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6년 통화위조 등 혐의 무기징역
1950년 처형…2023년 7월 재심 청구
法 "관련자 자백 진술 등 증거 능력 없어"
동경고등사범학교 시절 이관술 선생.ⓒ학암이관술기념사업회
조선정판사 위조지폐 사건 주범으로 몰려 처형됐던 고(故) 이관술 선생이 재심을 통해 79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이현복 부장판사)는 22일 이 선생의 통화위조 등 혐의 재심 선고공판에서 "관련자들의 자백은 사법경찰관들의 불법 구금 등을 통해 이뤄진 것으로 유죄의 증거로 쓸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조선정판사 위조지폐 사건은 이 선생 등이 조선공산당 활동 자금을 마련할 목적으로 1945년 말~1946년 초 조선정판사 인쇄 시설을 이용해 200만원씩 6차례에 걸쳐 총 1200만원의 위조지폐를 찍었다는 내용이다. 이 선생은 이 사건 주모자로 지목돼 1946년 미군정 경성지방법원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아 대전형무소에서 복역하던 중 1950년 7월 처형됐다.
이 선생의 외손녀 손옥희씨는 2023년 7월 법원에 재심을 청구했다. 재판부는 올해 10월 재심 개시를 결정했고 검찰은 지난 15일 결심공판에서 무죄를 구형했다.
재판부는 "재심 대상 판결 당시에도 사법경찰관의 인신구속이 무제한 허용되는 것이 아니고 유죄 증거는 법령에 의한 적법절차에 의한 것이어야만 한다는 점이 형성된 상태였다"며 "미군정 판결에 대한 재심 사건에서도 대한민국 헌법과 형사소송법상 증거 규칙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당시 유죄 증거로 사용된 공동 피고인들의 자백 진술에 대해서도 "사법경찰관들이 자행한 불법 구금 등과 직권남용 범행을 통해 이뤄진 것"이라며 "진술의 임의성을 인정하지 못하거나 위법수집증거에 해당함이 명백히 인정된다"고 했다.
이어 "기존 판결이 유죄 증거로 고시한 증거 중 주요한 것은 증거능력이 없고 나머지 증거들은 증거가치가 희박하다"며 "피고인에 대해서는 무죄 판단을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최종 판단"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판결이 선생과 유족에게 조금이나마 위안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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