2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근 민주당 내부에서 조국 원장이 사면 이후 활동 폭을 넓히는 데 대한 '자숙' 요구에 "윤석열 검찰독재와의 전투에서 민주당과 함께 가장 선봉에서 싸운 사람이 조국인데, 동지인 민주당 의원들이 조국에게 자숙과 성찰을 더 요구하는 것은 서글픈 일"이라고 말했다.
앞서 조 원장은 사면 열흘 째인 전날 경남 양산 평산마을을 찾아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했고,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다. 또 오는 28일까지 사흘 간 혁신당의 지지 기반인 광주·전남·전북 등 지역 일정에 나선다. 호남은 민주당의 텃밭으로 불리는 지역이다.
조 원장의 활동 반경에 민주당 지도부를 포함한 일각에선 못마땅한 분위기가 표출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정부·여당 지지율 하락을 감내하고 형기가 약 14개월 남은 조 원장을 복역 8개월 만에 사면했음에도, 일정 자숙 기간 없이 정치 행보 전면에 나서는 데 대한 불만으로 해석됐다.
현재 소폭 회복되긴 했지만, 조 원장 사면 전후로 2주 연속 이 대통령과 여당의 지지율이 두 자릿수 큰 폭으로 하락한데다 주요인이 '사면'이라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온 탓이다. 여당 소속 한 의원은 기자와 만나 "지금 행보가 내년 선거와 무관하다 하더라도, 그의 발언으로 인해 발생한 논란이 정부·여당에 미친 악영향은 어떡할 것이냐"라고 불만을 표했다.
조 원장의 발언은 사면 이후 얼마되지 않아 정치권의 도마에 올랐다. 대표적으로 "2030 남성 일부는 극우화 됐다"는 발언을 반복하거나 "(사면으로) 조국 사태는 법률·정치적으로 해결됐지만, 사과를 한다고 2030 마음이 풀리는 게 아니다"는 발언, 특히 사면으로 인한 정부·여당 지지율 하락이라는 평가 속에서도 "영향이 있다면 n분의 1 정도"라고 자평한 것 등이다.
민주당은 곧장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인 곽상언 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국민을 나누고 공격하지 않으면 좋겠다"고 했고, 김상욱 의원은 라디오에서 "(조 원장이) 잘못이 있음에도 특별히 용서해주는 그런 (사면의) 뜻을 받들어 겸손한 자세로 국민을 받들면 좋겠다"고 충고했다.
소수 야권에서는 보다 강한 어투의 비난이 쏟아졌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본인의 표창장·인턴 경력 위조로 대한민국 청년을 배신했음에도 조 원장은 반성과 사과는커녕 오히려 2030 남성을 극우로 몰아세워 자신의 실패를 덮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혁신당은 여야 일각의 비판에도 조 원장의 부재로 약화됐던 정치적 기반을 재정립 할 전망이다. 황현선 사무총장은 페이스북에 "조 원장의 인간적 도리를 기울고 비뚤어진 정치공학으로만 판단하지 말아달라"며 "혁신당은 이제야 조직을 꾸려가고 있는 중"이라며 "이미 앞서 있음에도, 출발선에 서지도 않은 사람에게 비난이 우선해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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