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베이글뮤지엄 창업자 료(사진 왼쪽)와 안국점 전경ⓒ런던베이글뮤지엄 공식SNS
유명 베이커리 런던베이글뮤지엄에서 일하던 20대 직원의 과로사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또 다른 직원의 폭로가 나왔다.
런던베이글뮤지엄에서 근무했다는 A씨는 SNS를 통해 "논란이 언제 터지나 했다.3개월 단위로 계약서 나눠서 작성하다가 책잡힐 일 생기면 계약종료 당했다"고 폭로했다.
A씨는 "근무 11개월 차에 '아파서 본인 업무를 못 했다'고 계약 종료 당한 사람도 있었다"며 "직급자였는데 강등시키겠다고 하다 '기회 줬는데 네가 찼으니까 계약 종료'라고 한 적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간단한 실수에도 시말서 써야 한다. 출근 첫날 교육 1시간 받고 베이글을 결제해야 했는데 포스기에 베이글 이름이 전부 영어로 도배돼 있어 실수하자 시말서를 작성했다. 고객이 쇼핑백 요청했는데 포스기에 안 찍어서 시말서 쓴 적도 있다. 시말서 5장 이상이면 본사 안국 가서 교육 들어야 했다"고 밝혔다.
또 A씨는 "직원이 실수하면 CCTV로 확인 후 어떤 직원인지 알아내서 시말서를 쓰게 했다. 숨진 직원도 아마 CCTV로 찍혔을 것이다. 화질이 좋아 얼굴이 모두 식별될 정도였다"고 전했다.
런던베이글뮤지엄 창업자 료(본명 이효정)에 대한 폭로도 이어졌다. 런던베이글뮤지엄은 지난 2021년 안국동에 1호점을 낸 뒤 4년 만에 매출 796억원, 영업이익 243억원을 기록하고, 지난 8월엔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 JKL파트너스가 해당 기업을 약 2000억원에 인수하는 등 이른바 '성공신화'를 써 내려간 기업이다. 현재 안국·도산·잠실·인천·여의도·수원·제주 등 7개 지점을 운영 중이다.
A씨는 "료 이사의 브랜드 교육을 신청해서 들을 수 있는데 별소리를 다 들었다. '커피 내리는 바에서 컵을 꼭 손 안 닿는 선반에 두는데 근무자들 허리라인이 보이도록 설계한 것'이라더라"며 "이름이 다 있는데도 '거기 반바지', '저기 노랑머리', '야', '너' 이런 식으로 불렀다. 료 이사는 근무자가 자기를 못 알아보고 막았다고 매장 앞에서 소리 지르기도 했다"고 폭로했다.
런던베이글뮤지엄은 지난 7월 인천점에서 근무하던 20대 직원 B씨가 주 80시간에 가까운 노동에 시달리다 과로사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며 비난을 받고 있다.
유족 측은 "신규 지점 오픈 준비와 운영 업무를 병행하며 주 58~80시간 장시간 노동을 했다"며 과로사를 주장했다. 유족은 B씨가 사망 전 일주일 동안 약 80시간을 근무했고, 사망 전날에는 식사도 하지 못한 채 15시간 가량 일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운영사 엘비엠(LBM)은 "직원의 주당 평균 근로 시간은 43.5시간이며, 고인의 평균은 44.1시간이었다"며 "주 80시간 근무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다만 "지문인식기기의 오류로 실제 근무 기록을 확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회사는 "신규 오픈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업무 강도가 높았으나, 인력을 추가 파견해 지원했다"고 해명했다.
현재 고용노동부는 런던베이글뮤지엄 전 지점을 대상으로 긴급 근로감독에 착수한 상태다.
0
0
기사 공유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