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일찌감치 부산 선거 채비
국민의힘, 당내 갈등에 지각생 신세
野 지지세 강한 경남…낙관 일러
울산, 진보진영 단일화 최대변수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과 박형준 부산시장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대로라면 당장 내일 선거를 치러도 국민의힘의 패배는 자명하다."
6·3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약 5개월 앞둔 가운데 PK(부산·경남) 민심이 심상찮다. 국민의힘의 전통적 지지 기반으로 꼽혀왔지만, 더불어민주당의 탈환 가능성이 마냥 희망사항에만 그치지 않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다. 민주당은 벌써부터 선거 채비에 돌입했다.
이재명정부 출범 1년만에 치러지는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은 PK를 확보해 집권 동력을 다지고, 당정이 합심해 부산을 찾는 등 다음 총선까지 기세를 이어가겠단 결의를 다지고 있다. 반면 국민의힘은 내부 싸움에 한창이다. 선거 전부터 이대로라면 패색이 짙지 않느냐는 우려가 야권 내부에서 감지된다.
野 내부 갈등에 부산선거 '디비질라'
6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는 6·3 지방선거 지역 중 최대어로 꼽히는 부산시장 선거를 놓고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2025년 4월 4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으로 치러진 조기대선 이후 1년 만에 열리는 첫 전국단위 선거인 만큼, 보수 진영을 바라보는 지지층의 의중을 측정할 수 있는 가늠자가 될 공산이 크다.
현재 선거 판세는 민주당에 유리하다는 분석이 많다.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운영 지지율이 꾸준히 50%대 이상을 유지하는 반면, 국민의힘은 12·3 계엄과 제대로 단절하지 못하면서 민주당이 씌운 '내란 프레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나아가 국민의힘 내에서 한동훈 전 대표 가족이 연루됐다는 이른바 '당원게시판 사태'를 놓고 자중지란을 빚는 것도 민주당엔 호재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국민의힘 내부의 친장(친장동혁)계 대 친한(친한동훈)계 간 계파 갈등은 민주당에 불거진 '공천헌금 논란'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 등 도덕성 논란에 대해 이렇다 할 반사이익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 전통 지지층의 민심을 굳건히 할 수 있는 굵직한 사안들을 스스로 잠식시키는 꼴이다.
이는 선거에 앞서 발표되는 여론조사에 여지없이 반영되고 있다. 부산일보가 지난 2~3일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 의뢰해 무선 ARS 100% 방식으로 조사해 발표한 가상 양자대결 결과, 전재수 민주당 의원이 43.4%의 지지율을 얻었다. 국민의힘 소속 현역 박형준 부산시장(32.3%)에 비해 11.1%p 앞선 수치로 오차범위 밖이다.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 39.6%, 국민의힘 39.7%로 비슷했지만, 이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해서는 긍정 평가가 과반인 54.9%로 집계돼 38.6%인 부정평가를 크게 앞섰다. 지방선거에서 '정부에 힘을 싣기 위해 여권 후보가 당선돼야 한다'는 응답이 46.6%로, '정부 심판을 위해 야권 후보 당선돼야 한다' 38.7%를 크게 앞질렀다.
다른 기관의 조사에서도 비슷한 양상이다. 특히 전재수 의원이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으로 수사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조사결과라는 점은 국민의힘에 뼈아픈 대목이다. 이로 인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듬해 문재인정부 집권 1년 차에 치러진 2018년 지방선거와 같은 결과가 나오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실제 민주당 내부에선 벌써부터 승리의 자신감이 엿보인다. 부산에 연고를 둔 민주당 전직 의원은 "전재수를 내세워 당장 내일 선거를 실시해도 우리가 이긴다"며 "국민의힘에 내부분열 상태가 지속되면 우리 입장에선 '손 대지 않고 코 푸는 격'"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당장의 여론조사 결과에 일희일비 않겠다는 입장이지만, 속내는 복잡하다.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은 "만약 전 의원에 대한 수사 결과 혐의가 확인돼 출마를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면 지지세는 확 꺾일 것"이라면서도 "당내 갈등은 신속히 수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부산 정가에서는 당내 분열 상황을 더욱 심각하게 보고 있다. 야권 관계자는 "지방선거 국면은 사실상 시작됐는데 중앙당에서 선거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 안 보인다"며 "대통령과 여당은 우루루 부산에 내려와 선거에 채비에 한창인데, 우리는 내부 솎아내기에만 집중하고 있으니 답답하다. 이대로라면 내일 선거를 치를 경우 100% 디비진다(박형준 시장이 진다)"고 토로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전재수 의원이 지금 수사를 받고 있는데도 여론조사에서 박 시장과 지지율 차이가 그렇게 나는 것을 보면 현역 프리미엄이고 뭐고 국민의힘이 이길 수가 없다는 것"이라며 "국민의힘이 쇄신하겠다고 하는데 이미 늦었다"고 일침을 놨다.
경남, 국민의힘 여전한 강세…'낙관' 수준 아냐
국민의힘 텃밭으로 꼽히는 경남도 낙관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앞서 언급한 부산일보가 실시한 다자대결 여론조사 결과 민주당 소속 김경수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장이 25.3%의 지지율을 얻어 국민의힘 소속 현역 박완수 경남도지사(16.8%)를 눌렀다.
다만 양자대결에선 김경수 위원장이 38.1%를, 박완수 지사가 38.3%를 얻어 박 지사가 0.2%p 앞섰으나, 이 조차도 초박빙 양상이었다. 경남 지역 민심은 아직까지 '정부 심판을 위해 야권 후보를 선택해야 한다'는 응답이 43.3%, '정부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여권 후보를 선택해야 한다'는 응답은 40.5% 였다. 그러나 지역 내 격차는 2.8%p에 불과해 오차범위 내에 속했다.
박완수 경남도지사(왼쪽)와 김경수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장 ⓒ뉴시스
경남 지역 정당 지지도에서는 국민의힘이 42.3%로 33.6% 얻은 민주당에 비해 선방했다. 다만 이 대통령에 대한 국정지지도와 민주당에 대한 지지율이 경남에서 꾸준히 오르고 있는 상황은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위기 요인이다.
경남에 지역구를 둔 민주당 의원은 "경남 지역 정당 지지율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 지지율은 10%p 정도 차이로 현재까지 국민의힘이 우세하다"면서도 "이 대통령의 국정지지도가 지방선거 국면까지 50% 혹은 이보다 높을 경우 경남도지사 선거도 승산이 있어보인다"고 말했다.
민주당에 퍼진 공천헌금 논란이 선거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에 대해서는 "관련 이슈가 지방선거까지 갈 가능성은 낮다"며 "4월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하는데 여기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난다고 하면 이 시기에 '평화 이벤트'가 확산할 수 있고, 이렇게 되면 지금 경남에서 민주당이 어렵더라도 선거가 임박하면 승산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반면 경남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은 "경남 민심은 인물의 '도덕성' '윤리' '성실함' '꾸준함'을 보는 경향이 강하다"며 "과거 경남도지사를 지낸 김경수 위원장이 민주당 지지율 1위에 기록된 것은 그만큼 경남 내 민주당 소속으로 인물이 없다는 것을 방증한다"고 일축했다.
울산, 민주당·진보당 단일화가 변수
부산, 경남과 마찬가지도 울산 역시 보수 진영의 텃밭이다. 역대 울산시장 선거에서는 △1998년 한나라당 심완구 △2002·2006·2010년 한나라당 박맹우 △2014년 새누리당 김기현 △2018년 민주당 송철호 △2022년 국민의힘 김두겸 후보(현역)가 당선됐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인 2018년에만 진보 진영이 당선된 보수 텃밭이다.
그러나 울산 내 지역구별로 민심이 다르게 나타나는 점이 선거 판세의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위에서 언급된 부산일보 여론조사 결과 울산 응답자의 40.7%는 '현역이 재선출 돼야 한다'고 답한 반면, 40.0%는 '교체되는 것이 좋다'고 했는데, 격차는 0.7%p에 불과했다. 눈에 띄는 점은 울산 지역별 여론이 상당한 대조를 보인다는 점이다.
구체적으로 북구(39.8%)와 동구(43.0%), 울주군(47.1%)에서는 '재선출' 응답이 '교체'(북구 37.6%·동구 37.1%·울주군 38.4%)는 응답보다 각각 2.2%p·5.9%p·8.7%p 높았다. 반면 중구에선 '재선출'과 '교체' 응답이 각각 37.1%·42.9%, 남구에선 37.9%·42.3%로 중·남구에서 교체 여론이 높았다.
차기 울산시장 선거는 국민의힘과 민주당, 진보당 후보 간 3파전 양상으로 전개될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진보 진영의 단일화 여부도 주목된다. 22대 총선에서 민주당이 울산 북구에 후보를 내지 않는 조건으로 진보당 윤종오 의원의 당선을 도운 전례가 있어서다.
국민의힘에서는 김두겸 현 울산시장이 재선 도전을 기정사실화 했고, 민주당에서는 이선호 대통령실 자치발전비서관이, 청와대 선거개입 의혹 사건 무죄가 확정된 송철호 전 울산시장도 출마를 재고 있다. 진보당은 김종훈 동구청장이 출마 채비를 마쳤다.
울산 정가 관계자는 "울산 내 중구·남구·울주군의 경우 여전한 국민의힘 초강세 지역이지만, 동구·북구는 민주당과 진보당이 경쟁하는 지역"이라며 "울산 민심이 개인의 역량을 보고 투표하는 경향이 강하지만 민주당과 진보당이 단일화 할 경우 판세를 가늠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기사에 언급된 여론조사와 관련해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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