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원주권' 정당이라더니…초선~중진, 정청래 '합당' 단독 결정에 집단 반발

김주훈 기자 (jhkim@dailian.co.kr)

입력 2026.01.22 15:40  수정 2026.01.22 15:43

"당원 의견 묻겠다"…수습 나섰지만

당내 의견 '패싱'에 당내 분노 폭발

"즉각 당내 의견 수렴하라"

"독단적으로 결정할 사안 아냐"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긴급 기자회견에서 조국혁신당에 합당을 제안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리더십이 조국혁신당과의 전격 합당 제안 이후 급격히 흔들리는 모양새다. 그동안 '당원주권 정당'을 강조하며 대부분의 의사결정에 당심을 반영했던 행보와 달리, 사실상 독단적으로 합당 제안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22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오늘 정 대표는 합당을 제안한 수준이다"라면서 수습에 나섰다.


앞서 박 수석대변인은 정 대표의 합당 관련 기자회견 직후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선 말을 아낀 바 있다. 조국 혁신당 대표의 입장이 아직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만 정 대표의 독단적인 결정에 당내에서 비판이 계속되자, 수습 필요성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박 수석대변인은 "활발하게 당원의 의견을 묻는 그런 토론의 장을 마련하겠다"며 "당원주권시대에 걸맞게 당원 뜻을 최종적으로 묻고, 최종 결정을 내리게 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당내 일부에선 합당 제안 역시 의견을 묻고 추진했어야 했다며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정 대표에 대한 비판은 중진부터 초선까지 집단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박홍근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합당 발표가 왜 하필 오늘이냐"라면서 "오늘 사상 최초로 코스피 5000을 돌파하며 경제 회복을 넘어 대도약의 문이 열리고 있는데, 정 대표가 갑자기 혁신당과의 합당이라는 초대형 이슈를 여의도 한가운데에 투척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통령이 외교와 경제의 큰 성과를 내면 번번이 당에서 큰 이슈나 풍파가 일어나 그 의미를 퇴색시키곤 했다"며 "오늘도 마찬가지인데, 이게 벌써 몇 번째냐"라고 지적했다.


또한 "지금은 1인 총재가 지배했던 시절이 아니다"라면서 "합당은 밀실 합의가 아닌 당내 숙의와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 추진해야 할 중차대한 일인데도, 사전 절차도 전혀 없이 오늘 최고위에 일방적으로 통보하고 곧바로 발표한 것은 매우 독단적으로 비칠 수 있다"고 했다.


아울러 "만약 혁신당과의 합당이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면, 지방선거 이후에 추진해도 늦지 않다"며 "지금으로선 국민의힘과의 전선 형성에 불리한 변수만 가중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서영교 의원도 "민주당의 주인은 당원"이라면서 "혁신당과의 합당은 당원에게 충분한 설명과 숙의 과정, 당원의 동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전현희 의원 역시 "민주당이 진정한 당원주권 정당이라면 혁신당과의 합당은 당원의 의견 수렴과 숙의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거들었다. 전 의원은 당초 이날 서울시장 출마 선언을 예정하고 있었으나, 정계개편 이슈가 투척되자 일정을 재조정했다.


김용민 의원은 "선거 승리를 위해 합당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절차 무시를 정당화하지 않다"며 "공개로 제안하기 전에 당원의 공감대나 합당 요구가 컸거나 아니면 적어도 구성원의 의견을 확인하는 과정은 거쳤어야 했다"고 비판했다.


윤중병 의원도 "당원주권 정당 취지에도 맞지 않고, 결격자들의 억지성 합당지분권 요구로 인한 갈등이 벌써 눈에 보인다"며 "당원주권 정당답게 당원의 의사를 먼저 듣고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직격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긴급 기자회견에서 조국혁신당에 합당을 제안한 뒤 인사를 하며 기자회견을 마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당내 초선도 정 대표 결정에 문제를 제기하며 비판을 쏟아냈다.


이재강 의원은 "합당과 같은 당의 중대한 의사결정에는 당내 구성원의 여론과 총의에 대한 충분한 수렴이 선행되어야 한다"며 "의원인 저조차 뉴스를 통해 합당 추진 사실을 접했는데, 당원이 느꼈을 당혹감은 더 컸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도부는 지금이라도 찬반 여부를 떠나 혁신당과의 합당 및 그 추진 과정 전반에 대해 당내 구성원의 의견을 성실히 청취해야 한다"며 "민주적인 절차를 통해 판단해 달라"고 촉구했다.


김남희 의원 역시 "타당과 합당 추진은 충분한 논의와 정무적 검토, 소통이 필요한 사안"이라며 "정치 발전의 측면에서 지금 합당이 적절한지 의문이 들며, 정무적으로도 적절한지 역시 의문"이라고 했다.


이훈기 의원은 "당대표가 독단적으로 결정해선 안 된다"며 "혁신당의 의사를 묻기 전에 민주당 구성원의 의사부터 들어야 하는 만큼, 정 대표는 즉각 당내 의견 수렴 절차부터 지키기를 바란다"고 압박했다.


김상욱 의원도 "의사 결정은 하향식이 아니라 상향식이어야 한다"며 "합당은 매우 중요한 큰 문제이기에 더욱 민주적 토론과 의견 취합 절차가 전제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코스피 5000을 돌파한 오늘 '합당'이라는 예상치 못했던 당혹스러운 소식을 접하며 '민주'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한다"며 "충분한 논의와 민주적 절차가 전제되지 않은 합당 절차 진행에 반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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