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집요한 실행과 내부 혁신, 세계적인 기업으로 도약시킨 강력한 원동력
'당명개정' 국민의힘에 필요한 것 … 모든 것을 바꿀 의지, 실제로 해낼 실행력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1993년 6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신경영 선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지난 9일 당명 개정에 대한 전체 책임당원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약 70%에 가까운 찬성 여론이 확인됐고, 이를 바탕으로 당명 개정 논의에 공식 착수했다. 국민의힘이 '당명 개정'을 이야기한 순간부터, 한 문장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꿔라."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이 문장은 삼성의 운명을 바꾼 강렬한 선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93년 6월 7일, 글로벌 일류 기업 삼성전자 故 이건희 회장은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새로운 경영'을 이야기하며 이와 같이 선언(이른바 프랑크푸르트 선언)했다. "결국 내가 변해야 한다. 또 바꾸려면 철저히 바꿔야 한다"는 말과 함께.
지금 중대한 기로에 서 있는 국민의힘 역시, 당시 새로운 변화와 도약이 필요했던 삼성에 내리는 극약처방인 프랑크푸르트 선언의 본질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삼성전자 故 이건희 회장이 진짜 바꾸고 싶었던 것은 과연 무엇일까. 경영 방식이었을까? 기업의 사업 포트폴리오였을까? 아니다. 그가 겨냥한 것은 삼성이라는 그룹에 속해있는 구성원 전체의 '근본적인 사고 방식'이었다. 즉, 삼성의 체질을 개선하고자 했던 것이다. 신(新)경영 선언이라고도 불리는 프랑크푸르트 선언 이후에 이어진 '집요한 실행'과 '내부 혁신'은 훗날 삼성을 세계적인 기업으로 도약시킨 강력한 원동력이 됐다.
국민의힘 당명 개정사 ⓒ연합뉴스
정치권에서 당의 이름을 바꾸는 일은 어떤 의미를 가질까. 단순히 상징적인 로고를 바꾸는 것이 아니다. 당의 비전과 구상 그리고 전략을 바꾸고 완전히 새롭게 다시 시작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과 같다. 그렇다면 지금 국민의힘은 과연 무엇을 바꾸려 하고 있는가.
지난 7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5개월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 국면에서 '이기는 변화'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당의 쇄신안을 발표했다. 청년을 중심으로 한 정당, 전문가 중심의 네트워크 정당, 국민·공감·연대 3개의 축을 중심으로 과감한 변화와 파격적인 혁신을 추진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이러한 구상은 방향성만 놓고 보면 틀리지 않았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변화와 혁신을 선언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뒷받침할 구체적인 실행 계획들이 빠르게 나오지 않아 모두가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 여기에 이른바 '국민의힘 당원게시판 논란'으로 당내 갈등이 극에 달해있다. 당을 둘러싼 상황들이 이럴진대 국민과 당원들이 국민의힘이 외치는 변화와 혁신을 신뢰할 근거는 무엇인가.
무분별한 돈풀기 정책, 원화 가치 하락에 따른 고환율, 국민연금을 동원한 환율 방어, 주거사다리를 걷어차버린 부동산 정책, 기업 환경을 뒤흔드는 노란봉투법…. 이재명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의 무책임·몰염치·몰상식한 정치 퍼레이드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의힘은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면 국민과 당원들이 국민의힘에 기대하는 역할은 무엇일까. 힘에 부치더라도 최소한 제대로 된 견제 세력으로 서주기를 간절히 원할 것이다.
1993년 당시, 국내에서는 잘나가는 대기업이었지만 세계 무대에서는 부족했던 삼성을 완전히 다른 조직, 글로벌 초일류 기업으로 탈바꿈시킨 것은 모든 것을 바꾸겠다는 각오와 그에 따른 과감하고 집요한 실행력이었다. 국민의힘이 해야할 일도 이와 다르지 않다. 故 이건희 회장의 극약처방을 기억하자. 당명을 바꾼다는 사실 자체가 쇄신을 증명하지는 않는다. 모든 것을 바꿀 마음과 의지 그리고 그것을 실제로 해내는 실행력이 없다면, 당명을 바꾼다하더라도 쇄신의 증거가 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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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송서율 연세대 대학원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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