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란드 문제로 美·유럽 '으르렁'
관세전쟁 재점화 가능성에 시장 '불안'
美증시 2% 급락…韓증시 3% 변동성
"지난해 4월처럼 저가매수 기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단에서 춤을 추는 모습(자료사진)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연이은 그린란드 관련 발언으로 국내외 증시가 출렁이는 가운데 향후 서학개미 운신 폭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정부가 서학개미들의 국장 복귀를 위해 세제 혜택까지 제공키로 한 만큼, 미국발 변동성 장세가 당분간 이어질 경우, 투자 방향성에 대한 고민이 깊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다만 증권가에선 관세 불확실성으로 단기 급락 후 반등했던 지난해 4월 국면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4.18포인트(0.49%) 오른 4909.93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전장보다 76.81포인트(1.57%) 내린 4808.94로 출발했지만, 외국인 투자자 매수세에 힘입어 장중 하락 폭을 줄였다.
이후 개인 투자자 매도가 몰리며 하방 압력이 강해지자 기관 투자자들이 코스닥 순매도, 코스피 순매수를 강화하며 지수 하단을 떠받친 끝에 외국인과 함께 상승 마감을 견인했다.
그린란드를 둘러싼 미국과 유럽연합(EU)의 갈등으로 뉴욕증시에 '한파'가 몰아치자 국내증시도 3%가량 오르내리며 냉온탕을 오간 모양새다.
간밤 뉴욕증시 3대 지수는 2% 안팎의 하락세를 보일 만큼 충격이 컸다. 그린란드 문제가 미국과 EU의 무역갈등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투자심리를 얼어붙게 한 셈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그린란드 통제권 확보 구상에 반기를 든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프랑스·독일·영국·네덜란드·핀란드 등 유럽 8개국에 내달 1일부터 10%, 6월 1일부터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유럽 측은 그린란드에 추가 병력을 배치하는 한편, 지난해 무역합의로 거둬들인 930억 유로(약 160조원) 규모의 보복관세 카드까지 만지작대기 시작했다.
갈등 봉합 여부는 이번 주 내로 가닥이 잡힐 전망이다. 스위스 다보스에서 개최되는 세계경제포럼에 트럼프 대통령을 포함한 각국 정상들이 참석하는 만큼, 오는 23일까지 이어지는 포럼 기간에 출구전략을 마련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정해창 대신증권 연구원은 "다보스 포럼에서 결론 없이 내달 1일 미국의 덴마크 관세 부과가 현실화되고, 이에 상응하는 EU 보복이 이어질 경우, 금융시장 변동성은 지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 주요국들의 미국 자산·국채 매도로 유럽은행의 달러 노출도가 축소되면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는 '최악의 상황'도 가능하다는 관측이다.
다만 미국과 유럽 양측 모두 '제 살 깎기 경쟁'은 피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미국의 경우 올해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물가 관리가 어느 때보다 중요해, 관세 카드를 전면적으로 활용하긴 어려울 거란 분석이다.
정 연구원은 "최악의 스토리가 현실화될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며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전쟁 재개는 11월 중간선거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고관세 유지 또는 강화는 물가 상승 및 소비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증권가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결국 꽁무니를 내릴 것'이라는 '타코(TACO·Trump Always Chicken Out) 트레이드'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조연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학습효과를 바탕으로 유럽과 미국 모두 극단적으로 치닫기는 어렵다"며 "대법원 판결이 예정돼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무기화'가 무력화될 가능성도 있다. 정책 불확실성에 따른 변동성 확대로 당분간 숨 고르기 장세가 예상되나 과도한 공포심리에 따른 '패닉 셀(panic sell)'은 오히려 매수 기회"라고 강조했다.
김두언 하나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지난해 4월 미국발 관세전쟁 우려에 따른 충격으로 미국 증시는 이틀에 걸쳐 약 12%, 한국 증시는 5.5% 하락했다면서도 "지나고 보니 그때가 기회였다. 8개월 전 매수 기회가 재현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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