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인 "동의없이 조사"…특검팀 "문자 동의 받아"
"직권남용·가혹행위 등으로 특검팀 고발할 계획"
특검팀 "변호인 권한 인정될지 여부 검토해봐야"
지인 "A씨, 추가 조사에 부담 느껴"…"사실 아냐"
지난 10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경기 양평군청 소속 50대 사무관 A씨의 변호인인 박경호 변호사가 14일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중기 특별검사팀의 조사를 받은 후 숨진 경기 양평군청 공무원 A(57)씨의 심야조사 당시 '서면 동의'가 이뤄졌는지를 두고 변호인과 특검팀이 시각차를 보였다. 변호인 측은 별도 서면동의 없이 조사가 진행돼 가혹행위라고 주장하고 있고, 특검팀은 문자로 동의를 받았단 입장이다.
A씨가 추석 연휴 이후 예정된 추가 조사로 스트레스를 받았단 A씨 지인의 발언에 대해서도 특검팀은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해 향후 '진실 공방'이 예상된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A씨의 변호인인 박경호 변호사는 이날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 앞에 설치된 A씨의 추모 분향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인께서 (심야조사를) 구두로는 동의한 것 같다고 말했는데 9시가 넘어서는 서면으로 받게끔 돼 있다”며 "서면동의는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양평군청 개발부담금 담당부서 팀장이었던 A씨는 '양평 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 지난 2일 특검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조사받은 후 8일 뒤인 지난 10일 양평군 양평읍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후 A씨가 특검 조사를 받은 뒤 썼다는 메모가 공개되며 야권을 중심으로 강압 수사 의혹이 일었다. 메모에는 "12시가 넘었는데도 계속 수사를 했다", "진술서 내용도 임의로 작성해 답을 강요했다" 등의 내용이 적혔다.
특검팀에 따르면 지난 2일 이뤄진 조사는 오전 10시10분 시작해, 오후 8시50경 A씨 동의를 얻어 10시40분경 조사를 종료했다. A씨는 11시10분경 조서 열람을 시작해 정오를 넘긴 12시52분경 열람을 마쳤다.
특검팀은 오후 12시부터 1시40분까지 점심시간, 오후 7시30분부터 8시30까지 저녁시간 2회에 걸쳐 식사시간을 부여했다. 조사 중에도 A씨 요청으로 오후 3시30부터 20분간 휴식, 오후 5시35부터 5시57분까지 22분간 휴식, 오후 10시54분부터 11시4분까지 10분간 휴식 등 3회에 걸쳐 휴식시간을 보장했다.
박 변호사는 전날 특검에 피의자 신문조서 및 심야조사 동의서에 대한 열람·복사 신청을 우편으로 접수해 사실 확인에 나섰다. 그는 조서를 검토한 후 위법한 수사를 한 수사관들을 직권남용, 허위공문서 작성, 가혹행위 등으로 고발하겠단 계획이다.
박 변호사는 "고인이 오전 9시20분에 가서 새벽 1시15분까지 16시간 거의 감금 상태였다"며 "밤 12시를 넘겨 조사한 것 자체가 가혹행위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특검팀은 별도로 심야조사 동의서를 받은 것은 아니나 문자로도 동의를 받은 만큼 피의자 측과 합의된 사항이라고 봐야한단 입장을 전했다.
특검팀 관계자는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조서 내에 심야조사에 동의한다라는 기재가 돼 있고, 조서 말미에 작성하도록 돼 있는 수사 과정 확인서에도 심야조사에 대한 동의가 기재가 돼 있단 취지로 설명했다.
아울러 전체적인 수사 과정에 대한 확인서에 서명 날인이 조서 외에 별도로 있는 것으로도 알고 있다며 별도의 심야조사 동의서가 따로 있지 않을 뿐이지 합의는 된 것으로 봐야한다고도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박 변호사가 A씨 변호인으로서 권한이 인정될지 여부를 검토해봐야한다고도 지적했다. 원칙적으로 위임인이 사망하면 위임 계약이 종료되는 게 민법상 규정이라며 변호사 위임 계약도 그에 따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마련된 민중기 특별검사팀 사무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특검팀이 A씨를 상대로 추가 조사를 진행하려 했는지 여부를 두고도 논란이 예상된다. 박 변호사는 A씨가 지인에게 강압 수사로 인해 힘들다는 취지로 말한 것을 확보했다고 전했다.
박 변호사는 A씨가 지인과 통화하며 '다그치며 정신없게 만들어 멍한 상태로 조사를 받았다', '그러다보니 기억에도 없는 것을 말했다' 등 자괴감을 표했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특검팀은 A씨를 수사한 수사팀에서 명시적으로 추가 수사를 예고했다든지 본인한테 통지한 사실이 분명하게 없다고 선을 그었다. 특검팀은 A씨 조사 과정과 관련해 감찰 수준으로 다시 들여다보겠단 방침이다.
한편 이날 양평군청 주차장에서 A씨에 대한 영결식이 열렸다. 오전 8시13분쯤 발인식을 마치고 진행된 영결식에는 전진선 양평군수와 김선교 국민의힘 의원, 황선호 양평군의회 의장, 동료 공무원들, A씨가 면장으로 있던 단월면 주민 등 100여명이 참석해 고인을 애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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