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틈새에서 피어나는 타인과의 관계를 곱씹는가 하면, ‘팬심’을 소재로 독특한 상상력을 풀어낸 짧은 소설까지, 젊은 작가들이 재미와 공감을 다 잡고 있다.
소설 ‘김춘영’으로 2025 김승옥문학상 대상을 받은 최은미 작가는 이 작품에서 탄광촌 여성의 이야기를 담아내 여운을 남겼다. 이 작품에서는 1980년 정선 사북에서 광부들의 노동쟁의로 촉발된 사북항쟁을 모티브로, 단편이지만 무게감 있는 전개를 보여줬다면 최근 작품인 ‘별일’을 통해선 일상 속 평범한 듯 특별한 순간을 포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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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소설 11편이 수록된 이 소설집에서 최 작가는 낯선 타자와의 우연한 만남 속, 생겨나는 특별한 서사들을 담아낸다. 현금인출기 앞에 두고 간 만두 하나로 연결되는 이야기부터 휴가차 찾은 계곡에서 우연히 만난 여인 덕에 고립 위기를 벗어나는 가족의 이야기 등 여러 에피소드를 통해 관계의 필요성을 짚는다.
짧은 분량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책장이 넘어가는 동시에, 적절한 삽화로 보는 재미를 더하는 등 최 작가의 위트 넘치는 면모도 엿보게 한다.
제26회 이효석문학상 대상을 받은 이희주 작가도 일상적인 소재로 독자들에게 가깝게 다가갔다. 대상작인 ‘사과와 링고’에서는 K-장녀의 이야기로 공감을 끌어냈다면, ‘최애의 아이’에서는 좋아하는 아이돌의 아이를 임신할 수 있다는 독특한 설정으로 이목을 끌었다. 실제로 아이돌 그룹의 팬이라는 그는, ‘최애의 아이’에서 ‘팬심’이라는 감정을 흥미롭게 풀어내며 재미와 공감을 다 잡았다.
젠더, 세대 갈등 문제를 풀어낸 작가도 있다. 페미니스트 청년과 학생 운동 세대의 아버지가 의기투합하는 과정을 그린 ‘그 개와 혁명’을 쓴 예소연 작가는 이 작품으로 이상문학상 대상을 받았다. 아버지와 갈등하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그들을 미워할 수 없는 딸의 마음도 공감 가지만, 아버지의 장례식장에서 ‘작은 혁명’을 일으키며 비로소 진정한 이해를 하는 과정이 독자들의 흥미를 붙잡는다.
이 외에 박선우 작가는 30대 게이 아들과 엄마의 이야기를 담은 ‘어둠 뚫기’로 소재의 폭은 넓히되, 모자의 이야기로 공감을 놓치지 않았다.
앞서 언급한 작가들은 모두 30대로, 시의적절한 주제를 흥미롭게 풀어내는 뚜렷한 장점으로 독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무엇보다 이 작품들은 최근 ‘텍스트힙’(글은 힙하다) 열풍을 타고 유입된 10~30대 독자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어 긍정적인 시선이 이어진다. 이희주 작가의 ‘최애의 아이’는 온라인상에서 ‘제목부터 심상치 않다’는 반응을 얻으며 흥미를 유발했으며, ‘그 개와 혁명’은 사회적 화두가 되는 젠더, 세대 갈등 문제를 유머러스하게 풀어낸 책으로 호평을 받으며 예 작가를 ‘주목받는’ 작가로 떠오르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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