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씽스북' 베타 출시…AI 에이전트 시대 겨냥 美 UGC 실험

이주은 기자 (jnjes6@dailian.co.kr)

입력 2026.01.26 14:01  수정 2026.01.26 14:12

씽스북, 텍스트 기반 아카이브형 플랫폼

웹툰·밴드 등 네이버 美 플랫폼과 연계

네이버 UGC 강화 행보…AI 학습 필수 자산

실시간 트렌드 파악·소버린 AI 대비 포석

네이버가 북미 시장에서 텍스트 기반 UGC 플랫폼 '씽스북'을 26일(현지 시간) 오픈 베타로 출시한다. 씽스북 링크드인 캡처.

네이버가 미국에서 텍스트 기반 UGC(이용자 제작 콘텐츠) 플랫폼 '씽스북(ThingsBook)'을 오픈베타로 출시한다. 개인 기록과 취향을 중심으로 한 텍스트 기반 아카이브형 플랫폼으로, AI(인공지능) 에이전트 시대를 대비한 데이터 확보와 플랫폼 경쟁력 재정비 등 중장기 전략의 연장선이자, 북미 시장을 겨냥한 플랫폼 실험으로 해석된다.


26일 회사에 따르면 네이버는 이날 씽스북의 오픈 베타 서비스를 시작한다. 북미 시장을 겨냥한 이 서비스는 이용자가 텍스트 기반으로 개인의 컬렉션을 만들어 영화, 책, 음악, 여행지, 일상 경험 등을 기록하는 행위를 지원한다. 플랫폼 안에서 공통 관심사를 가진 다른 이용자와 소통하는 것도 가능하다.


씽스북은 네이버가 북미 시장에서 운영 중인 웹툰, 왓패드(웹소설), 밴드 등 여러 현지 플랫폼과 연계된다. 예컨대 이용자가 웹툰 콘텐츠 소비에 대한 개인 경험을 씽스북에 기록하고, 동일한 취향을 가진 타인과 소통하는 식이다. 기본적으로는 텍스트를 기반으로 하지만 이미지나 장소, 별점, 링크 등을 함께 기록할 수 있는 툴도 제공한다. 네이버는 씽스북 오픈 베타에 앞서 지난해 10월부터 3개월간 비공개 베타 테스트를 운영하며 사용성을 점검했다.


네이버 씽스북은 메신저 앱 '라인'이나 그룹형 소셜 미디어 '밴드'와 달리, 서비스 기획 단계부터 북미 시장을 타깃으로 설정한 플랫폼이라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라인과 밴드가 국내 출시 이후 글로벌로 서비스 영역을 확장했다면, 씽스북은 초기 기획 단계부터 북미 이용자의 콘텐츠 소비 방식과 커뮤니티 문화, 사용 형태를 전제로 한 플랫폼으로 설계됐다.


네이버가 북미 시장에서 텍스트 기반 UGC 플랫폼 '씽스북'을 26일(현지 시간) 오픈 베타로 출시한다.ⓒ네이버

네이버는 이미 블로그, 카페, 지식인 등 다양한 형태의 UGC를 운영한 경험이 있다. 최근 국내에서는 숏폼 서비스인 '클립' 지원책을 강화하고, 제휴를 늘리며 영상 데이터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오는 28일에는 신규 온라인 커뮤니티 서비스 '라운지'를 출시한다. 오픈형 커뮤니티로, 이용자들이 다양한 주제에 대해 가볍게 소통할 수 있는 서비스를 지향한다. 네이버는 라운지가 빠르게 시장에 안착할 수 있도록 공식 서포터즈 500명을 뽑아 이들이 호스트 역할을 하도록 지원할 정도로 UGC 생태계 활성화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네이버가 UGC 생태계 강화에 주력하는 배경에는 회사의 핵심 과제인 AI 사업이 있다. 다양한 분야의 이용자가 자발적으로 생산하는 콘텐츠는 생성형 AI 학습에 필수적인 고품질 데이터이자, 외부에서 조달하기 어려운 희소 자산으로 평가된다. 특히 개인의 취향과 맥락, 경험이 축적된 UGC는 에이전트 AI가 이용자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학습 재료로 활용될 수 있다.


UGC는 개인 취향 데이터뿐 아니라, 특정 이슈에 대한 반응 강도와 확산 속도를 포착하는 실시간 트렌드 데이터 확보에도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개인의 취향과 일상, 감정과 맥락이 드러나는 롱테일 데이터 확보는 AI 에이전트가 '정답을 찾는 도구'를 넘어 '이용자와 함께 하는 파트너'로 진화하는 데도 필수적이다.


이는 장기적으로 네이버가 추진 중인 해외 진출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네이버는 태국, 사우디아라비아, 모로코 등에서 각국 언어와 문화, 데이터 주권을 담은 소버린 AI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씽스북처럼 특정 시장을 전제로 설계된 UGC 플랫폼은 향후 지역별 AI 모델 고도화와 서비스 확장 전초기지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글로벌 빅테크인 구글과 오픈AI는 2024년부터 미국 최대 온라인 커뮤니티인 '레딧'과 계약을 통해 이용자 게시글 콘텐츠를 AI 학습 데이터로 제공받고 있다. 레딧에서 누적된 이용자 데이터가 LLM(대형언어모델) 학습에 사용되는 훈련 데이터로서 높은 잠재 가치를 가진다는 판단에서 비롯됐다. 이는 이용자 자발 콘텐츠가 AI 학습 데이터로서 글로벌 빅테크 사이에서도 전략적 자산으로 평가받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씽스북 서비스를 총괄하는 네이버 김승언 리더는 "네이버는 그동안 각 지역의 문화와 이용자 특성을 고려한 글로벌 전략을 바탕으로 해외 시장에 지속적으로 도전해 왔다"며 "글로벌 도전을 통해 AI 시대에 의미 있는 콘텐츠 생태계와 커뮤니티 문화를 구축할 수 있도록 서비스 완성도를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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