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세습 동안 혁명화·좌천 한번도 안 당해
7년전 평창 방남…'북한의 대외용 얼굴' 평가
김정은 조문 속 장례는 국장으로 치러져
김영남 상임위원장이 2018년 2월 평창동계올림픽 방남 당시 통일부가 주최한 만찬에 참석하기 위해 강원도 강릉 스카이베이호텔에 도착, 손을 들어 인사하는 모습. ⓒ연합뉴스
김일성·김정일·김정은 3대에 걸쳐 북한 외교에서 중책을 맡았던 김영남 전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3일 사망했다.
조선중앙통신은 4일 "우리 당과 국가의 강화발전사에 특출한 공적을 남긴 노세대 혁명가인 김영남 동지가 97살을 일기로 고귀한 생을 마쳤다"고 부고를 전했다. 사인은 암성중독에 의한 다장기부전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통신이 보도한 부고에는 "김영남 동지의 한생은 당과 수령의 품속에서 가장 고귀한 영예를 지니고 깨끗한 충실성과 높은 실력으로 혁명에 충실해온 빛나는 생애였다"고 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4일 새벽 1시 주요 간부들과 함께 김영남의 시신이 안치된 평양시 보통강구역 서장회관을 찾아 조문했다. 김영남 전 상임위원장의 장례는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와 내각 결정에 따라 국장으로 치러진다.
국가장의위원회에는 김정은을 비롯해 박태성 내각 총리,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 고위 간부들이 이름을 올렸다. 다만 대남 업무를 맡았던 김영철·리선권은 명단에 포함되지 않아 주목된다. 이들은 지난해 5월 김기남 전 노동당 선전 담당 비서 사망 때는 장의위원회에 포함됐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일성·김정일·김정은 3대에 걸쳐 북한 외교에서 '얼굴' 역할을 맡았던 김영남전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3일 암으로 사망했으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4일 새벽 1시 주요 간부들과 함께 김영남의 시신이 안치된 평양시 보통강구역 서장회관을 찾아 조문했다고 4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
통신에 따르면 조문은 4일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이뤄지며 오는 5일 오전 9시 발인한다.
통신은 김영남이 1928년 일제 강점기 '항일애국자 집안'에서 태어났다고 소개했다. 김일성종합대학 재직 중 모스크바 유학길에 올랐다가 1952년 7월에 귀국해 중앙당학교(김일성고급당학교) 교수를 거쳐 노동당 국제부에서 본격적으로 당 및 외교 관료로 정치에 입문했다.
20대 때부터 노동당 국제부와 외무성에서 요직을 두루 거친 잔뼈가 굵은 정통 외교관 출신이다. 김일성·김정일·김정은 3대 권력 체제의 변화 속에서도 고위 간부라면 누구라도 한 번씩 경험하는 그 흔한 좌천과 '혁명화'를 한 번도 거치지 않은 인물로 꼽힌다.
1983년부터 정무원 부총리 겸 외교부장(현 외무상) 등 중책을 맡았고, 1998년 김정일 정권 공식 출범 이후 21년간 대외적으로 국가수반인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자리를 지켰다. 대외활동을 기피했던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대신해 사실상 정상외교를 도맡으면서 북한의 대표로 국제사회에 얼굴을 알렸다.
김정은 정권 들어서도 방북한 정상급 인사를 영접하는 등 정상외교의 한 축으로 활약했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때는 북한 고위급 대표단을 이끌고 김정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부부장과 함께 방남해 문재인 당시 대통령을 면담하기도 했다. 이후 지난 2019년 91세를 끝으로 60년 넘게 이어온 공직 생활을 마감했다.
통신은 김영남 동지는 당과 혁명, 조국과 인민앞에 세운 공로로 해 공화국의 최고훈장인 김일성 훈장과 김정일 훈장, 로(노)력영웅칭호를 비롯한 높은 급의 당 및 국가표창들을 수여 받았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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