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국장 복귀 유도’ 혈안…레버리지 논의 속 ‘투자자 보호’ 뒷전

서진주 기자 (pearl@dailian.co.kr)

입력 2026.01.22 09:42  수정 2026.01.22 09:48

레버리지 한도 현행 2배→3배 확대 방안 검토

정부 목표치 ‘오천피’ 달성 시점서 효과 ‘미지수’

투자자 보호에도 역행…“투기·손실 위험 확대”

금융당국이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규제 완화를 검토 중인 가운데 그동안 강조해 온 ‘투자자 보호’와 역행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데일리안 AI 삽화 이미지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5000선을 돌파한 가운데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이른바 ‘서학개미’를 국내 주식시장으로 복귀시키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강해지고 있다.


이를 위해 레버리지 상품의 문턱을 맞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오히려 투기와 손실을 유도할 뿐 실질적인 ‘국장 복귀’ 유인책이 될 수 없다는 비판이 나온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코스피·코스닥 지수 등을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의 레버리지 한도를 현행 2배에서 3배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개별종목을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 도입도 살펴보고 있다.


앞서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이달 13일 주요 증권사·자산운용사 최고경영자(CEO)들을 소집해 국내 주식시장 매력도 제고 방안을 논의하며, 고배율·개별종목 레버리지 상품 도입 등 규제 완화 검토를 지시했다.


이는 해외 증시로 빠져나간 국내 투자자들의 국장 복귀을 유도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현재 국내에서는 2배를 넘는 지수 추종 레버리지 ETF, 개별종목의 레버리지 ETF 출시가 불가능하다.


하지만 고위험·고수익(High Risk, High Return)을 선호하는 공격형 투자자를 국내 주식시장으로 유인하기 위해서는 이들의 투자 성향을 충족하는 상품이 필요하다는 게 당국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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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단순 레버리지 배수 확대만으로 해외 투자자들의 자금이 국내로 유입되는 것은 미지수라는 게 업계 진단이다.


이재명 정부가 제시한 ‘코스피 5000’에 달성한 시점에서 국내 증시의 성장성·지속성에 대한 확신보다 단기 급등에 따른 고점 우려가 더 크다는 이유에서다.


새해 들어 코스피가 약 20% 상승했음에도 미국주식 순매수 규모가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 점을 함께 고려하면 단순히 높은 수익률만으로 서학개미가 국내 증시로 돌아올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무엇보다 현 정부가 최우선으로 강조해 온 ‘투자자 보호’와 어긋난다. 국내 증시는 개인 투자자의 비중이 절반 이상으로 높아 해외 대비 변동성에 취약하다.


이에 정부의 규제 완화에 따른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레버리지 상품으로 인한 투자자 피해가 커질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고위험 상품으로 해외투자 수요를 국내로 가져오겠다는 구상인데 금융 소비자 보호를 외치는 것과 다른 행보”라며 “증시 고점 우려가 적지 않은 상황에서 부작용에 대한 고려는 간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미국을 비롯한 선진 시장에서 3배 레버리지 ETF가 인기인 것은 맞으나, 국내 주식시장과 체질 자체가 다르다”며 “같은 레버리지 상품이어도 글로벌 이슈에 의한 변동성이 큰 국내에서는 리스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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