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은 줄고 고령자는 늘고…소비 지형 바꾼 인구 구조 대전환
“성인용 기저귀 공급량 65%…어린이용 첫 추월”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에 성인용 기저귀가 진열돼 있다.ⓒ뉴시스
저출생과 고령화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국내 기저귀 시장의 지형이 완전히 뒤바뀌고 있다.
한때 대표적인 유아용품으로 꼽히던 어린이용 기저귀보다 성인용 기저귀의 생산과 수입이 모두 앞서며, 인구 구조 변화가 소비 시장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위생용품 생산실적 통계’에 따르면 2024년 성인용 기저귀 국내 공급량(생산+수입)은 5만7806톤으로 전년 대비 4.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어린이용 기저귀 생산량은 10.3% 감소한 5만3286톤에 그쳤다. 성인용 기저귀 생산량이 어린이용을 넘어선 것은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처음이다.
어린이용 기저귀 생산 감소는 구조적인 흐름이다.
2019년 7만6145톤에 달했던 어린이용 기저귀 생산량은 6년 만에 약 30% 줄었다. 출생아 수 감소가 장기화되면서 유아용품 시장 전반이 축소 국면에 들어섰다는 평가다.
고령 인구 증가와 함께 요양시설, 병원, 재가 돌봄 시장에서의 수요가 빠르게 확대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수입 동향에서도 같은 흐름이 확인된다.
2023년 성인용 기저귀 수입량은 2만5518톤으로 어린이용 기저귀 수입량(2만2181톤)을 넘어섰다. 성인용 기저귀 수입은 2018년과 비교하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국내는 물론 수입 시장에서도 성인용 기저귀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매년 기저귀 수입량이 늘고 있다. 2023년 5만3218톤에서 2024년 5만6096톤으로 증가했다. 작년의 경우 1월부터 11월까지 수입량은 5만1777톤으로 12월 한 달 분을 감안하면 2024년 수준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관세청 통계의 경우 성인용과 어린이용 등을 합한 수입량이지만 수입 시장에서는 성인용 기저귀 비중이 어린이용에 비해 훨씬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성인용 기저귀 수입이 수입 시장을 주도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전체 일회용 기저귀 공급량 가운데 성인용 기저귀가 차지하는 비중은 64.7%에 달한다. 어린이용 기저귀 대비 약 1.8배 높은 수준이다. 기저귀 시장의 ‘주 소비층’이 영유아에서 고령층으로 이동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수치다.
특히 성인용 기저귀의 성장세는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인구 구조 변화에 따른 구조적 흐름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출산율 저하로 어린이 인구는 빠르게 줄어드는 반면, 고령화 심화로 노인 인구는 지속적으로 늘고 있어서다.
여기에 성인용 기저귀는 고령층뿐 아니라 환자, 산후 회복기, 요양·돌봄 대상자 등 사용 연령대와 상황이 어린이용 기저귀보다 훨씬 넓다는 점도 시장 확대 요인으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특성상 성인용 기저귀 수요가 경기 변동이나 일시적 트렌드에 크게 흔들리지 않고 중장기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인구 감소의 직격탄을 맞은 어린이용 기저귀와 달리, 성인용 기저귀 비중은 앞으로도 갈수록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위생용품 업계 관계자는 “성인용 기저귀는 기능성, 흡수력, 착용 편의성 등 기술 경쟁 요소가 많아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이 빠르게 늘고 있다”며 “앞으로는 유아용보다 성인용 라인업 확대가 기업들의 핵심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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